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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경기부양, ‘안개’ 거친 후 검토해야
1. 경기부양, ‘안개’ 거친 후 검토해야
  • 정리=이원재 기자
  • 승인 2003.02.1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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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한영 “최근 소비는 자산효과에 의해서 큰 영향을 받는다.
특히 주가가 중요한 변수다.
문제는 지금 주가도 상당히 어렵다는 것이다.
그러니 소비의 둔화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신후식 “우리 주식시장은 외국인 투자가가 30%인 데 반해 국내 기관투자가가 10%밖에 안 된다.
국내 투자기반을 마련해야 시장이 안정되고 소비심리에도 좋은 영향을 끼친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게 연기금 투자기반 확충이다.
허찬국 “대선이 끝나면서 불확실성이 사라지리라고 기대했는데, 북핵 사태도 새로운 문제로 떠오르고 새 정부 정책기조도 자꾸만 혼미한 상태다.
그래서 기업들이 투자를 망설이고 있다.
'Economy21'은 최근 빠르게 위축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경기를 긴급 진단하는 좌담회를 열었다.
국책연구소인 한국금융연구원, 전국경제인연합회 부설 한국경제연구원, 그리고 대우증권으로부터 이코노미스트들이 나와 각각 정부쪽 연구소, 기업쪽 연구소, 증권시장 리서치쪽의 시각으로 현재 경기를 진단하고 대응책을 제시했다.
참석자들은 이 자리에서 “당장 경기부양책을 쓰는 것은 무리”라면서 “지정학적 리스크가 해소된 뒤에 경기 관련 정책을 검토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또 “올해 경제성장률은 현재 한국은행 전망치인 5.5%보다 낮게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최우성 최근 경기상황을 다들 어떻게 진단하고 있나. 신후식 아직 수출은 기대해도 괜찮다.
수출의 절대액이나 증가율은 큰 문제가 없어 보인다.
문제는 내수다.
대표적인 게 12월 도소매판매지수가 얼마 안 늘었다는 것이다.
자동차 판매도 내수는 줄었다.
소비가 많이 나빠지고 있다는 것이다.
사실은 투자가 더 중요한데, 투자는 아직 크게 둔화되는 수치는 아니다.
통계청 조사 결과 12월에 전년 동기 대비 2.5% 증가한 걸로 나왔다.
11월보다는 둔화했지만 아직은 괜찮은 수치다.
1월 중에 자본재 수입액도 전년 동기 대비 26% 늘었다.
대기업들, 특히 삼성전자 등 IT 관련기업들이 투자를 늦추면 경쟁력이 떨어지니까 투자를 안 할 수가 없는 거다.
기업 부도율도 낮다.
그러고 보면 전체적으로 수출은 괜찮은데 내수, 소비가 문제인 것이다.
많은 이코노미스트들이 미국-이라크 전쟁 이후를 걱정하고 있다.
허찬국 현재의 진짜 문제는 미국-이라크, 미국-북한의 갈등이 기업심리와 가계심리를 압박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선이 끝나면서 불확실성이 사라지리라고 기대했는데, 북핵 사태도 새로운 문제로 떠오르고 새 정부 정책기조도 자꾸만 혼미한 상태인 것으로 나타나면서 오히려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지금 당장의 지표보다는 이런 경제 외적인 요인들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히 클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정한영 예전의 경기 사이클에 비해서 소비둔화 속도가 상당히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
앞으로 소비가 어느 정도 경제를 뒷받침해줄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그런데 최근 소비는 자산효과에 의해서 큰 영향을 받는다.
특히 주가가 중요한 변수다.
문제는 지금 주가도 상당히 어렵다는 것이다.
그러니 소비의 둔화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애초 5.5%로 예상됐는데, 유가상승분만 따져도 상당히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우리 경제는 유가가 1달러 오를 때 GDP성장률이 0.1%포인트 줄어든다.
지난해 배럴당 24달러이던 두바이유가 요즘처럼 평균 30달러 정도가 된다면, 연간성장률이 애초 5.5%에서 5%로 떨어진다.
수출은 여전히 살아 있다.
사실 외환위기 때도 수출이 많이 줄지는 않았다.
올해도 수출은 8~9% 늘어날 것이다.
기업투자는 상반기에 전년 같은 기간 대비 5% 정도 늘어나는 것으로 예측했는데, 될 것 같다.
그런데 하반기에 투자 증가율이 10~15% 정도가 돼야 GDP가 5.5% 성장하는데, 이것도 어려울 것 같다.
투자는 상당히 위축될 거다.
예전의 경기둔화기와 차이나는 점이 있나. 경기순환 사이클이 짧아지고 있다.
98년에서 2000년까지 확장기간은 2년이었다.
이것도 그전보다 3년에서 줄어든 거다.
그런데 바로 뒤 하강국면은 1년으로 짧아졌다.
이번에도 경기 확장국면이 1년을 채우지 못하고 하강국면으로 넘어가고 있다.
그러니 회복도 6~8개월 만에 올 수 있다.
미국 경제가 회복된다면 4분기에 회복이 가능하다고 본다.
사이클이 짧아졌다는 것은 동의한다.
그런데 이제는 사이클 내에서도 변동폭이 상당히 크다.
지난해 3분기 미국 성장률이 4%였는데 4분기는 0.7%였다.
굉장히 큰 폭이다.
전체적으로 과거와 같은 장기 트렌드에서의 사이클을 정의하기가 참 힘들다.
인터넷으로 정보가 매우 빨리 순환하기 때문이다.
시장에 기대가 바로 반영되고 있다.
그래서 소비자신뢰지수나 제조업 생산활동지수도 주가와 밀접하게 연동되는 모습을 보인다.
미래에 대한 지표가 없으니까 주가에 기대는 것이다.
요즘 정부에서는 경기부양 얘기가 조금 나오기도 했다.
내수 경기부양 가능성과 효과에 대한 생각을 나눠보자. 2000년 초에 건설로 경기부양을 많이 했다.
2001년 말부터는 가계 대출을 늘리면서 소비를 많이 늘렸다.
결국 건설투자와 소비를 통한 부양은 이미 했다.
더 이상 할 수 있느냐는 의문이 든다.
금리를 낮게 유지하니까 시중 부동자금이 350조에서 400조원 정도가 떠다니며 은행권, 비은행권, 주식시장, 부동산시장으로 돌면서 경제 불안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러면 금리인하로 소비진작을 해야 하느냐, 이건 신중해야 한다.
부동산시장과 가계 대출을 자극할 가능성이 있다.
결국 설비투자를 늘리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그런데 설비투자는 기업이 결정할 문제다.
정부는 기업이 안정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주면 된다.
이익실현이 늦어지는 생명공학이나 신소재 사업들은 장기투자가 가능하도록 정부가 나서주는 것도 좋겠다.
이라크 전쟁과 같은 단기적 지정학적 리스크가 해소된 다음에 부양책을 쓰더라도 써야 한다.
수출이 얼마나 나빠질지를 일단 확인하고 정책을 써도 괜찮다.
투자에 대해서는 나는 낙관적이다.
수출이 25% 늘 것인데, 수입이 굉장히 준다면 문제지만, 수입도 아직은 늘고 있다.
기업들이 기본적으로 투자를 하고 있다고 보인다.
재정지출 규모 자체는 쉽게 늘릴 수 없을 거다.
올해부터 공적자금 상환액도 커진다.
여기다 노무현 당선자가 재정을 늘려서 복지를 늘리겠다는 얘기를 많이 했기 때문에, 재정을 경기부양에 쓰기 위해 늘리기는 좀 어렵다고 본다.
결국 소비를 통해 부양하는 게 가능하다.
그러나 단기적으로 금리인하를 통한 소비진작은 산업 전체에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장기적으로도 내수 위주로 가면 경상수지 적자가 커지면서 나라 경제 운용에 어려움이 생긴다.
GDP 대비 총외채 규모가 현재 30% 미만인데, 이게 30%를 넘어가면 중채무국이 된다.
내수 위주 경제구조는 외채 구조의 안정성을 저해하면서 경제 불안을 가져올 가능성이 있다.
정부에서 재정 지출을 고려하고 있다고 한다.
충분히 생각해볼 수 있는 시점인 것 같다.
소비나 투자 모두 그렇게 특별히 좋아질 것 같지가 않다.
그러니 재정정책 조기집행을 통해서 부양 모멘텀을 주는 걸 고려할 수 있겠다.
그러나 그 효과는 그렇게 크게 기대하지 못할 것 같다.
올해 투자가 는다고는 하지만, 확장적으로 생산능력을 늘리는 투자는 거의 없었다.
지정학적 요인도 있고 새 정부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나 불안감이 있는 것 같다.
어쨌든 내수에 기대를 걸기는 좀 힘들지 않겠나 싶다.
노무현 당선자가 말한 가계 대출 억제 완화 대책은 효과를 좀 발휘할 것으로 보나. 가계 대출이 최근 두세 달은 안정됐다.
그런데 정말 안정됐다고 확신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
기업이 투자를 안 하면 은행들이 기업에 대출을 못 할 것이고, 결국 다시 가계로 선회하게 된다.
그러면 다시 가계 대출이 늘어날 수 있는 것이다.
규제를 풀어서 경기를 부양하는 건 미봉책에 불과하다.
최근 몇년간 건설투자, 소비부양을 통해서 높은 경제성장을 달성한 것은 물론 잘한 정책이다.
그러나 지난해 3월 경기과열론으로 부동산 급등 문제 등이 나오면서 반대로 안정화 정책을 펴야 할 때에 적절하게 금리를 올리지 못했다.
강도 높은 안정화 대책을 쓰지 못했기 때문에, 지금 다시 안정화 대책을 풀면 예전과 같은 상황이 된다.
선심성 경기부양은 잘 쓰는데 안정화는 대응이 늦은 상황이 이어진다는 것이다.
생각이 좀 다르다.
가계 대출은 지금 상황이면 올해는 큰 이슈가 될 문제는 아닌 것 같다.
위축된 투자가 연내에 좀 풀릴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가. 또는 이걸 끌어내기 위해 필요한 조치가 뭐가 있을까. IT 투자에서는 과잉 투자가 해소되지 않고 있다.
사실 컴퓨터쪽에서 기술혁신이 일어나야 PC나 반도체 칩에 대한 수요가 나타난다.
좀더 편리한 운영체제가 나타나지 않는 한 그렇게 늘어나지 않을 것 같다.
자동차, 조선 같은 곳에서도 더 이상 생산능력을 늘릴 수 있는 상황은 아닌 것 같다.
기업에 있는 분들도 어디에 투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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