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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찰스 왕 / CA 회장 “이젠 CA의 영원한 팬으로…”
[사람들] 찰스 왕 / CA 회장 “이젠 CA의 영원한 팬으로…”
  • 이희욱 기자
  • 승인 2002.11.29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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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기술(IT) 업계의 성공신화를 이끈 또 한명의 거인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찰스 왕(58) 컴퓨터어쏘시에이트(CA) 회장은 미국 시각으로 11월18일 회장직과 이사회 의장직을 사임하면서 26년 경영 여로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로써 찰스 왕 회장은 CA의 경영 일선에서 손을 떼고 명예회장으로 남게 됐다.
후임으로는 산제이 쿠마 현 CEO가 선임됐다.


찰스 왕 회장의 경영 발자취는 한편의 드라마와 같다.
1944년 중국 상하이에서 태어나 52년 미국으로 건너온 ‘이민 2세’인 그는, 뉴욕 퀸스대를 졸업한 뒤 76년 동료 3명과 단 한개의 제품군으로 CA를 창업했다.
그후 26년간 회사를 경영하며 CA를 직원 1만6천명에 매출 32억달러의 세계 5위 소프트웨어기업으로 우뚝 세웠다.
공격적 인수합병을 앞세운 그의 경영능력 덕분에 CA의 주가는 81년부터 98년까지 200배 이상 올랐다.
덕분에 CA에는 ‘가장 일하기 좋은 회사’라는 칭찬이, 찰스 왕 회장에게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연봉을 받는 CEO’라는 영예가 뒤따르기도 했다.


하지만 빛나는 성과 못지않게 뒷말도 무성했다.
경쟁업체들을 마구잡이로 인수하는 그의 공격적 경영방식을 두고 끊임없이 잡음이 터져나왔다.
최근 4년간 주가가 75%나 폭락한 데 대한 책임을 묻는 목소리도 드높아졌다.
지난 95년부터 98년까지 분식회계로 수익을 부풀렸다는 혐의로 미 증권거래위원회의 조사를 받고 있는데다, 이 기간 중 1200만달러치 스톡옵션을 챙겼다는 의혹까지 제기되면서 명성에 큰 흠집이 생겼다.


어쨌거나 그는 이제 냉혹한 생존경쟁에서 벗어나 새로운 인생을 설계할 수 있게 됐다.
그는 CA 재직시절인 99년 국제 의료구호재단인 ‘스마일 트레인’을 설립해 세계 각국의 언청이 질환 어린이를 치료해주는 등 수많은 자선사업 활동을 펼친 바 있다.
퇴임 연설에서 찰스 왕 회장은 “나는 CA의 영원한 팬이자 지지자로 남을 것이며, 좀더 많은 시간과 열정을 자선사업과 기타 활동들에 쏟을 것”이라는 말을 마지막으로 지금까지 자신을 누르던 영예와 짐을 벗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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