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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김홍식 / e홈 사장
[사람들] 김홍식 / e홈 사장
  • 김윤지 기자
  • 승인 2003.01.3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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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매트릭스'가 섬뜩함을 던져줬던 것은 조만간 우리 앞에 사이버 세계가 현실세계를 지배하는 시대가 실제로 펼쳐질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예전이라면 허무맹랑한 이야기라고 굳게 믿었겠지만, 이제는 성큼성큼 다가오는 사이버 세상의 구체적인 모습 덕에 상상의 날개가 저절로 펼쳐진다.
이홈의 김홍식(53) 사장은 그 상상력을 가정으로 연결했다.
그가 구상한 것은 사이버 세상에 또 하나의 우리 집을 세우는 것. 바로 인터넷에 가족 사이트를 분양해 사이버에서 또 다른 가정생활을 느끼도록 하는 것이다.


김 사장은 지난해 여름까지 한솔CSN의 사장으로서 우리나라 전자상거래산업을 열어왔다.
삼성그룹 비서실, 삼성물산을 거쳐 한솔CSN 초대 사장으로서 미국에서도 어렴풋하게 가능성만 있었던 전자상거래를 우리나라에서 토착화하는 데 7년을 쏟아부은 것이다.
이홈은 그가 한솔CSN 사장으로 있으면서도 줄곧 생각해온 사업 아이템이었다.


이홈은 사이버 안에서 여러가지 방법으로 가족의 끈을 더욱 강하게 느낄 수 있도록 만들어준다.
신혼부부는 이홈을 통해 결혼식 방문객을 받고 초청도 한다.
대화가 부족했던 가족 구성원들은 이홈 안에서 커뮤니케이션을 늘릴 수 있다.
노부모를 부양하고 있다면 그분들의 생전 모습과 기록을 이홈에 남겨 후대 자손들이 직접 그분들을 느낄 수 있도록 도와준다.
유학이나 이민 등으로 가족이 흩어져 있다면 이홈에서 가족을 확인할 수 있다.
가장이라면 따로 들었던 보험이나 저축 기록 등을 개인 비밀금고에 보관해 불의의 사태가 일어났을 때 가족들이 당황하지 않도록 도와줄 수도 있다.


김 사장은 이홈을 통해 인터넷을 진정한 생활문화로 자리잡게 하고 싶다.
특히 김 사장이 가장 관심을 가지는 것은 가정 기록문화가 인터넷을 통해 살아나는 것이다.
“가정생활이 한 개인에게 끼치는 부분이 상당한데, 아무런 기록이 남아 있지 않습니다.
예전엔 일기나 개인금고, 사진첩 등에 각각 흐뜨려놓아 가족의 흔적을 남기곤 했습니다.
이런 걸 이젠 인터넷에 기록하게 하는 겁니다.
그러면 개인사, 가족사까지 영구히 남게 되지 않겠습니까?” 이제 사이버에 집이 들어서고 마을이 들어서는 것이 현실로 다가왔다.
그 다음엔 또 무엇이 생길까, 궁금증은 점점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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