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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자 거래] 까마귀 날자 배 떨어졌다?
[내부자 거래] 까마귀 날자 배 떨어졌다?
  • 이정환 기자
  • 승인 2002.11.15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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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인삼공사 임원들이 지난달 해외 주식예탁증서 발행과 3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자사 주식을 사들인 것으로 드러났다.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서세현 부사장은 10월10일과 15일 두차례에 걸쳐 자사주식 1760주를 사들였다.
평균 매수단가는ㅁ 1만6712원, 모두 2941만원어치였다.
금액은 그리 크지 않지만 서 부사장이 취임 이후 처음으로 주식을 사들였다는 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는 왜 이날 주식을 사들였을까. 서 부사장이 주식을 산 다음날인 10월11일, 정부는 해외 주식예탁증서를 발행하면서 지분을 내다팔았다.
원래 2633만주를 내놓았는데 1791만주만 팔렸고 나머지는 10월28일 담배인삼공사가 직접 자사주로 사들였다.
정부 지분이 팔리면서 그동안 질질 끌어왔던 담배인삼공사의 민영화가 비로소 마무리된 셈이다.
담배인삼공사는 다음 주주총회 때 동일인 지분한도 7%와 외국인 지분한도 49%를 마저 폐지할 계획이다.
담배인삼공사의 주가는 서 부사장이 주식을 사자마자 바닥을 치고 오르기 시작했다.
10월11일 1만5850원였던 주가는 11월8일 1만8250원까지 바짝 뛰어올랐다.
서 부사장의 뒤를 이어 10월17일에는 곽영균 이사도 자사 주식 1500주를 사들였다.
평균 매수단가는 1만6350원, 모두 2452만원어치였다.
곽 이사가 주식을 산 다음날 담배인삼공사는 해외 주식예탁증서가 룩셈부르크 증권거래소에 상장됐다는 발표를 내보냈다.
이어 10월24일에는 3분기 실적이 발표됐다.
누계 기준으로 담배인삼공사의 3분기 순매출액은 1조341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9% 늘어났다.
영업외비용이 크게 늘어난데다 국내 판매는 조금 줄어든 가운데서도 수출이 두배 가까이 늘어난 덕분이다.
증권사들은 앞다투어 적정주가를 높여잡고 매수 의견을 내놓았다.
담배인삼공사 관계자에 따르면 “해외 주식예탁증서 발행의 구체적인 일정은 국내에 알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담배인삼공사는 11일 아침만 해도 일정이 결정되지 않았다는 공시를 내보냈다.
그러나 외국인 투자자들은 해외 주식예탁증서 가격을 낮추려고 10일부터 주식을 내다팔았다.
물론 서 부사장이나 곽 이사가 해외 주식예탁증서 발행 일정이나 3분기 실적 같은 정보를 미리 알고 그 정보를 활용해 주식을 샀을 거라고 단정짓기는 어렵다.
그러나 우연치고는 기막히게도 두사람 모두 주가가 바닥을 찍는 때 주식을 산 것은 사실이다.
담배인삼공사는 올해도 지난해와 비슷한 1주에 1400원 정도의 배당을 줄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재홍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금쯤 사서 연말에 파는 전략을 세우면 안정적으로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주가가 그때까지 1400원 이상 오르면 이익을 챙기고 빠져나오면 되고 그만큼 오르지 못하면 배당을 받고 주식은 계속 들고 가면 된다.
그때쯤 지분한도가 풀리면 주가는 더 탄력을 받고 오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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