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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기사2. 국무총리상 / 삼성전자
관련기사2. 국무총리상 / 삼성전자
  • 이희욱 기자
  • 승인 2002.11.22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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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이상 설명이 필요없는 기업이다.
‘삼성전자’란 이름에는 “비메모리 반도체부문 세계 제일의 기업이며 휴대전화 단말기와 가전부문 또한 세계 제일의 경쟁력을 갖춘 글로벌 기업”이란 수식어가 자연스레 붙는다.
1983년 64K D램을 국내 최초로 개발한 이래 99년 세계 최초로 256M D램을 양산했으며, 지난해엔 세계 최대 40인치 박막액정표시장치(TFT-LCD)를 개발해 이름값을 높였다.
최근에는 미국의 대표적 경제주간지 '비즈니스위크'가 매출액과 매출액 증가율, 자본수익률과 주식 등을 기준으로 선정한 세계 100대 정보기술(IT) 기업 중 1위를 차지하는 성과를 보이기도 했다.


국내외 산업 전반에 미치는 영향력 면에서도 삼성전자는 단연 ‘군계일학’이다.
국내 증시에서 삼성전자는 전체 시가 총액의 5분의 1을 차지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주가 변화에 따라 종합주가지수 추세가 달라지고 시장 전망이 바뀐다.
최근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김정태 국민은행장을 제치고 국내 CEO 주가 1위를 기록했다.
가전부문에서는 ‘싸구려 제품’이란 이미지에서 벗어나 세계 가전시장을 호령하는 일본 소니와 어깨를 나란히 할 만큼 브랜드 인지도를 넓혔다.
더이상 ‘우물 안 개구리’가 아닌, 명실상부한 글로벌 기업으로 인정받고 있는 것이다.



매출액·영업이익 3년 연속 1위


삼성전자가 6개 부문을 통틀어 가장 높은 점수로 국무총리상을 받게 된 데는 타의추종을 불허하는 매출액과 영업이익 그리고 성장성과 수익성 면의 높은 점수가 톡톡히 한몫 했다.
삼성전자의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19조9천만원으로 전체 대상기업 매출액의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다.
영업이익은 3조9천억원으로 지난해 2조3천억원을 이미 넘어섰다.
2000, 2001년에 이어 매출액과 영업이익 연속 1위를 기록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심사대상 기업 가운데 SK텔레콤, KT와 함께 올 상반기 전체 영업이익의 79%를 차지하고 있다.
SK텔레콤과 KT의 영업이익을 합쳐도 2조5천억원으로, 삼성전자의 지난해 영업이익 수준에 머물고 있다.
삼성전자의 ‘덩치’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성장성 면에서는 3.6점 만점에 3.066점으로 주력분야인 통신기기부문에서 코디콤과 휴맥스를 누르고 1위를 기록했다.
100점 만점으로 환산해도 85.2점으로, 84.5와 84.3을 기록한 SK텔레콤과 KT를 누르고 선두로 올라섰다.
수익성 또한 3.503점으로 휴맥스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선두를 유지했다.
안정성에서 2.8점 만점에 2.520을 기록해 다소 약한 고리를 드러내긴 했지만 전체 대상기업을 놓고 볼 때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의 올 한해 움직임도 주목할 만하다.
‘세계적 휴대전화 단말기 제조업체’란 명성에 걸맞게 컬러 휴대전화 단말기와 3세대 무선인터넷인 CDMA2000 1x 전용 단말기를 앞세워 국내 시장점유율 62%라는 놀라운 성적을 보이고 있다.
DVD플레이어나 디지털 캠코더, 디지털카메라 등 차세대 디지털 제품군과 소형 인터넷 단말기 분야의 초기 시장 진입도 호조를 보이고 있다.
올 4분기 영업이익도 1조9천억원 수준으로 3분기에 비해 1800억원 정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실적 못지않게 기대치도 크다는 걸 보여줬다.


삼성전자의 주력분야인 통신기기 시장 상황도 아직까지는 걱정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
지난해 통신기기부문의 매출액 증가율은 -6.4%로 주춤거렸지만, 기나긴 불황의 터널에서 대부분의 업종이 큰 폭의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점을 고려하면 선전을 펼친 것으로 평가된다.


주목할 점은, 어려운 시장상황 속에서도 삼성전자의 올해 성과는 괄목할 만하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세계 3위의 휴대전화 단말기 제조업체’로 뛰어오르며 2위인 모토로라를 위협하고 있다.
내년께면 매출액 기준으로 모토로라를 넘어설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도 나오고 있다.
내년 삼성전자의 휴대전화 매출액은 29.2% 성장한 13조9500억원, 영업이익은 16% 성장한 35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또 내년께면 통신시스템부문에서 CDMA2000 1x 장비를 일본과 대만, 인도네시아와 인도 등으로 본격 수출할 것으로 보인다.
북미와 중남미지역 수출길도 계속 확대되고 있다.
내년 세계 휴대전화 성장률도 10% 이상으로 만족스러운 수준이어서 당분간 삼성전자의 앞길을 가로막는 걸림돌은 없을 전망이다.


한 분야에 집중된 수익구조를 개선하려는 노력도 성과를 보이고 있다.
6조원의 순이익을 달성했던 2000년 당시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중 반도체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82%에 이르렀다.
대외적 인지도뿐 아니라 실제 수익구조에서도 ‘반도체로 먹고 사는 기업’이란 인식이 강했던 것이다.
하지만 올해 삼성전자의 수익구조를 들여다보면 얘기가 다르다.
주요 수익원이었던 반도체부문의 비중은 52.3%로 내려간 반면, 휴대전화 단말기를 중심으로 한 통신부문이 40.7%로 껑충 뛰었다.
향후 성장잠재력이 큰 분야로 꼽히는 정보가전 중심의 디지털미디어부문도 6%대로 올라섰다.


체질개선 노력을 좀더 상세히 들여다보면 반도체부문의 ‘구조조정’이 특히 눈에 띈다.
그동안 지나치게 D램 분야에 편중돼 있던 수익구조를 TFT-LCD, S램, 플래시메모리 등 다양한 부문으로 확대하는 데 성공했다.
돈벌이 창구가 늘어났다는 건 삼성전자 입장에서 볼 때 ‘변화하는 시장상황에 유연하게 대체할 수 있는 내공을 길렀다’는 걸 의미한다.



TFT-LCD 가격이 성장세 변수


하지만 영업이익률 면에서는 희비가 엇갈린다.
삼성전자의 올해 영업이익률은 20.0%다.
지난해 영업이익 1위를 달성하고도 7.1%라는 저조한 영업이익률에 머물렀던 것을 떠올리면 올해 ‘내실 다지기’에서 나름대로 성과를 거둔 셈이다.
하지만 이 수치는 올 상반기 영업이익 상위기업 중 20위에 그치고 있으며 2000년 21.7%에 조금 못미친다.
SK텔레콤과 KT가 각각 33.8%, 21%를 기록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만족스럽지 않은 결과인 것이다.


삼성전자는 앞으로 메모리 분야에선 고속메모리를 중심으로 성장가능성을 타진하는 한편, IMT-2000 사업과 CDMA2000 제품군 그리고 인터넷 이용자가 증가한 데 따른 ADSL 케이블 모뎀 제품에 주력할 예정이다.
차세대 정보가전부문의 시장 선점 여부도 삼성의 성장성을 가늠하는 중요한 척도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문제는 삼성전자가 세계 1위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 TFT-LCD시장이 최근 심상치 않다는 데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11월13일 업계 처음으로 올들어 TFT-LCD 생산량이 100만대를 돌파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런 성과에 힘입어 삼성전자는 월 1만대 정도의 TFT-LCD 5세대 라인당 생산량도 연말까지 월 2만대로 늘리고 모니터용 제품중 17인치 비중도 60% 이상으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하지만 TFT-LCD 가격이 최근 곤두박질치고 있어, 삼성전자를 당혹스럽게 하고 있다.


올 2분기 삼성전자의 TFT-LCD 출하대수는 월 99만대 수준으로, 이는 전세계 출하대수의 16.9%에 해당하는 규모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독주체제였던 LCD 분야에 대만과 일본의 제조업체가 끼어들면서 LCD 공급물량 과잉으로 가격이 하락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추세는 내년 상반기까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곤두박질치는 TFT-LCD 가격이 언제까지 지속되느냐에 따라 삼성전자의 성장세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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