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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리어]CEO 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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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용인 기자
  • 승인 2003.02.2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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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찰력 갖고 시너지 추구하라 ‘시너지’란 독립된 두 단위의 협력을 통해 단순 합산 이상의 효과를 내고자 하는 것을 말한다.
재계에서도 시너지라는 말이 경영화두가 된 지 오래다.
이제 대부분 기업들은 신규 사업을 벌일 때나 기존 사업을 재편할 때, 그리고 인수합병을 추진할 때 ‘시너지 효과’를 가장 최우선적 판단기준으로 삼고 있다.
하지만 기업들의 시너지 추구 노력이 항상 바람직한 결과를 낳는 것만은 아니다.
전형적인 시너지 전략이라고 할 수 있는 인수합병(M&A)의 결과가 대부분 실패로 끝나버리는 것도 이를 방증한다.
도대체 무엇이 문제일까. LG경제연구원은 최근 펴낸 ‘시너지 경영의 성공요건’이란 보고서에서 잠재 시너지의 성과를 실현하기 위한 세가지 방안을 제시한다.
우선 성공적 시너지 전략을 위해선 자원 관련성을 살펴보아야 한다.
하지만 실패한 기업들은 시너지가 가능한지를 자원간 관련이 아니라 제품간 관련성에서 찾는 경우가 많다.
예컨대 산업용 온도계를 생산하는 미국의 한 기업은 새로운 수익원으로 가정용 온도계 시장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이 기업은 3년 동안 적자에 허덕이다가 결국 가정용 온도계 사업을 포기한다.
산업용 온도계와 가정용 온도계는 최종 제품으로서는 상당한 연관이 있는 것처럼 비친다.
그러나 산업용 온도계의 핵심 자원은 연구개발 능력과 주문성인 반면, 가정용 온도계의 핵심자원은 제품 디자인이나 포장이라는 사실을 이 기업은 간과했다.
두번째로는 관리 역량을 점검해야 한다.
인센티브 제도 정립이나 부문간 이기주의, 조직간 갈등 따위를 해결할 수 있는 관리 능력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IBM에서는 경영 시너지를 위해 공통의 고객 데이터 서비스, 공통의 주문 처리 시스템, 공통의 부품번호 시스템 등을 도입했다.
겉보기에도 기업에서 마땅히 하나로 통합되어야 할 일들이었다.
하지만 고객 데이터를 통합하는 경우 영업사원들은 영업의 가장 중요한 자산인 고객정보를 잃어버리는 꼴이 된다.
때문에 IBM은 통합 시스템 도입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조직 적합성’(Organizational Fit)을 고려해야 한다.
잠재 시너지가 있더라도 조직간 어울림이 가능한지 살펴보지 않는다면 나중에 기업은 ‘원인 모를’ 낭패를 겪는다.
경영의 대가라는 제너럴일렉트릭(GE)의 잭 웰치 회장도 1980년대 투자은행인 키더피보디 인수에 실패한 경험이 있다.
막상 인수를 했지만 키더의 개인적인 조직문화가 GE의 공동체 문화와 판이하게 달랐기 때문이다.
이런 실패를 바탕으로 웰치는 90년대 중반 ‘커다란 문화적 차이’를 이유로 실리콘밸리의 하이테크기업 인수를 포기한다.
시너지 추구는 기업이 생존하고 성장해나가기 위한 피할 수 없는 선택이다.
하지만 깊이 있는 통찰력 없이 이루지는 시너지 추구는 오히려 기업의 쇠망을 재촉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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