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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이영희 / 로레알코리아 이사
[사람들] 이영희 / 로레알코리아 이사
  • 백우진 기자
  • 승인 2002.11.15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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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쉬’는 국내 약국 전용 화장품 시장을 개척한 프랑스 화장품회사 로레알의 브랜드다.
이영희(38) 로레알코리아 이사는 비쉬가 포함된 액티브코스메틱 사업부의 매출을 연 60∼100%씩 늘려왔다.
올해 액티브코스메틱 사업부는 지난해보다 70% 이상 많은 85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액티브코스메틱 사업부의 매출은 로레알코리아 전체의 10%가 채 안 된다.
그러나 액티브코스메틱의 성장률은 4개 사업부 가운데 가장 높다.
1999년 초에 이 사업부를 맡은 이 이사는 국내 시장을 열기 위해 프랑스 본사와 다른 전략을 폈다.
“프랑스 등 유럽에서 로레알은 어느 약국에서나 살 수 있는 대중적이고 친근한 브랜드로 통합니다.
하지만 국내에서 없는 시장을 만들어나가려면 차별화로 접근해야 한다고 봤어요.”

그는 전국 1만7천여개 약국 가운데 일정한 기준을 충족하는 곳에서만 비쉬를 판매할 수 있도록 했다.
하루 손님이 200명 이상이고 매장이 일정 규모를 넘으며, 약사가 화장품을 잘 아는 곳을 선별했다.
비쉬를 취급하는 약국 수는 현재 450여곳이며, 연말까지는 이를 500곳으로 늘릴 계획이다.
“앞으로도 약국 수를 빠르게 늘리기보다는 약국당 매출을 높이는 데 주력할 생각입니다.


아시아 다른 국가의 로레알지사는 이같은 이 이사의 차별화 전략을 벤치마크하고 있다.
비쉬는 이 이사가 액티브코스메틱 사업부를 맡기 직전인 98년 10월 한국에 진출했고 대만에도 비슷한 시기에 판매하기 시작했지만, 아직 일본에는 들어가지 않았다.


비쉬가 성공적으로 시장을 창출하자, 관망하던 경쟁사들도 한국 시장 공략을 서두르고 있다.
듀크레이, 아더마, 아벤느 등 3개 브랜드를 갖고 있는 프랑스의 피에르파브르와 일본의 시세이도메디컬 등이 조만간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예정이다.
이 이사는 “지난 4년 동안 시장을 혼자 개척하느라 외로웠어요”라며 오히려 이를 반긴다.
경쟁을 통해 시장이 커질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한편으로는 기쁘단다.
“경쟁사들이 국내 시장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은 비쉬의 성공을 인정했다는 말이죠.” 비쉬는 지난해 국내 시장의 약 55%를 차지하며 흑자를 냈다.
그는 다만 공정하게 경쟁할 것을 제안했다.
“약국이 화장품 유통채널로 자리잡도록 함께 노력하되, 약국을 유치하는 과정에서 과당경쟁은 벌이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이 이사는 87년 연세대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노스웨스턴대학에서 광고경영학 석사를 받았다.
92년부터 5년간 유니레버코리아에서, 97년부터 99년까지는 SC존슨에서 마케팅을 담당했다.
그는 로레알코리아의 액티브코스메틱 사업부에서 영업인력 20명을 포함해 모두 30명을 이끌고 있다.
이 이사는 자신을 ‘다혈질’이라고 평가한다.
일단 방향을 잡은 뒤에는 부하직원들을 강하게 몰아붙인다고. 직원들은 “하지만 뒤끝이 없고, 위에 대고서도 할 말을 다하기 때문에 아랫사람으로서는 참 든든한 상사”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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