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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라 보고서] 다시 뒷걸음질하는 일본 경제
[노무라 보고서] 다시 뒷걸음질하는 일본 경제
  • 오태헌/ 노무라연구소 서울지
  • 승인 2002.11.15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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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경기는 일본 내각부가 발표하는 경기동향지수를 보는 한 2002년 8월까지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었다.
그 이후도 생산예측지수로 보면 10월까지는 생산 증가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통상적으로 경기가 확장기에 있다고 판단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6개월 이상의 시간 경과가 필요하다.
이번 경우 경기순환 분석 방법으로 경기동향지수에 포함되는 요소들을 분석해보면 11개 항목 중 과반수인 6개가 감소세를 멈춘 것으로 추정된다.
즉 경기 하향세는 2002년 1월에 반전된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이미 일본은 경기회복기로 들어선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앞으로가 문제다.
6개월 후 경기동향을 나타내는 선행지수를 보면, 8월에 95.0(1995년=100)을 기록해 7월의 95.8보다 낮게 나타났다.
즉 2001년 11월부터 계속되던 상승세가 멈춰설 가능성이 있다.
8월에 지난달과 비교해 악화된 선행지수의 내용을 살펴보면 광공업 생산재 재고율 지수, 신규구인율, 신설주택 착공면적, 내구소비재 출하지수, 소비자태도지수, 장단금리차 등 광범위하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또한 8월의 기계수주가 지난달에 비해 13.6% 감소한 것도 우려된다.
기계수주 실적을 향후 전망치로 나눈 달성률도, 7~9월 전망치와 비교한 7~8월 평균 실적으로 보면 90.7%로, 4~6월의 96.1%을 밑돌았다.
이 달성률은 실적에 비해 6개월 정도 선행하고 또한 실적도 국내총생산(GDP) 기준의 설비투자에 대해 3~6개월 정도 선행하는 경향이 있으므로 설비투자의 선행에도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면 앞으로 일본 경제는 다시 경기후퇴 국면에 빠질 것인가. 유감스럽게도 그 대답은 ‘예스’다.
관련기관이 발표하는 지금까지의 경제전망을 종합해보면 2002년 하반기에 미국과 일본 모두가 생산조정 국면을 맞을 것으로 보이지만, 후퇴하지 않을 것으로 보는 견해가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실제 일본 경제는 예상치 못했던 타격을 받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먼저 기업회계 의혹과 이라크 공격에 대한 우려, 테러 재발에 불안 등으로 미국 주가가 하이테크주를 중심으로 거품 붕괴 후유증이 증폭되고 있다.
이러한 악재로 향후 미국 경제 전망이 불투명한 상태이고 이것이 일본 경제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이와 더불어 최근 일본 국내에서 가속화하고 있는 ‘불량채권 처리’라는 새로운 디플레이션 압력 발생도 우려의 대상이다.
현재 고이즈미 정권의 경제정책에서 나타나는 재정재건과 공공사업 억제 등 디플레이션 요소가 산재돼 있는 실정이다.
특히 불량채권 처리를 가속화하려는 움직임이 크게 우려된다.
불량채권 처리 가속화가 가져오는 디플레이션 효과를 추정해본 결과, 2002년도부터 2004년도까지 3년간 165만명의 실직자 증가와 약 2%의 실질 GDP 감소가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상황은 점점 악화되고 연말 혹은 내년 초에 경기후퇴 국면에 들어설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말로 불량채권 처리를 서두르게 된다면 일본 정부와 일본 은행은 디플레이션 효과를 완전히 상쇄하는 정도의 4조~5조엔의 추가 정부예산을 포함한 강력하고 효과적인 경제정책을 실시해야 하는 사태를 맞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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