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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경제 돋보기] 복권형 공채 판매에 총력
[북한경제 돋보기] 복권형 공채 판매에 총력
  • 이용인 기자
  • 승인 2003.05.16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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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1일부터 북한에서 인민생활공채가 판매되기 시작했다.
북한은 올해 3월26일 진행된 최고인민회의 제10기 제6차회의에서 ‘복권형 공채’ 발행 계획을 밝힌 바 있다.
(144호 ‘북한경제 돋보기’ 참조) 총련계 기관지인 <조선신보>에 따르면 판매기간은 5월1일부터 7월말까지 3개월 동안이다.
북한주민은 은행에서 직접 공채를 살 수도 있고, 아니면 각 최소단위 행정구역별로 조직된 ‘공채협조상무’를 통해 살 수도 있다.
공채협조상무들이 은행에서 공채를 받아다 구매자들에게 나눠주고, 대금을 받아 은행에 다시 집어넣는 식이다.
아울러 대금이 부담스러운 인민들은 5~7월까지 3개월에 걸쳐 나누어 지불할 수도 있다.
해외동포들도 공채를 구매할 수 있다.
북한에 사는 가족이나 친척을 통해 구매할수도 있고, 해외동포를 초청, 영접, 안내하는 부서인 ‘해외동포영접국’을 통해서도 구할 수 있다.
해외동포들은 유로화나 엔화 등 외화로도 공채를 살 수 있다고 한다.
인민생활공채는 이자를 주지 않고 대신 첫 2년 동안은 6개월에 한번씩, 그 다음해부터는 1년에 한번씩 추첨을 통해 당첨금과 원금을 돌려준다.
<조선신보>에 따르면 당첨상환금은 7등급으로 나눈다.
공채는 500원권, 1천원권, 1500권 등 3종류가 있는데 1천원권을 기준으로 보면 1등 당첨금은 5만원, 2등은 2만5천원, 3등은 1만원, 4등은 5천원, 5등은 4천원, 6등은 3천원, 7등은 2천원이다.
1등에게는 공채 매입금의 50배에 이르는 당첨금을 돌려주는 셈이다.
그러나 당첨자를 몇명 뽑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올해 12월 평양에서 시행하는 첫 추첨을 보면 대략 윤곽을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에서는 이미 본격적으로 채권 매각을 하기 전에 예약을 받았다.
재정성 정영춘 국장은 예약 실적 등을 종합해 볼 때 대략 400억~500억원 정도를 팔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대략 북한 예산의 10%에 해당하는 액수다.
그러나 이는 불가피하게 정치적 강제성을 동반할 수밖에 없다.
북한 인구(2천만명 기준)를 고려하면 이 정도 금액을 공채로 충당하기 위해선 대략 한사람이 한달치 월급(2천원 기준)을 지불해야 한다.
비경제인구를 고려하면 성인 한사람의 몇개월치 월급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정영춘 국장이 “많이 구매한 사람들은 강성대국 건설에 이바지한 애국적 소행으로 보고 정치적·물질적으로 평가한다”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할 수 있다.
아울러 북한은 100만원 이상의 공채를 산 사람에게는 ‘애국표창장’을 수여하겠다고 밝히는 등 내부 자금을 최대한 끌어내기 위해 애쓰고 있다.
역설적으로 최근 북미간의 긴장된 분위기가 공채 판매에는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평양 보통강 구역에 살고 있는 고철만(37)씨는 <조선신보>와 인터뷰에서 5만원어치를 샀다며 이렇게 말하고 있다.
“미국의 고립압살 책동이 더욱 노골화되는 속에서 나라의 경제가 적지 않게 지장을 받고 있는데 공민으로서 당연한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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