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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오나미 / 나이키 골프 코리아 지사장
[사람들] 오나미 / 나이키 골프 코리아 지사장
  • 장승규 기자
  • 승인 2002.12.06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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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리적 가격으로 명품을 만난다”

나이키와 농구라면 모를까, 나이키와 골프는 선뜻 연결이 되지 않는다.
그러나 ‘예술적 스윙’으로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골프의 황제’ 타이거 우즈를 떠올리면 어떨까? 우즈는 언제나 필드에 나서면 나이키 로고가 선명한 모자를 쓴다.
자세히 보면 골프웨어와 골프화는 물론, 그가 쓰고 있는 골프채와 골프공이 모두 나이키 제품이라는 것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타이거 우즈는 나이키가 마이클 조던의 뒤를 이을 ‘최고의 선수’로 발굴해 장기 스폰서 계약을 맺은 간판급 스타다.
나이키는 2005년까지 2차 계약을 맺으며 우즈에게 1억달러를 지급했다.


오나미(38) 나이키 골프 코리아 지사장에게 맨 먼저 타이거 우즈를 만나봤는지 물었다.
얼마 전 가까이에서 본 우즈의 스윙은 “과연 예술”이더라고 감탄한다.
오나미 지시장은 “나이키는 타이거 우즈를 아마추어 시절부터 후원해왔다”며 “단순한 스폰서와 선수의 관계 이상”이라고 말한다.
나이키의 본격적 골프 사업 추진도 타이거 우즈를 빼고는 생각하기 어렵다.


나이키 골프 코리아는 월드컵 열기가 한창이던 지난 6월 나이키 스포츠 코리아에서 별도법인으로 분사했다.
골프화, 골프공, 골프웨어에 이어 최근 국내 시장에 ‘프로콤보 아이언’ 등 골프채를 잇따라 내놓으며 골프 관련 토털 브랜드의 면모를 갖춰가고 있다.
나이키가 골프 사업부를 따로 떼어내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00년이다.
“기존 나이키 제품의 주고객은 젊은층인데 골프용품은 좀 달라요. 꼭 농구를 하지 않아도 농구화를 사지만 골프화는 마니아가 아니고는 찾지 않는데 이것도 큰 차이점이죠. 그동안은 아무 구별없이 한 매장에서 몽땅 팔았어요.” 오나미 지사장은 골프는 분명히 타깃이 다르고, 시장이 다르고, 유통 채널이 다르다고 강조한다.
집중 투자를 위해서도 분사는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한국은 미국 본사보다 분사 시기가 좀 늦었다.
이번에 일본과 유럽지역도 골프 사업부를 ‘나이키 골프’로 분리했다.
내년에는 다른 지역에서 같은 작업을 진행한다.


한국의 골프시장은 이미 세계 4위 규모로 팽창했다.
“박세리, 김미현 등 우리 선수들이 외국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있고, 국내 골퍼들도 상당한 열정을 갖고 있어요. 이런 분위기를 잘 키워간다면 시장 분위기는 더 좋아질 수 있다고 봐요.” 오나미 지사장은 앞으로 주니어 육성, 아카데미 개최 등 인프라 구축에 많은 투자를 해야 한다고 말한다.
나이키 골프 코리아는 모든 제품 라인이 출시되는 내년 4월부터 좀 더 공격적 마케팅에 나설 계획이다.
후원 선수를 발굴하는 작업도 비밀리에 진행중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골프는 특권과 부의 상징이었던 게 사실이죠. 하지만 지금은 많은 사람들이 순수한 스포츠로 즐기고 있어요. 그만큼 대중화된 거죠. 무조건 옛날 시각으로만 보는 것도 문제예요.” 오나미 지사장은 젊은이들이 나서 변화한 시대에 맞는 새로운 제품과 새로운 마케팅으로 골프시장을 바꿔가야 한다고 강조한다.
우선 골프용품의 가격 거품을 없애야 한다.
“타이거 우즈를 비롯해 미국 PGA 1~10위 선수들이 치는 골프채는 가격이 100만원 내외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아세요? 무조건 비싸야 더 좋은 채라는 편견은 버려야 해요.” 오나미 지사장은 바로 이런 점에서 최고의 제품과 합리적 가격정책을 지켜온 나이키가 골프시장에서도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오나미 지사장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RTRA)에 근무하는 부친을 따라 오랫동안 외국에서 생활했다.
미국에서 대학을 마친 후에는 월트디즈니 등 다국적 기업에서 17년간 근무했다.
그리고는 “세계적 기업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큰 그림을 보고 싶어” 2000년 나이키 스포츠 코리아에 전략기획부장으로 들어갔다.
그는 다국적 기업의 가장 큰 강점으로 그들의 ‘철학’을 꼽았다.
나이키는 나이키만의 명료한 철학이 있다.
‘모든 사람은 운동을 할 수 있다.
그들이 운동을 더 잘할 수 있게 최선을 다한다’는 것이다.
이 정신이 나이키의 모든 제품에 깃들어 있다.
바로 거기서 나이키에 대한 신뢰감이 자란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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