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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리장성 넘어 대륙으로
1.만리장성 넘어 대륙으로
  • 이현호 기자
  • 승인 2003.03.14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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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합작법인 설립 등 잰걸음… GM대우차, 하반기 본격 ‘시동’ 걸 듯 최근 미국의 '뉴욕타임스'는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해외 투자자들에게 가장 인기있는 투자대상국 1위로 올라설 것이라고 보도했다.
중국 국가통계국도 이에 맞장구치듯 “2002년 국내총생산(GDP)이 대망의 10조위안(약 1500조원)을 돌파해, 세계 6위의 경제대국으로 올라섰다”고 잇달아 발표했다.
중국이 2001년 11월 세계무역기구(WTO) 회원국으로 정식 가입한 이후 세계 시장에서 위상이 더욱 높아지고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세계 어느 나라든 산업의 미래를 보장받으려면 반드시 중국 시장을 거쳐야 하는 시대가 왔다.
이 ‘차이나 드림’의 중심에 서 있는 것이 바로 자동차 산업이다.
그렇다면 중국의 자동차시장은 어디까지 와있을까. 국내 업계가 자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지난 2000년 200만대 규모였던 중국의 자동차시장은 2005년에는 생산과 판매 모두가 400만대를 넘어서 한국의 자동차시장을 가뿐히 뛰어넘을 것으로 조사됐다.
또 2010년에는 자동차 보유대수가 5천만대 규모로 커져 명실상부한 세계 최대의 자동차 장터로 올라설 것으로 전망됐다.
사정이 이러니 국내 자동차업체들이 가만히 있을 리 없다.
현대자동차와 GM대우자동차 등이 앞다퉈 중국 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하느라 분주하다.
이 ‘황금의 땅’에서 먼저 시동을 건 레이서는 현대자동차다.
현대자동차는 지난해 10월 중국이 WTO에 가입한 뒤 최초로 중국 베이징기차와 손잡고 승용차합작 생산업체 ‘베이징현대기차’를 출범시켰다.
현대자동차가 중국내 4대 자동차 메이커로 당당히 올라서는 순간이었다.
중국의 3대 업체인 디이자동차, 둥펑자동차, 상하이자동차 등과도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게 됐다.
무엇보다 중국의 심장부인 베이징에 대량 생산거점을 확보했다는 점이 현대자동차의 미래를 더욱 밝게 해주고 있다.
베이징현대기차는 올해 말까지 3만대를 목표로 2005년 20만대, 2010년에는 50만대 규모로 생산량을 늘릴 예정이다.
이를 위해 2010년까지 11억달러를 쏟아부을 계획이다.
앞으로는 베이징현대기차의 완벽한 현지화를 통해 EF쏘나타나 아반떼XD 같은 주력차종이 아닌, 자체 개발한 승용차를 생산·판매할 계획도 세우고 있다.
여기에 베이징시가 현대자동차의 EF쏘나타를 베이징의 택시 표준사양으로 결정할 예정이어서, 현대자동차로선 6만7천대 규모의 베이징 택시시장 장악도 눈앞에 두고 있다.
현대자동차의 중국 공략 거점은 베이징현대기차만이 아니다.
현대자동차는 지난 1996년 7월 후베이성 우한시에 중국 및 대만업체와 함께 연간 1만대 규모의 미니버스(그레이스) 생산공장을 건설해 가동중이다.
지난 99년 11월부터는 안후이성 하삐시에 있는 짱하이기차와 연간 1천대 규모의 33인승 중형버스도 조립·생산하고 있다.
또한 2000년 3월에는 조선족 자치주의 이치옌삔기차와 연간 3천대 규모의 중·대형버스 수출계약을 체결해 지난해 10월부터 양산에 들어갔다.
여기에다 지난해 6월에는 중국 초우량 은행인 중국은행과 자동차 할부금융과 수출입금융 및 대출 등에 관한 업무협의 의향서를 체결하기도 했다.
또 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 3사와 중국은행간 5억달러 규모의 통일여신 협약을 맺는 등 공격적 경영으로 중국 자동차시장에서 기반을 착실히 다지고 있다.
뒤늦게 중국 시장에 손을 내민 GM대우자동차도 만만치는 않다.
GM대우차는 올 하반기부터 중국 시장 공략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기존 GM 설비를 이용해 라세티를 라이선스 방식으로 중국에 수출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지난 2월20일 한국을 찾은 GM대우자동차의 최대주주 밥 루츠 부회장 겸 GM 미국지역 회장은 “앞으로 GM대우차와 GM 협력사인 스즈키, GM상하이(SAIC)간 전략적 제휴를 통해 라세티를 중국에 수출한다”고 밝히면서 “일본 스즈키와는 단순한 판매망 공유수준을 넘어 제품 개발과 기술 제휴 등 중국 공략을 위한 협력관계를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라이선스는 라세티를 반제품(녹다운) 방식으로 수출, 현지에서 조립·생산하는 방식이다.
앞으로 판매상황을 봐서 차종을 점차 늘려나갈 계획이다.
이에 더해 GM대우차는 단기간에 생산·판매망을 확보하기 위해 기존 대우자동차 생산법인 중 미인수한 곳을 추가로 인수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현재 대우버스주식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중국 구이린지역의 생산법인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양사가 이렇듯 중국 시장 진출에 총력을 다하는 이유는 명백하다.
바로 중국 시장이 향후 자동차시장에서 성패를 결정하는 ‘백마고지’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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