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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드칼럼] 오영교 /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사장
[리드칼럼] 오영교 /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사장
  • 이코노미21
  • 승인 2003.01.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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험난한 세계시장의 파고를 넘기 위해서는 우리 수출을 중저가 물량 위주의 허약 체질에서 품질과 기술력, 브랜드가 복합된 고부가가치 하이테크형의 건강한 근육질 체질로 바꿔야 한다.


세계는 급변과 혼돈의 시대에 있다.
IT 기술의 발달과 디지털화, 네트워크화로 공간개념이 희박해지고 기업들의 해외투자, M&A, 글로벌 소싱을 통해 ‘글로벌 최적 생산체제’ 구축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중국 등 신흥 경제의 부상으로 세계 생산능력이 확충된 반면 세계적 불황과 수요침체로 공급과잉 현상을 보이며 산업별 경쟁도 격화되는 양상이다.
또한 WTO 다자간 협력에도 불구 FTA와 같은 지역무역협정이 기승을 부리는 등 통상마찰 회피와 안정적 시장 확보를 위한 국가간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1628억달러의 수출과 108억달러의 무역수지 흑자라는 성적표를 거두었고 GDP와 수출 모두 세계 13위의 경제규모로 성장했다.
그러나 아직도 특정 품목에 대한 높은 수출편중도와 대일 무역역조, 낮은 국가이미지와 기업하기 어려운 나라라는 인식 등 풀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중국에 대한 IT 및 반제품 수출이 증가하고 있지만 제조업의 이전으로 국내산업의 공동화라는 숙제를 남겼다.


더욱이 올해는 벽두부터 이라크 전쟁 발발 가능성이 높아지고 북한 핵사태가 심각성을 더해가고 있다.
중남미 금융위기 재현에 대한 불안과 지역주의 심화 등 넘어야 할 파고는 높다.
세계경제의 불황이 길어지면서 수입 규제도 더욱 기승을 부릴 것이다.
우리는 과연 목표대로 올해 수출 1760억달러, 2005년 수출 2천억달러를 달성하고 나아가 2010년까지 교역량 6천억달러로 세계 8위의 무역대국이 될 수 있을까?

외부적인 변수에 크게 좌우되는 중저가 물량 위주의 수출로는 장기적인 수출 증대를 보장할 수 없다.
따라서 고품질·고부가가치형 수출정책으로 일대 전환해야 하며, 부품소재와 정보지식서비스가 복합된 수출, 해외투자·자원개발과 연계된 네트워크형 수출로 체질을 개선해나가야 한다.


필자는 2001년 4월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사장에 부임한 이후 끊임없는 혁신으로 최고의 생산성을 내는 조직으로 변화시키기 위해 노력해왔다.
우리나라의 수출이 살기 위해서는 선두에 서 있는 KOTRA부터 변해야 한다는 신념 때문이었다.
능률과 성과 위주로 사업이 리모델링되면서 과거 전통적인 수출촉진 전략에서 벗어나 시장별로 차별화된 진출 전략이 적용되고 있다.
미국의 정부조달, 유럽의 대형 유통망 진출, 일본 글로벌소싱 참여 등에 힘을 쏟고 있고 중국·베트남·인도·독립국가연합(CIS) 등 신흥시장의 특성에 맞는 최적 전략품목을 선정하여 마케팅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해외시장은 우리에게 기회와 위험을 동시에 제공하고 있다.
불황의 터널이 길수록 그만큼 회복의 속도와 폭도 클 것임을 암시하며 전쟁위기가 감도는 중동시장은 한차례 전후 복구라는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중국의 부상은 위협적인 경쟁상대의 출현을 의미하지만 내수시장 확대와 소득수준의 향상으로 많은 기회요인을 제공할 것이다.
중국과 직접 경쟁하거나 경계심을 갖기보다는 중국의 발전단계에 맞추어 고가품, 부품소재 시장과 IT·BT·ET 등 신산업 분야 선점을 위한 하이테크 분야로 우리의 산업을 재편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수출은 그 나라의 경쟁력을 재는 척도다.
국내시장에서 벗어나 강자가 활보하는 해외시장에서 살아남는 상품은 그 기업의 경쟁력, 나아가 국가의 경쟁력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를 위해 기업들의 과감한 기술개발, 품질향상과 경영혁신 노력이 있어야 하며, 무역인력 양성과 전시사업, 전자무역과 물류, 무역지원체제 등 기초체력 육성을 위한 정부의 노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정부와 기업 각 주체가 혼연일체가 되어 미래를 대비해나갈 때 우리의 수출은 근육질의 건강한 체질로 거듭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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