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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프로] 변기수 / 모바일 동영상 PD
[나는프로] 변기수 / 모바일 동영상 PD
  • 이용인 기자
  • 승인 2002.11.15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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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더댓닷컴 변기수(33) 과장은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모바일 동영상 PD’라는 직함을 붙일 만한 사람이다.
'건달과 달걀'도 그가 기획부터 제작까지 모든 것을 총괄했다.
모바일 동영상은 현재 수준에서는 ‘모바일 영화’라고 할 수 있다.


모바일 동영상은 일종의 VOD(주문형비디오) 서비스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휴대전화로 동영상을 다운받는 시간이 워낙 길기 때문에 모든 동영상은 1분~2분30초짜리로 만들어야 하는 기술적 한계가 있다.
모바일 동영상은 이런 1분~2분30초짜리 동영상을 10~15편 정도 만들어 한편의 영화로 완성한다.


그러면 모바일 영화라고 해서 일반 오프라인 영화와 특별히 다른 점이 있을까. 언뜻 생각하면 TV나 기존 영화관에서 상영하는 영화를 모바일 환경에 맞게 디지털로 만들어 전송하면 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모바일 영화에는 오프라인 영화에선 볼 수 없는 톡특한 맛이 숨겨져 있다.


우선 모바일 영화는 전형적 ‘인터랙티브’ 영화라고 할 수 있다.
예컨대 “영화가 진행되는 동안 당신은 어떤 역할을 하겠습니까”라는 문자 메시지를 보내 고객들이 적극적으로 영화에 관여하게 만들 수 있다.
고객의 선택에 따라 시나리오가 달라지는 것이다.
또한 공포영화라면 범인이 전화를 걸어 “당신이 범행현장을 봤지”라며 공포 분위기를 좀더 조성할 수 있게 된다.


또한 10~15편 정도로 잘려져 있기 때문에 한편에서 다음편으로 넘어가는 중간중간의 이음장치가 아주 중요하게 된다.
소비자들이 다음편도 다운받도록 전편에 복선을 깔거나, 인터랙티브 장치 등이 필요한 것이다.



IT와 영화광이라면 도전할 만한 신대륙


제작과정도 일반 오프라인 영화와는 다르다.
화면과 물리적 거리도 가깝고 화면이 작아 고객들의 집중력이 강해진다.
일반 영화관 상영보다도 고객들의 감정이입이 훨씬 깊은 것이다.
게다가 화면이 작고 정사각형이다 보니 배경보다는 인물 중심의 이야기 전개를 할 수밖에 없게 된다.


모바일 동영상 PD가 직접 영화를 ‘감독’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모바일 동영상 PD는 장르를 결정하고, 감독, 배우 등을 캐스팅하고, 제작사를 섭외하거나 제작비를 결정한다.
또한 제작과정에서 모바일 기술을 안내해주고, 최종적으로 무선망에 올리는 것까지 모두 모바일 동영상 PD가 해야 할 몫이다.


모바일 동영상 PD를 하려면 영화와 IT쪽 모두에 상당한 식견이 있어야 한다.
변 과장 역시 지금 직장으로 옮기기 전에 IT 업체와 영상포털 사이트 등에서 웹PD로 일했다.
“부산국제영화제 등에도 깊숙이 관여해왔어요. 특히 영상 포털사이트에 근무하면서 영화 제작과 홍보를 하던 사람과 인맥을 쌓아둔 것이 든든한 재산이 되고 있습니다.


그는 앞으로 영화 PD, 드라마 PD처럼 모바일 동영상 PD가 새로운 영상물 제작 PD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본다.
앞으로 차세대이동통신(IMT-2000) 서비스가 본격화하면 영상물을 기반으로 한 서비스가 활성화할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현재 국내에서 제작돼 상영을 앞둔 모바일 영화는 '건달과 달걀'을 비롯해 '마이 굳 파트너', '프로젝트X' 등 세 영화에 지나지 않는다.
투자사와 배급사 역할을 하는 이동통신 회사들과 제작사 사이의 수익배분 문제 등도 깨끗하게 매듭지어진 것은 아니다.
“산업으로 치면 아직 걸음마 단계입니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욱 가능성이 있다고 할 수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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