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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전략회의] 구창근 동원증권 책임연구원
[투자전략회의] 구창근 동원증권 책임연구원
  • 이정환 기자
  • 승인 2002.11.15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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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시장이 변화의 소용돌이에 휘말려들고 있다.
새로운 형태의 게임이 밀려들고, 온라인화와 대형화가 이루어지고 있다.
유통구조도 빠르게 바뀌고 있다.
정부의 규제도 만만치 않다.
그 가운데 성장성은 아직도 돋보인다.
게임시장은 앞으로 3년 동안 해마다 15.8%씩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변화를 이겨내고 살아남을 선두 게임회사에 주목할 때다.



봉추 요즘 게임산업 분위기는 어떤가.

구창근 지난해 가장 큰 테마는 역시 온라인게임이었다.
시장 규모가 3700억원으로 PC게임의 두배나 된다.
미국이나 일본은 온라인게임보다는 콘솔게임이 훨씬 인기다.
‘플레이스테이션2’처럼 TV에 연결해서 하는 게임 말이다.
우리나라도 올해부터 콘솔게임이 조금씩 시장을 비집고 들어오고 있다.
콘솔게임은 올해 말까지 전체 가구의 2% 정도 보급률을 보일 것 같다.
PC게임이 얼마나 망가질까도 관심거리다.
PC게임은 이미 전성기를 지났다.


사비에 ‘워크래프트 3’는 어떻게 됐나. 2는 대학교 때 정말 재밌게 했던 게임이다.
(웃음)

구창근 10월까지 42만카피 정도 팔린 것 같다.
올해 안에 100만카피 정도 팔릴 거라고 떠들어댔는데 너무 지나친 목표였던 것 같다.
스타크래프트가 워낙 깊이 뿌리를 내린 탓에 다른 게임들 설자리가 마땅치 않다.
게임 방송이 중요한 마케팅 도구로 쓰이는데 스타크래프트말고 다른 게임들은 끼어들 틈이 없다.
그래도 실패한 건 아니다.
42만카피면 엄청나게 팔린 거다.
내년까지 150만카피 정도는 팔릴 거라고 본다.


리딩히터 도대체 스타크래프트는 왜 그렇게 인기가 좋나.(웃음) 나온 지 벌써 5년이 넘었다.


구창근 온라인게임은 중독성이 있다.
당구를 생각해봐라. 80 때 한참 재밌게 하다가 150 정도 되면 조금 쉬다가 다시 재밌어지고, 틈나는 때마다 하게 된다.
(웃음) 스타크래프트는 우리들 세대의 당구와 비슷하다.
거리에 나가봐라. 옛날 당구장 있던 자리에 PC방이 들어섰다.


여의도반달곰 온라인게임 전망은 어떤가. 앞으로도 계속 좋은가.

구창근 글쎄, 좋긴 좋은데 온라인게임도 이제는 규모의 경제가 필요하게 됐다.
올해나 내년 중반 정도가 피크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개발자 몇명이 모여서 10억원 정도에다 증자 한번 하고 20억원 정도면 게임을 하나 만든다고 했다.
그런데 그것도 옛날 이야기고 요즘은 개발비가 갈수록 높아지는 분위기다.
‘리니지’는 80억원, ‘탄트라’는 50억원이 들었다.
이른바 게임도 블록버스터 시대다.
이제 개발 회사들은 큰 회사들과 손을 잡고 진짜 개발만 하고 큰 회사들이 제작과 유통을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
봉추 해외 시장 진출은 어떤가. 엔씨소프트의 리니지만 해도 아시아 시장에서는 제법 성공하고 있는 것 같은데.

구창근 온라인게임에서는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다.
곳곳에 넓게 깔린 초고속인터넷과 PC방 덕분이다.
동남아시아의 많은 나라들이 우리나라와 비슷한 환경을 갖추고 있다.
물론 문화도 비슷하다.
우리나라에서 성공한 온라인게임들은 웬만하면 동남아시아 시장에 뿌리를 내릴 수 있다.


봉추 미국은 아시아와 다른가. 언젠가 엔씨소프트가 울티마 온라인을 만든 게리어트 형제를 엄청나게 비싼 돈을 주고 데려와 관심을 끌었다.
그런데 엔씨소프트의 미국 시장 진출은 크게 성공한 것 같지 않다.


구창근 미국은 우리와 다르다.
콘솔게임이 워낙 널리 보급돼 있기 때문이다.
이미 콘솔게임 보급률이 38%에 이른다.
세 집에 한대꼴로 콘솔 게임기가 있다는 이야기다.
사용인구는 1억4500만명에 이른다.
미국에서 PC는 그냥 사무기기 정도다.
PC로 게임을 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내년에 나올 ‘스타크래프트 고스트’는 온라인게임이 아니라 콘솔게임이다.


여의도반달곰 게임 업체들 주가는 왜 그렇게 낮은가.

구창근 대장주 엔씨소프트를 예로 들자. 내년 실적을 보면 엔씨소프트의 자기자본이익률은 33.1%에 이른다.
그런데 주가수익비율(PER)은 10배도 안 된다.
리니지 하나에 너무 의존한다는 단점 때문에 주가가 제값을 못 받는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런데 사실 리니지 같은 게임은 에피소드 하나하나가 모두 새로운 게임이라고 봐야 한다.
리니지의 생명력은 꽤나 길다.
게다가 엔씨소프트도 이제는 게임 개발에만 그치지 않고 다른 게임 회사들과 손을 잡고 제작, 판매, 유통을 맡는 퍼블리싱 사업으로 발을 넓혀가고 있다.
성장성이 줄어들고 있어 걱정은 되지만 여전히 매력적이다.


리딩히터 심의 이야기를 하자. 영상물등급위원회가 리니지 수정판에 어떤 등급을 매길까 관심거리다.
일단 심의물 불량 판정을 받았는데.

구창근 기껏해야 15살이라고 이야기하고 다녔는데 지난번에 18살 이용가 등급을 받아 충격을 먹었다.
(웃음) 리니지는 폭력을 정당화한다는 비난을 받았다.
노력해서 돈을 버는 것보다 다른 플레이어를 죽여서 아이템을 뺐는 게 훨씬 빠르고 쉽기 때문이다.
수정판에서는 이런 부분을 보완했다.
이제는 다른 플레이어를 죽여도 아이템을 뺏지 못한다.


사비에 등급이 주가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구창근 어느 정도 주가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 분명하다.
그렇지만 이제 와서 그런 이유로 며칠씩 하한가를 맞는 일은 없을 것 같다.
15살 이용가 등급만 받아도 주가에는 좋다.
적정주가를 올려잡을 계획이다.


사비에 직장인들 사이에서 플레이스테이션2가 인기다.
우리나라에서도 그런 콘솔게임이 인기를 끌 수 있을까.

구창근 플레이스테이션2는 된다고 본다.
한번 구경하고 나면 마니아가 될 수밖에 없다.
게다가 DVD플레이어로도 쓸 수 있다.
지금까지 벌써 20만대가 팔렸다고 한다.


여의도반달곰 외국 게임들을 가져다 번역해서 파는 사업의 수익성이 직접 개발하는 것보다 낫다고들 하던데.

구창근 한글화하는 데 드는 비용은 2억~3억원 정도다.
일단 돈이 덜 드는 건 맞다.
그러나 개발비를 뽑으려면 20만카피가 팔려야 한다.
마케팅비까지 뽑으려면 50만카피가 팔려야 한다.
그런데 PC게임이 10만장 이상 팔리기는 정말 어렵다.


사비에 한빛소프트의 ‘하얀 마음 백구’라는 게임이 엄청나게 인기다.
꼬마애들 치고 안 가지고 있는 애들이 없더라. 돈은 많이 벌었나.

구창근 가끔 그런 제품이 나온다.
‘검정고무신’이라는 게임도 히트를 쳤다.
그런데 히트를 쳤다는 게임도 기껏해야 10만카피 정도다.
4만원씩 잡아도 얼마 안 된다.


봉추 외국인 투자자들은 우리나라 게임 회사들을 어떻게 보고 있는 것 같나.

구창근 다른 나라에는 없는 회사라, 관심은 많다.
엔씨소프트의 외국인 투자자 지분은 최근 좀 떨어졌지만 여전히 42%로 높은 편이다.
게다가 사장과 임원들이 40% 정도를 갖고 있다.
유동물량이 많지 않아 골친데, 일부러 고가 정책을 쓰는 것 같다.
외국에 나가면 단순 주가를 보고 그 회사를 평가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리딩히터 엔씨소프트의 적정주가는 얼마 정도로 보나.

구창근 17만원 정도로 본다.
좀 보수적으로 잡았는데 조만간 상향조정할 생각이다.


봉추 한빛소프트는 어떤가. 주가가 꽤 많이 빠졌는데.

구창근 워크래프트3는 대충 성공한 것 같지만 이번에 새로 내놓은 게임, 탄트라는 좀더 지켜봐야 한다.
최근에 에듀박스를 인수하면서 에듀테인먼트 시장에 발을 들여놓았는데 그것도 조금 걱정이 된다.
투자의견은 중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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