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이라면 허무맹랑한 이야기라고 굳게 믿었겠지만, 이제는 성큼성큼 다가오는 사이버 세상의 구체적인 모습 덕에 상상의 날개가 저절로 펼쳐진다.
이홈의 김홍식(53) 사장은 그 상상력을 가정으로 연결했다.
그가 구상한 것은 사이버 세상에 또 하나의 우리 집을 세우는 것. 바로 인터넷에 가족 사이트를 분양해 사이버에서 또 다른 가정생활을 느끼도록 하는 것이다.
김 사장은 지난해 여름까지 한솔CSN의 사장으로서 우리나라 전자상거래산업을 열어왔다.
삼성그룹 비서실, 삼성물산을 거쳐 한솔CSN 초대 사장으로서 미국에서도 어렴풋하게 가능성만 있었던 전자상거래를 우리나라에서 토착화하는 데 7년을 쏟아부은 것이다.
이홈은 그가 한솔CSN 사장으로 있으면서도 줄곧 생각해온 사업 아이템이었다.
이홈은 사이버 안에서 여러가지 방법으로 가족의 끈을 더욱 강하게 느낄 수 있도록 만들어준다.
신혼부부는 이홈을 통해 결혼식 방문객을 받고 초청도 한다.
대화가 부족했던 가족 구성원들은 이홈 안에서 커뮤니케이션을 늘릴 수 있다.
노부모를 부양하고 있다면 그분들의 생전 모습과 기록을 이홈에 남겨 후대 자손들이 직접 그분들을 느낄 수 있도록 도와준다.
유학이나 이민 등으로 가족이 흩어져 있다면 이홈에서 가족을 확인할 수 있다.
가장이라면 따로 들었던 보험이나 저축 기록 등을 개인 비밀금고에 보관해 불의의 사태가 일어났을 때 가족들이 당황하지 않도록 도와줄 수도 있다.
김 사장은 이홈을 통해 인터넷을 진정한 생활문화로 자리잡게 하고 싶다.
특히 김 사장이 가장 관심을 가지는 것은 가정 기록문화가 인터넷을 통해 살아나는 것이다.
“가정생활이 한 개인에게 끼치는 부분이 상당한데, 아무런 기록이 남아 있지 않습니다.
예전엔 일기나 개인금고, 사진첩 등에 각각 흐뜨려놓아 가족의 흔적을 남기곤 했습니다.
이런 걸 이젠 인터넷에 기록하게 하는 겁니다.
그러면 개인사, 가족사까지 영구히 남게 되지 않겠습니까?” 이제 사이버에 집이 들어서고 마을이 들어서는 것이 현실로 다가왔다.
그 다음엔 또 무엇이 생길까, 궁금증은 점점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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