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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 '성공하는 사람들의 아름다운 습관…나눔'의 박원순 / 변호사
[초대석] '성공하는 사람들의 아름다운 습관…나눔'의 박원순 / 변호사
  • 이승철 기자
  • 승인 2003.01.0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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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누면 자신이 행복해집니다”

“나눔의 행복은 남을 위한 것이 아니라 자신을 위한 것입니다.
1%를 나누는 사람은 10%도 나눌 수 있고, 1%도 나누지 못하는 사람은 전혀 나누기 어려운 법이죠.” 1980년대에 인권변호사로 헌신했고 90년대에는 대표적 시민단체인 참여연대를 이끌었던 박원순(46) 변호사. 그가 ‘나눔의 전도사’로 변신했다.
박 변호사는 2002년 2월 정들었던 참여연대를 떠났다.
이후 기부회원만 벌써 3천명을 넘어선 ‘아름다운 재단’과 ‘아름다운 가게’의 상임이사로서, 우리 사회에 기부문화를 일상적으로 정착시키기 위해 애쓰고 있다.


80년대에 인권 변론 활동을 하면서도 그는 “상당한 부자였다”고 했다.
젊은 나이에 집을 사고 좋은 차도 굴려봤다.
그는 그 시절을 ‘탐욕의 궤도’에 올라 있었다고 표현했다.
“지금은 집도 팔았고 가진 것 없는 빈털터리지만 마음만은 훨씬 부자예요. 한창 돈을 벌 때는 더 좋은 집과 차를 바라고 남과 경쟁, 비교하기에 급급하며 여유를 몰랐죠.”

말하기는 쉽지만, 탐욕의 열차에서 내려 물질에 대한 집착을 버리는 것이 어떻게 가능했는지 궁금할 따름이다.
박 변호사의 답변은 의외였다.
“줄을 잘 서야 합니다.
” 여기서 ‘줄’이란 좋은 사람과의 관계를 뜻한다.
그는 책에서 고 조영래 변호사의 병상 조언을 언급하기도 했지만, 갑작스러운 신변 변화나 결단과정은 없었다고 강조했다.
오랜 세월 동안 좋은 사람들과 어울리며 변론과정 등 여러 사람과 우연한 관계에서 배우다 보니, 어느 순간 저절로 방법이 터득되더라는 얘기다.


박 변호사는 유학시절 미국의 기부문화를 눈여겨봤다.
주위의 평범한 사람이 자연스럽게 일상적으로 기부하는 것이 신기했단다.
그는 “부호 카네기가 돈을 버는 과정에서 노동자를 착취하는 등 잘못을 저질렀더라도, 나중에 재단을 만들어 재산을 사회에 환원함으로써 결국 아름다운 결실을 맺은 셈”이라고 다소 의외의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박 변호사가 제시하는 ‘1% 나눔’은 마음의 1%를 상징한다.
소득이나 유산의 1%일 수도 있고, 기업 이윤의 1%가 많다면 0.1%를 내도 좋다는 것이다.
“회원 중에는 구두를 닦으며 번 돈의 1%를 기부하거나, 장애인이 나라에서 주는 생활보조금의 1%를 내는 등 감동적인 사례가 많아요. 기부는 맘만 먹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입니다.


박 변호사는 마지막으로 ‘감성적’ 기부가 좀더 ‘이성적’ 기부로 바뀌기를 기대했다.
자신이 많이 배우지 못한 아쉬움으로 학교에 거액을 기부하거나 연말에 불우한 이웃을 돕는 것처럼, 우리 사회에는 감성적 기부의 비중이 너무 높다는 것이다.
여러 시민사회단체에도 더 많은 기부금이 전해지기를 바라는 게, 시민운동을 하느라 상당한 부채를 떠안고 있는 그의 당연한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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