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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마낙길 현대자동차 혜화지점장
[사람들]마낙길 현대자동차 혜화지점장
  • 이승철 기자
  • 승인 2003.03.07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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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구도 영업도 룰 지키면 성공”


배구코트를 누비던 ‘야생마’ 마낙길(36)씨가 2월4일부터 모교인 성균관대 근처 현대자동차 혜화지점장으로서 제2의 전성기를 준비하고 있다.
30대에 지점장이 되는 것은 보기 드문 파격이다.
함께 발령받은 200여 지점장 중 최연소이기도 하다.
마낙길 지점장은 1986년 아시아청소년대회 결승에서 중국을 물리쳤고, 87년 세계청소년대회에서 세계 최강 쿠바까지 꺾고 우승을 일궈내는 등 어릴 적부터 최고의 선수였다.
성인무대에서도 89년, 93년 아시아선수권을 챙기는 등 국제무대에 강한 대형 선수로 명성을 날렸다.


그러던 그도 97년 소속팀(현대자동차서비스)의 같은 포지션에 후인정 선수가 입단하면서 출전시간이 점점 줄었다.
여기에 허리부상이 겹치자, 팬들에게 좋은 뒷모습을 남기고 싶다는 생각으로 과감히 코트를 떠났다.
그후 현대자동차 분당, 강남, 용인지점 등을 거치며 새로운 인생에 도전했고, 마침내 올해 과장승진과 함께 지점장 발탁이라는 경사를 맞았다.


그는 기자를 만나자마자 “방금 배구계 인사들의 모임인 ‘배구사랑’에 다녀왔다”며 상기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지금까지 누가 불러도 배구계 모임에 안 나갔지만, 이제 지점장의 꿈을 이뤘으니 흔쾌히 참석했어요.” 강한 승부근성으로 유명했던 마 지점장은 “배구에서 1등한 사람이 다른 일도 남다르게 잘한다는 평가를 듣고 싶어서, 지점장이 된 뒤에나 딸의 손을 잡고 배구장을 찾기로 결심했다”고 은퇴 당시를 돌이켰다.


“처음 지점업무를 시작할 때는 운동선수 출신에 대한 편견과 우려가 강했죠. 하지만 운동하면서 배운 단합력과 어려움을 이기는 법을 잘 발휘했고, 지원업무를 하면서도 제 인맥을 최대한 활용, 영업분야에 도움을 줘서 점수를 땄나 봐요.”

그가 맡은 혜화지점은 현재 서울 서북부지역에서 1위를 달릴 정도로 실적이 탄탄하다.
이대로 간다면 최우수지점으로 선정될 것이라는 꿈에 부풀어 있다.
“1위를 지키기가 더 부담스럽잖아요. 하지만 직원들도 본사와 협조가 이전보다 훨씬 잘된다면서 나에 대한 기대가 커요.”

그가 터득한 영업의 비결은 뭘까. 그는 요즘 배구계의 침체가 ‘이경수 파동’ 등 배구협회의 무원칙 때문이라며, “영업에서도 명확한 룰과 기준을 제시하지 않으면 직원이 따라오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또 선수시절 소속팀이 화려한 멤버를 갖고도 조직력을 앞세운 고려증권에 번번이 무너졌던 경험을 되새기며, “누가 시키니까 움직이는 사람은 철저히 준비한 사람에게 질 수밖에 없다”고 직원들에게 강한 집중력을 주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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