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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난청 심하면 소심해진다
[건강] 난청 심하면 소심해진다
  • 박현민/ 미래이비인후과 원장
  • 승인 2003.01.0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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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자녀를 둔 부모들은 방학이 시작되면 아이의 귀 건강에 관심을 가져야 할 것 같다.
시각, 청각적 자극을 즐기는 요즘 청소년들은 방학을 맞아 자기만의 세계에 빠져들기 마련이어서 학기중보다 취미생활에 몰입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휴대용 기기들이 널리 쓰이면서 청소년들은 한시라도 아무 일도 않은 채 있는 것을 병적으로 싫어한다.
이동중에 이어폰을 착용하는 것은 물론, PC방에서도 헤드셋을 낀 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가상 현실음을 즐긴다.
이렇게 하루 종일 귀를 혹사시키다 보면 귀가 먹먹하고 잘 들리지 않는 증세를 흔히 경험한다.
그러나 이를 무시하고 계속 방치하면 영영 귀가 안 들릴 수도 있는 만큼 손상을 입기 전에 예방해야 한다.


이런 증세를 흔히 소음성 난청이라고 하는데, 이는 뚜렷한 치료법이 없기 때문에 청소년기에 귀를 혹사하면 나이가 들수록 증세가 더욱 심해지는 특징이 있다.
개중에는 사회생활에 큰 장애를 겪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보통 소음성 난청이라고 하면 총성이나 폭발음 등 깜짝 놀랄 만한 소음을 연상하기 쉽다.
그러나 이보다 강도가 약한 소음이라도 장시간 노출되면 청각세포에 치명적 손상을 끼쳐 청각을 잃을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무릇 일상적 대화를 할 때 소리 강도는 50~60db에 해당한다.
통상 75db 이하의 소음은 난청을 유발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85db 이상의 소음에 둘러싸여 있다면 이때부터 청력은 손상을 받기 시작한다.
즉 매일 8시간씩 85db 이상의 소음에 귀가 혹사당할 경우 난청이 생기기 쉽다.
휴대용 CD플레이어나 카세트 등의 최대 음량은 무려 100db을 상회하므로, 이어폰 바깥으로도 그 음악이 또렷이 들릴 정도라면 이 또한 위험한 상태임을 나타낸다.
게다가 소리가 큰 록밴드의 음악은 약 110dB에 달한다.


일반적으로도 과다한 소음은 여러가지 신체장애를 불러일으킨다.
귀는 청각기능과 평형기능을 담당하므로 소음성 난청으로 평형기능 장애를 불러와 어지러움증이 생길 수 있다.
또 전신피로와 수면장애 외에 자율신경과 뇌하수체를 자극해 불안감을 유발하기도 한다.
순환기계에도 작용해 고혈압이 생길 수 있으며, 위장관 운동장애를 일으켜 소화장애를 가져올 수도 있다.
집중력을 흐트러뜨려 업무수행능력을 저하시키는 것은 물론이다.


소음성 난청의 초기 증상으로는 처음에 높은 음부터 잘 들리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증상이 발전하면 평상시 대화할 때도 상대방의 말소리가 안 들리게 된다.
이렇게 되면 자신도 모르게 라디오나 텔레비전의 소리를 높이게 되고, 영화관이나 공개방송, 연설회 때 남보다 앞에 앉아야만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단계에까지 이른다.
이쯤되면 자신의 말소리가 너무 크다고 주위 사람들이 느끼기 시작한다.
결국 소음성 난청인 사람은 남들 앞에서 말하기가 두려워 점점 성격이 소극적으로 변하기 쉽다.


이런 소음성 난청은 소음으로부터 귀를 보호하여 난청이 악화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최선의 치료이자 예방법. 아울러 볼륨을 높여 음악을 감상하는 습관도 철저히 고쳐야 한다.
헤드셋 착용도 마찬가지.

한편 공장 노동자나 교통경찰, 음악가, 사격장 주변 거주자, 노래방 직원 등도 적어도 1년에 한번쯤은 정기적으로 청각검사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리고 웅웅거리는 소리, 귀의 통증, 그리고 이명 등이 생기면 바로 소음지역에서 벗어나 청력 정밀검사를 받아야 한다.
한편 항생제, 이뇨제, 항암제, 진통제 등은 소음성 난청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이런 약제를 투여할 때는 반드시 전문의와 상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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