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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위대한 기업으로 가는 길
[서평] 위대한 기업으로 가는 길
  • 이현호 기자
  • 승인 2003.01.0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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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은 마이크로칩이라는 한가지 분야에만 역량을 집중해 이 분야에서 다른 기업이 넘볼 수 없는 아성을 쌓았다.
현재 거의 모든 개인용PC에 인텔의 칩이 내장될 만큼 인텔은 세계 최대의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나이키는 운동화를 트랙이 아닌 거리에서도 신을 수 있게 만드는 새로운 시도로 성공한 기업이다.
미끄러지지 않는 ‘와플형 밑창’과 충격을 완화해주는 ‘에어시스템’은 전세계인들에게 나이키를 각인시키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또한 질레트는 갈아끼울 수 있는 이중면도날과 플라스틱 손잡이를 개발해 전세계 남성의 수염을 장악했다.


이들 기업은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 불리는 일례다.
이들은 전세계를 상대로 뛰어난 능력을 발휘할 뿐 아니라, 업계에서는 선도적 역할자로서, 혹은 성공 모델로 불리며 수많은 기업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그렇다고 이들 기업이 단 한번의 커다란 성과로 위대한 기업으로 불리는 것은 결코 아니다.
기업들 스스로가 위대함을 구축하기 위해 비전을 가지고 전략을 짜고, 그 위대함을 지속하기 위해 끊임없이 혁신하며 탁월한 전술로 사업을 강화해왔다.


전략 학습 및 경영전략 전문가 스탠퍼드대 경영대학원 교수인 짐 콜리스는 사업을 하면서 겪은 풍부한 비즈니스 경험에다 학문적 연구와 컨설팅, 기업의 자문, 그리고 발로 뛰며 현장을 돌아보고 수집한 사례분석을 보태 기존의 좋은 기업들도 노력 여하에 따라 얼마든지 위대한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해준다.
<위대한 기업을 위한 경영 전략>은 짐 콜린스가 동료인 윌리엄 레지어와 제자들과 함께 미국내 300여 기업을 탐방하며 조사·분석한 자료를 근거로 ‘위대한 기업’의 개념과 조건, 요소를 잘 설명해준다.
기존 기업을 위대한 기업으로 만들고 싶은 기업가를 위해, 자신의 기업을 특별하고 칭찬받을 만한 기업, 자부심을 느낄 만한 알찬 기업, 그래서 업계에서 가장 성공한 기업으로 수세대에 걸쳐 위대한 기업으로 남을 수 있는 방법을 이 책은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한마디로 위대한 기업을 위한 조건이 무엇이냐에 대한 해답을 준다고나 할까.


위대한 기업의 네가지 기준


그럼 과연 위대한 기업이란 어떤 기업을 말하는 것일까? 저자는 크게 네가지 기준을 충족하는 기업을 위대한 기업으로 정의한다.
첫째는 성과를 이뤄내야 한다.
경영에 무리가 없도록 효율적 운영을 통해 수익을 창출해야 하고 경영자와 사주가 설정한 여타 목표를 달성해야 하는 것이다.
둘째는 영향력을 미칠 수 있어야 한다.
적절한 혁신과 규모만으로도 업계 발전을 위해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셋째는 명성을 얻어야 한다.
대표 모델로 업계 외부의 사람들에게도 칭찬받고 가치를 인정받아야 하는 것이다.
넷째는 지속성을 가져야 한다.
수십년 넘게 건전함을 유지하고, 동시에 수세대에 걸쳐 자기를 경신해야 하는 것이다.
여기서 지속적이라 함은 대략 100년 이상을 유지한다는 걸 뜻한다.


그렇다고 기업이 위대함을 얻기 위해 이 네가지 기준을 반드시 충족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이 세상에 문제점이 전혀 없는 기업은 없다.
훌륭한 운동선수도 슬럼프를 겪듯, 위대한 기업도 때에 따라 요동치고 짧게나마 명성에 금이 갈 수도 있다.
다만 위대한 기업은 슬럼프나 부상에서 회복하는 훌륭한 선수들처럼 곧 어려운 시기를 슬기롭게 이겨내고 회복할 수 있어야 한다.
어떤 기업이든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모든 정책과 활동에 대해 건전한 믿음을 가져야 한다.
기업의 위대함은 이같은 믿음을 고집스럽게 밀고 나가는 것에서 비로소 시작된다.
아울러 기업은 이같은 믿음 외에도 기업의 모든 요소를 변화시킬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믿음의 중요성을 인식했다면 이제 위대한 기업이 되기 위한 다양한 조건을 생각해보자. 위대한 기업들이 갖춰야 할 기본 요소는 크게 리더십, 비전, 전략, 혁신, 전술 등으로 구분된다.
우선 효율적 리더십이 있어야 한다.
뛰어난 전략, 최고의 전술도 형편없는 리더십에 압도당하면 무용지물이 되기 때문이다.
둘째는 미래에 대한 강력한 비전을 가져야 한다.
무엇 때문에 기업활동을 하는 게 그토록 중요하며, 어떻게 어려움을 헤쳐나갈 것인가를 계획하기 위해서다.
셋째는 비전을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 전략을 세우는 것이다.
넷째는 창조성을 부단히 개발하고 발전시키기 위해 기업에 대한 흥미를 유발시키는 혁신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는 비전과 전략을 성공시키기 위한 탁월한 전술을 지속적으로 창출해야 한다.



원칙 지키기, 출발점이자 골인점


이 책에서는 대표적 위대한 기업으로 존슨앤존슨, 휴렛패커드, IBM, 3M, 월마트, 페덱스, 파타고니아, 빈, 미세드 필즈 쿠키 등을 꼽았다.
일례로 레온 레온우드의 ‘L.L 빈’을 살펴보자. 빈은 1911년에 창업됐다.
고객이 납득할 만한 가격에 제품을 팔고 고객을 친구처럼 대하며 사업에 최선을 다하자는 게 창업이념이다.
하지만 ‘빈’이 위대한 기업으로 꼽히는 이유는 그의 창업이념이 아니라, 그의 진실한 행동에 있다.
그는 무조건 반품이라는 원칙을 세워놓고 고객이 100% 만족할 수 있도록 했다.
32년 전에 판매한, 한번도 입지 않은 옷도 그때의 시가 그대로 반품받는 것이다.
여기에는 헌신적으로 일하는 직원과 창업주의 철학이 뒷받침하고 있다.
결국 기업이 위대함을 얻고 그걸 유지하기 위해서는 리더십을 중심으로 비전과 전략, 혁신, 전술 등이 동일선상에 서 있어야만 가능하다는 걸 잘 보여준다.


한편 짐 콜리스가 위대한 기업으로 손꼽은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들에게 동일하게 던졌던 질문이 시사하는 속뜻을 한번쯤 되새겨볼 만하다.
“성공비결이 무엇인가요?”라는 질문에 그들은 한결같이 대답했다.
“비결 같은 것은 없는데요. 그냥 열심히 했는데.” 위대한 기업으로 가는 길은 이미 알고 있는 성공전략을 항상 실행하려 했다는 데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즉 특별한 비밀스러움을 강조하기보다는 당연한 원칙을 지킬 줄 아는 것, 그것이 바로 기업에는 위대함의 출발점이면서 동시에 골인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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