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3-28 16:14 (목)
[사람들] 정종근 / 사이먼트씨엠 사장
[사람들] 정종근 / 사이먼트씨엠 사장
  • 이희욱 기자
  • 승인 2002.12.20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 사람, 눈빛이 참 날카롭다.
낮은 음성으로 사업내용을 차근차근 설명하고 있지만, 목소리에는 사람을 설득하는 힘이 실려 있다.
본격적으로 사업을 벌인 지 1년6개월 만에 국내 주요 이통통신업체의 계약을 속속 따낸 사이먼트씨엠 www.cyment.com 정종근(39) 사장에게 ‘햇병아리’ 티는 전혀 나지 않는다.
오히려 주위 사람을 압도하는 힘이 느껴진다.


사이먼트씨엠은 지난 2월 LG텔레콤의 유무선 연동 통합메신저 ‘이지아이 로줄’(로미오&줄리엣)을 선보인 데 이어 8월에는 KTF와 제휴를 맺고 ‘멀티팩 통합 메신저’를 내놓아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유무선 연동 통합메신저는 휴대전화끼리는 물론, PC와 휴대전화 사이에도 실시간 채팅을 할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통신수단을 말한다.
또 MSN, ICQ, 야후, AOL 메신저가 하나로 통합돼 있어, 서로 다른 메신저를 사용하는 사람끼리도 상대방의 상태를 확인하고 통화할 수 있다.
유선과 무선의 경계를 없애고 국내 이동통신 서비스의 질을 한단계 높인 것이다.
현재 KTF와 LG텔레콤의 통합메신저 이용자는 각각 2만여명에 이른다.


“시장 상황이 안 좋다 보니, 아직까지 수익은 별로 기대하지 않습니다.
그래도 이용자가 10만명 정도로 늘어나면 회사에 돈도 좀 들어오지 않겠어요?” 다소 느긋한 태도를 보이고 있지만, 정종근 사장의 말끝에는 정보기술(IT) 업계의 어려움이 묻어나고 있다.


실제로 정종근 사장이 말하는 가장 큰 어려움도 역시 자금 문제다.
“투자유치가 안 됩니다.
벤처캐피털이나 다른 투자자들도 매출이 안정적으로 발생하는 기업에만 투자하려 들어요. 생각해보세요. 안정적 매출이 확보된 기업이 왜 투자를 유치하려 하겠어요?”

하지만 정종근 사장은 내심 회사를 도약시킬 비장의 무기를 갈고 있었다.
그가 던지는 승부수는 DOD(Data on Demand) 서비스다.
DOD 서비스는 정종근 사장이 지난해부터 준비해온 새로운 무선 서비스다.
휴대전화와 기지국 사이에는 1.28초 간격으로 계속 통신이 이뤄지는데, 이 통신채널에는 약 45바이트의 빈 공간이 생긴다.
정종근 사장은 이 점에 주목했다.
이 45바이트의 ‘공짜 채널’에 데이터를 실어 데이터를 전송하면 추가 비용을 거의 들이지 않고도 저렴한 값에 각종 데이터를 휴대전화로 받아볼 수 있다는 것이다.


“DOD 서비스의 핵심은 무선인터넷에 접속하지 않고도 각종 데이터를 받아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휴대전화 초기화면에서 곧바로 통합메신저로 상대방이 접속중인지 외출중인지 확인할 수 있다면 얼마나 편리하겠어요?” DOD 서비스가 실시되면 30대 이상 직장인처럼 무선인터넷 사용에 서툰 사람들도 손쉽게 무선데이터 서비스를 받을 수 있어, 무선인터넷 확산을 촉진시킬 수 있다.
또 기업 입장에선 저렴한 가격에 이용자들에게 맞춤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외국의 경우 노키아와 같은 통신사업자가 상대방의 일정이나 접속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데이터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초보 수준이죠. 사이먼트씨엠은 개인별로 증권이나 뉴스 같은 맞춤정보는 물론, 휴대전화 주소록과 연계해 일정관리 기능도 대폭 강화할 것입니다.


정종근 사장은 DOD 시범 서비스 시기를 두고 이동통신 3사와 협의중에 있다.
“빠르면 내년 1분기께 시범 서비스를 할 것”이라고 정종근 사장은 귀띔한다.
“서비스 안정성이나 만약의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장애에 대해 이통사 각 부서와 꼼꼼히 검토하고 있습니다.
휴대전화 초기화면에서 곧바로 데이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건 모든 이통사의 꿈이거든요.” 이 대목에선 무표정한 정종근 사장의 얼굴에도 희색이 돈다.


이밖에도 정종근 사장은 기업형 메신저에 상당한 애착을 갖고 있다.
올해 10월에는 유명 경쟁업체들을 물리치고 LG그룹에 10억여원 규모의 기업형 메신저를 납품하기도 했다.
기업 환경에 맞는 맞춤형 메신저 서비스를 제공하는 메신저 ASP사업도 구상하고 있다.
“내년이면 이통 3사에서 사이먼트씨엠의 DOD 서비스를 실시하는 걸 보고 싶습니다.
그룹메신저나 ASP사업까지 순풍을 타면 매출액 10배 신장도 가능하지 않겠어요?”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