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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미국-대기업 CEO, 연봉 ↓ 보수 ↑
[글로벌] 미국-대기업 CEO, 연봉 ↓ 보수 ↑
  • 최우성 기자
  • 승인 2003.04.25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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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여 삭감 불구 각종 보너스·옵션 등으로 총액 15% 늘어

비판여론에도 불구하고 미국 주요기업 CEO들이 챙기는 전체 보수액은 여전히 고공행진을 계속하며 오히려 늘어나는 추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CEO 전문 조사기관인 에퀼라(Equilar)는 최근 S&P500에 편입된 333개 주요기업 CEO들의 보수를 분석한 자료를 공개했다.
이 자료를 보면 미국 주요기업의 CEO들이 지난해 챙긴 몫은 전년도에 비해 15%나 늘어났다.
이런 사실은 무엇보다도 회계부정 스캔들 등 시장의 신뢰를 무너뜨린 일련의 사건들로 인해 CEO들이 지나치게 많은 보수를 받고 있다는 비판여론이 어느 때보다도 거세졌던 것과는 정반대 결과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물론 가장 거센 비난의 표적이 되었던 스톡옵션 발행규모는 지난해 상당히 줄어든 것으로 드러났다.
게다가 주식시장의 침체가 계속 이어지면서 스톡옵션을 거머쥔 CEO들이 예년과 달리 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한 것도 빼놓을 수 없다.
이뿐이 아니다.
CEO들이 받는 연봉수준만 놓고 본다면 비판여론이 어느 정도 위력을 발휘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지난해 CEO들이 받은 연봉의 중위값은 700만달러로 전년도에 비해서는 8.7%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평균으로 따지자면 지난해 미국 CEO들은 전년도에 비해 20%나 적은 연봉에 만족해야만 했다.
씨티그룹의 CEO 샌디 웨일의 연봉수준이 전년도에 비해 17% 줄어든 것을 비롯해, 골드만삭스 등 주요기업 CEO들은 전면도에 비해 훨씬 적은 연봉만을 받았다.


그럼 이처럼 연봉이 줄어들었는데도 결과적으로 CEO들의 주머니속으로 들어간 돈이 오히려 늘어난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그 비밀은 바로 줄어든 연봉을 상쇄하고도 남을 만큼 충분한 각종 보너스 제도의 혜택을 톡톡히 누린 데서 찾을 수 있다.
실제로 지난 한해 동안 이런저런 명목으로 CEO에게 돌아간 보너스 총액은 21%나 늘어난 것으로 조사 결과 드러났다.
여기에다 CEO들이 누릴 수 있는 각종 형태의 옵션이 즐비한 것도 한몫했다.


이런 사실에 대해 비판적인 사람들은 대부분의 기업들이 CEO들의 성과 목표치를 애초에 지나치게 보수적으로 잡는 방식을 통해 CEO들에게 두둑한 보너스를 챙기게끔 했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대부분의 보너스 지급 규모가 성과와 직접적으로 연동되는 상황에서 일부러 목표치를 낮게 잡고는 목표를 초과 달성했다면 보너스를 두둑하게 챙겨가는 CEO들이 많은 탓이다.
관심이 쏠려 있는 연봉에선 크게 양보하는 모양새를 취하는 대신 다른 방식으로 실속을 챙긴 셈이다.


이런 분위기를 잘 반영하듯, 올해 주총에선 CEO에게 돌아가는 보수 규모는 물론, 그 내용에 대해서도 엄밀한 규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무척 높은 편이다.
타이코, 휴렛팩커드 등의 주총에서는 소액주주 활동가들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규정을 통과시키는 데 힘을 쏟기도 했다.
이 점에서 무엇보다도 4월23일 열리는 제너럴일렉트릭(GE)의 주총은 큰 관심거리가 될 전망이다.
CEO의 과도한 보수에 대해 한차례 비난여론이 휩쓸고 갔음에도 실질적으로 CEO가 챙기는 몫이 전혀 줄지 않은 상황에서 미국의 대표기업인 GE가 어떤 행보를 보일지는 앞으로 미국 기업들의 움직임을 가늠할 수 있는 좋은 잣대가 될 게 분명하기 때문이다.
GE의 주총이 클라이맥스가 될 것이란 목소리가 높은 건 바로 이런 사정과 맥이 잇닿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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