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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이구환 / MSN 이사
[사람들] 이구환 / MSN 이사
  • 이현호 기자
  • 승인 2002.12.20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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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램 개발자 출신인 제가 마케팅 전문가로 거듭나기까지 참 힘들었습니다.
공대 출신의 사고방식을 빨리 내던져야 한다는 걸 몰랐던 거죠. 하지만 이제는 마케팅 전문가라고 자신있게 얘기할 수 있습니다.
마케팅은 영업활동을 통한 단순판매 개념이 아니라 영업을 이끄는 시장개척 전략으로 인식해야 합니다.
” 인스턴트 메신저(IM) 시장의 1위 업체로 국내 시장점유율 70%를 자랑하는 마이크로소프트 MSN사업부 이구환(40) 총괄이사가 털어놓은 마케팅 성공비결이다.


이 이사는 한국과학기술원 석사 출신으로 마이크로소프트 개발부에 입사해 연구원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회사의 마케팅전략 강화 정책으로 마케팅부서로 자리를 옮기며 마케팅 전문가로 첫발을 내디뎠다.
사실 이 이사는 우리가 알고 있는 MS DOS 3.2버전과 4.0, 5.0, 6.0, 6.2버전의 한글화 작업에 참여할 만큼 실력있는 연구원으로 인정받고 있었다.
하지만 MS의 국내시장 공략전략이 그의 인생항로를 바뀌놓았다.
회사가 제품 성능과 우수성을 정확히 알고 사용자에게 효과적으로 소개할 만한 연구원을 중심으로 마케팅부를 개편했기 때문이다.
회사 정책으로 마케팅 전문가로 선발돼 부서를 옮긴 것이, 지금의 MSN사업부 총괄이사까지 올라서는 계기가 됐다.


이 이사는 마케팅부가 첫직장이라 생각하며 남몰래 회사에 남아 마케팅원론을 공부하는 열정을 보였다.
그는 회사 사세확장의 열쇠로 평가받는 두루넷 브로드밴드 프로젝트를 1997년 7월부터 99년 6월까지 담당하기도 했다.
특히 99년에는 MSN의 국내사업 진출을 위해 신설된 MSN사업부에 발탁돼 또다시 부서를 옮기기도 했다.
여기서도 이 이사는 공격적 마케팅으로 MSN메신저를 3년 만에 국내에서 가장 인기있는 인스턴트 메신저로 성장시켰다.


하지만 최근 그에게는 MSN메신저의 수익모델을 제시해야 한다는 외부압력이 무거운 짐으로 다가오고 있다.
인스턴트 메신저 시장이 과열경쟁으로 기존의 광고수익만으로 버텨내기 힘들다는 지적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언제까지 MS의 브랜드만으로 경쟁력에서 앞설 수 없다는 것이다.
메신저의 차별화 전략이 요구되는 시기다.


이에 이 이사는 미리 준비라도 한 듯 업계 처음으로 인스턴트 메신저 시장에서의 차별화 전략을 선언했다.
지난 12월11일 ‘MSN메신저 2003 사업비전’ 발표회에서 국내 다른 메신저 업체와는 구별되는 ‘프리미엄 서비스’를 승부수로 띄운 것이다.
예컨대 30분 늦게 제공되는 증권 서비스를 실시간으로 유로로 제공하는 것 따위가 그것이다.
아직 구체적 사업 윤곽이 드러난 것은 아니지만, 국내 인스턴트 메신저 시장을 이끄는 MSN이 내놓은 전략이라 업계는 긴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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