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19 16:34 (금)
[IT증시/투자] 긴 안목이 필요한 시점
[IT증시/투자] 긴 안목이 필요한 시점
  • 김춘곤(대우증권)
  • 승인 2001.02.21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주에 주가는 일단 유동성장세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거래소시장은 600포인트대에서, 코스닥시장은 85포인트대에서 매물을 꾸준히 소화했지만, 결국 저항선을 넘지 못하고 되밀리면서 한주를 마감했다.
국내 경기의 악화를 거론하지 않더라도, 현재 국내주가를 압박하고 있는 핵심 변수 중 하나는 미국 경기의 악화와 이에 따른 나스닥주가의 폭락이다.
미국은 그린스펀 연준 의장이 올해 1분기 제로 성장 가능성을 언급한 데 이어,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까지 대두되고 있다.
경기는 나빠지는데 물가는 오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인데, 이렇게 되면 미국 연준은 경기부양을 위해 지난번과 같은 공격적 금리인하를 하기 힘들어진다.
그러면 주가도 상당히 압박을 받게 되고, 증시에 후행하는 성격을 지닌 뮤추얼펀드 자금도 주식형에 유입되기 힘들어진다.
실제로 2월 15~21일 동안 미국 뮤추얼펀드 중 MMF에는 153억달러가 유입되었지만, 주식형펀드에는 20억달러가 유입되는 데 그쳤다.
최근 한국 시장에서 외국인의 순매도 전환, 이에 따른 지난주 주가 약세도 이러한 배경이 작용한 것이다.
그러면 현재 폭락하고 있는 미국 주가가 Valution상으로는 어느 정도 수준에 있는가를 평가해 보는 작업이 절대적으로 필요할 것이다.
이는 미국 주가의 향방을 예측하는 데도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최근 미국 TMT(telecom, media, information technology) 주식의 고평가된 부분은 상당히 해소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7월 미국 TMT 부문의 주가수익률(P/E)은 55배까지 상승했지만, 최근 30배까지 하락했다.
90년대 이후 10년간 평균 P/E가 27배인데, 이를 고려하면 상당 부분 거품이 해소된 것으로 판단된다.
오히려 Non-TMT 주식의 P/E는 23배로, 10년간 평균치 19배에 비해 더 높다.
따라서 자본투자가 높은 TMT 업종이 경기변화에 따른 실적의 불확실성이 더 크긴 하지만, 주가하락 위험은 TMT보다는 Non-TMT, 즉 다우지수가 나스닥지수보다 더 높을 것이라고 추정하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다.
그러나 이것이 현재의 주가하락 위험이 완전히 제거되었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주가가 미국 경기의 악화된 부분을 어느 정도 반영했지만, 스태그플레이션의 진행 여부에 대한 판단을 아직 내리기가 쉽지 않고, 1월 이후 두차례의 금리인하가 소비와 투자 증가를 통해 실물경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려면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경기악화와 유동성 증가가 중요한 영향 변수인 현시점에서는 국내 증시에 대한 시각도 좀더 긴 안목을 가지고 시장에 참여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