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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기사3. 중국 - 내수에 기반한 고도성장 지속
관련기사3. 중국 - 내수에 기반한 고도성장 지속
  • 강승호/ LG경제연구원 책임
  • 승인 2003.01.0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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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지난해 성장률은 전년에 비해 0.5% 높은 7.8%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이같은 추세는 올해에도 계속돼 7.5~8%에 가까운 고도성장을 실현할 것으로 보인다.


2003년 중국 경제를 전망하기에 앞서 지난해 중국 경제성장의 특징을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지난해 중국에서 총수요의 3대 요인인 고정자산투자, 소비, 순수출의 증가율은 전년 대비 21.8%, 8.7%, 49.3%나 증가했다.
각 요인의 성장공헌도는 60%, 30%, 10%로 성장이 주로 내수에, 그중에도 투자에 의존하는 특징을 보여준다.
고정자산투자 증가율은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 이후 중국이 실행한 확장적 재정정책 이래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하면서 내수주도 성장을 추동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2000년 하반기 이래 세계경제의 성장둔화가 중국 경제성장에 미치는 효과를 상쇄할 수 있었던 주요요인이다.


또 하나 지난해 나타난 특징은 중국 정부가 서부개발계획을 본격적으로 착수함에 따라, 지역적으로는 서부의 투자증가율이 동·중부에 비해 약간 높게 나타난 것을 들 수 있다.
그밖에 민간부문 비중이 점차 높아지고 있고, 그중에도 외자기업의 직접투자 유입이 러시를 이루면서 투자증가에 한몫 하고 있는 사실도 눈여겨볼 만하다.
새해에는 국채와 재정지원이 약간 줄어들어 정부부문의 투자증가율은 감소할 전망이지만, 대신 민간부문의 투자증가가 기대되고 있다.


소비측면에서 보자면, 소비품 소매총액의 명목증가율은 완만한 곡선을 그리지만 물가수준 하락에 따라 실질증가율은 별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97년 아시아 금융위기 이후 물가가 두차례에 걸쳐 하락했기 때문이다.
두번째 물가하락 추세는 2001년 9월에 시작돼 현재까지 계속되는 중이다.
새해에도 0% 물가증가율 수준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최종소비액 가운데 약 80%는 주민소비인데, 지난해 특징적인 것으로는 주택과 통신기기, 승용차 구입 등 고급소비가 늘어났다는 점을 들 수 있다.
그간 주로 기관용 구매품목에 속하던 승용차가 개인들이 구매에 뛰어들면서 판매량이 크게 늘어난 것이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볼 때, 새해 전체 소비증가율은 지난해보다 높지 않을 전망이다.
무엇보다도 지난해에는 공무원 임금의 대폭 인상 등 도시주민의 가처분 소득이 10.2% 증가하는 특수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 다음으로 살펴볼 게 바로 대외교역이다.
중국의 경우, 내수 위주의 성장패턴을 보이므로 순수출의 성장공헌도는 10% 정도로 낮은 상태다.
그럼에도 수출확대 속도가 매우 빨랐던 점은 지난해 두드러진 특징이라 할 만하다.
특히 98년 이래 줄곧 마이너스를 기록했던 순수출 증가율이 지난해에는 플러스로 반전됐다.
이로써 GDP에 대한 공헌도 역시 10% 수준으로 높아졌고, 결국 경제성장률을 0.7~0.8% 정도 높이는 효과를 가져왔다.
이런 결과는 세계경기 회복전망이 불투명해 수출증가를 기대하기 곤란하고 WTO 가입으로 수입이 확대되고 순수출이 더욱 감소해 경제성장이 내수에 더욱 의존하게 될 것이라던 세간의 예측을 뒤엎는 것이다.


원인 가운데 하나로 꼽을 수 있는 건 미국을 능가할 정도의 외국인 직접투자(FDI) 유입이 중국을 ‘세계의 조립공장’으로 만들고 있다는 점이다.
또한 미국 달러가 약세를 보임에 따라, 달러화에 연동된 중국 위안화가 변동환율제를 채택하고 있는 여타 국가들에 비해 상대적인 평가절하 효과를 가져왔다는 점도 생각해볼 수 있다.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가장 중요한 원인은 중국 기업, 특히 공업기업의 효율성이 점차 개선되고 경쟁력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반면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 부실채권과 누적되는 재정적자 규모는 새해 중국 경제가 당면한 커다란 암초가 될 가능성이 높다.
8%에 가까운 성장률을 달성하기 위해 정부가 재정지출에 더욱 의존하게 되면, 이제까지는 건전하다는 평가를 받던 재정분야도 자칫 부실해질 위험이 있다.
물론 새 지도부도 이런 문제점을 잘 인식하고 있는데다 총리 예정자인 원자바오를 조장으로 하는 ‘중앙금융안전지도소조’를 설립해 개선책을 마련하고 있기 때문에 단기적으로는 큰 문제가 발생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결론적으로 말해, 새해에도 중국 경제는 주로 내수에 의존하면서 고도성장을 유지할 것이다.
내수 중에서는 소비보다 투자에 의존하는 몫이 더욱 크다.
이런 사정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서부지역 개발에 따른 투자확대나 고급소비재 공략 등의 기회를 가져다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세계경제 전망이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에서 외자유치, 수출시장에서 지위강화를 꾀하고 있는 중국과의 경쟁에 대해서도 철저한 대비가 필요함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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