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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경제뉴스의 두 얼굴'의 제정임 / 칼럼니스트
[초대석]'경제뉴스의 두 얼굴'의 제정임 / 칼럼니스트
  • 이현호 기자
  • 승인 2003.01.10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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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일간지들은 경제 섹션을 도입해 경제뉴스를 쏟아내고 독자들은 경제정보의 바다에서 허우적대고 있죠. 하지만 독자들은 홍보성 기사가 많은 지면을 채우거나, 대기업의 비리를 폭로하는 기사가 거액의 광고와 맞바꿔지는 현실은 전혀 모릅니다.
” '경제뉴스의 두 얼굴' 저자 제정임(40) 칼럼니스트는 경제기사에서 언론의 왜곡이 심화되면 경제구조의 모순과 분배의 불평등이 더 고착화된다고 지적한다.
경제뉴스가 바로 서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독자의 비판이 중요하다고 그는 강조한다.


제정임씨가 경제뉴스의 중요성에 눈을 돌린 것은 외환위기를 겪으면서부터다.
당시 '국민일보' 경제부 기자로 일하고 있었지만 외환위기를 속수무책으로 지켜봐야만 했다.
명색이 경제부 기자였지만 사전에 외환위기를 감지하지도, 사후에 어떤 대책도 마련하지 못했다.
국가 경제가 위기에 처했다는 현실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그는 이런 당혹감에서 신문사에 사표를 내고 대학원 박사과정에 진학했다.
그는 학업에 방해받지 않는 선에서 프리랜서 칼럼니스트로도 나섰다.
KBS 라디오 '생방송 열린 아침'에서는 경제뉴스 브리핑과 해설을, '경향신문' ‘정동칼럼’에서는 경제평론을 시작했다.
이를 통해 저자는 한국 언론이 경제뉴스를 얼마나 왜곡하는지 꼼꼼히 따져보는 체험을 했다.
이런 체험이 '경제뉴스의 두 얼굴'이라는 책을 펴내는 데 밑거름이 됐음은 물론이다.


제정임씨는 이 책에서 한국 언론을 신랄하게 비판한다.
사치풍조를 나무라는 경제뉴스의 근엄한 얼굴 뒤에 광고인지 정보인지 모를 기사를 실어 독자를 우롱하고 있다고 진단한다.
예컨대 주가가 크게 뛴다면 빚까지 내가며 주식을 사게 유도하고는, 정작 주가가 빠지면 예측을 잘못한 증권사만 몰아붙인다.
‘인물 무리하게 띄워주기’가 분명한 인터뷰 기사도 많은 지면을 차지한다.
그러나 가장 심각한 문제는 보도자료 베껴쓰기와 선정적 보도가 난무하는 반면 제대로 된 탐사보도는 찾아보기 힘든 현실이다.


그렇다고 제정임씨가 이런 현실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본인 스스로도 현역기자 생활에서 경험하고 느꼈던 부분이라고 솔직히 털어놓는다.
하지만 그는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비판적 시각에서 경제뉴스가 바로 서기 위한 방법을 제시했다.
먼저 기자가 변하고, 언론사가 변하고 독자가 변해야 한다는 해법이다.
특히 이 해법을 실천하기 위해서는 외부에서 언론시장을 감시할 수 있는 공정한 제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이 책이 기자를 포함한 언론집단이 반성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나아가 이것이 공론화돼 독자들이 왜곡 언론을 외면하도록 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되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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