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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문홍집 / 대신증권 부사장 - e비즈니스대상, 인터넷대상 수상
[사람들] 문홍집 / 대신증권 부사장 - e비즈니스대상, 인터넷대상 수상
  • 이승철 기자
  • 승인 2002.12.1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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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복이 참 남다르십니다.
” “별 실력도 없이 운만 좋은 거죠.” 당연히 겸손한 답변이 되돌아왔지만, 문홍집(47) 대신증권 부사장의 상복은 정말 남달라 보인다.
올해 말에도 어김없이 굵직한 상을 두개나 챙겼다.
산업자원부가 주는 ‘한국 e-비즈니스 대상’ 유공자부문 국무총리 표창을 받았고, 한국능률협회의 ‘인터넷대상 CIO상’을 4년 내리 수상하는 영예도 안았다.


그는 증권업계 스테디셀러인 대신증권 홈트레이딩시스템(HTS) ‘사이보스 2002’를 만든 주인공이다.
대신증권 홍보실 관계자는 “정확히 세보지 않았지만 사이보스로 받은 상이 개인과 회사를 합쳐 이미 100개에 가까울 겁니다”라고 귀띔했다.


사이보스 2002를 사용하는 고객은 약 60만에 이른다.
동시접속자가 4만~5만명, 장중에는 6만명이 몰리기도 한다.
그 비결이 뭘까. “사이보스 2002 인기의 비결이라면 고객의 요구에 한발 앞서 대응한 것입니다.
증권업계에서는 업체보다 고객들이 먼저 진화하고 요구수준을 높여갑니다.
결과적으로는 모든 업체의 서비스 수준이 비슷해질지언정, 우리가 그때그때 시의적절한 서비스를 100% 자체기술로 제공하려고 노력한 것이 높이 평가받았다고 봅니다.


대신증권은 거래수수료가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그룹에 속하지 않은데다 계열사마저 거느리지 않았으니, 그의 표현대로 ‘비빌 언덕’도 없다.
“그런데도 재벌그룹 계열사들과 경쟁하며 이만한 계좌 수, 약정 수를 유지하는 것은 대단한 일 아닌가요.” 문홍집 부사장에게는 항상 자신감이 넘쳐난다.
아마도 덩치가 작은 대신증권이 사이버거래 분야에서 시장을 당당히 이끄는 데서 나오는 자신감일 것이다.


익히 알려진 사실이지만 그는 엔지니어 출신이다.
경북대 전자공학과와 대학원에서 컴퓨터를 전공했으며, 금성반도체와 GE에서 일한 적이 있다.
전혀 낯선 증권업종에 뛰어든 지 14년 만인 올해 초 부사장까지 올랐으니, 흔히 쓰는 ‘입지전적’이라는 말이 결코 과장이 아니다.


문 부사장은 최근 두 종류의 새 프로그램 개발을 2년 만에 완성했다.
하나는 12월초부터 이미 선보인 ‘시스템트레이딩’이다.
투자가가 자신의 투자전략에 맞춰 직접 프로그램을 짜고, 원하는 시세가 되면 저절로 주문하도록 하는 획기적 프로그램이다.
“전업 투자자들 중 상당수는 뻔한 유명지표를 이용하지 않고 자신만의 고유전략을 갖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들이 직접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는 툴을 제공하는 것이죠.” 미국의 경우 트레이드스테이션사가 시스템트레이딩 프로그램인 ‘이지랭귀지’를 발표하자, 중간사업자가 100여개나 달려들어 개인마다 적합한 프로그램을 만들어준다고 한다.


그러나 프로그램을 손수 짜기란 아직 쉽지 않은 일이 아닐까. “물론 그렇죠. 하지만 국내 전업 투자자들 중 1천~2천명 정도는 시스템트레이딩을 사용할 준비가 돼 있을 겁니다.
선물, 옵션 거래에서 개인 투자자의 비중이 50~60%를 넘어요. 상위 10% 고객의 약정액이 회사 전체 약정액의 70~80%나 됩니다.
이들을 겨냥한 타깃 마케팅인 셈이죠.” 그는 더 나아가 신입사원을 모집할 때도 프로그램을 직접 짤 수 있는 사람을 뽑았으면 하는 바람을 피력하기도 했다.


다른 하나는 새 HTS버전인 ‘사이보스 2004’이다.
몇몇 새로운 기능을 추가했다고 한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화면에 자기가 필요한 내용만 마음대로 끼워맞출 수 있는 화면편집기능이다.
이 기능은 2003년 3월경부터 제공된다고 한다.
“시각적 효과를 높이기 위해 ‘시장지도’를 선보입니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이 전체 22%라면 화면의 22%를 삼성전자에 할당하는 거죠. 업종별 시장상황과 업체별 위상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을 겁니다.


문홍집 부사장은 온라인거래 분야의 대표적 ‘스타플레이어’이면서도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조화를 유달리 강조했다.
“온라인만으로 모든 것이 다 이뤄질 것처럼 말하지만 사실 그렇지 않아요. 매도거래세가 0.3%나 되기 때문에 아무리 각종 수수료를 내려봤자 전체로 별 차이가 없습니다.
결국 오프라인에서 옛날식 중개업무만이 아니라 고객을 교육하고 지원, 발굴하는 역할을 해줘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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