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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전성철 세계경영연구원 이사장
[사람들] 전성철 세계경영연구원 이사장
  • 이승철 기자
  • 승인 2003.05.16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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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표준 전파에 인생 걸 것”


4월30일 열린 제1회 ‘서울세계경영포럼’에는 제프리 존스 암참 명예회장과 웨인 첨리 다임러크라이슬러 사장을 비롯해 씨티은행, 뱅크원은행, 필립모리스, 캐리어 등 국내 주재 외국 회사의 중견 외국인 최고경영자(CEO) 스무명 가량이 참석했다.
이홍구 전 총리가 북핵 관련 남북관계를 주제로 연설했고, 참석자들은 세시간 넘게 열띤 토론을 벌였다고 한다.
하지만 회의 내용은 전혀 공개되지 않았다.


“우리나라가 동북아 허브가 되겠다는 건, 세계가 모두 좋아하는 나라를 만들겠다는 뜻입니다.
그러려면 외국인이 우리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솔직하게 듣는 게 가장 중요해요. 그래서 회의내용을 100% 비공개하기로 맹세했으니, 한마디도 공개 못합니다.
” 이 포럼에 참석한 유일한 내국인이자 주최자인 세계경영연구원 전성철(54) 이사장은 이렇게 ‘일말의 기대’를 저버렸다.


“첫 포럼 참석자들이 한사람도 자리를 뜨지 않았고, 최고의 만족도를 표시했다”며 전 이사장은 무척 흡족해한다.
포럼은 외국인 CEO 약 40명을 회원으로, 매달 열 예정이다.
이달 29일에는 권오규 청와대 정책수석이 새 정부의 개혁과제를 발표하고 토론을 벌인다.


전성철 이사장은 지난 3월 “평생의 과제인 글로벌 스탠더드를 국내에 좀더 전파하고자” 세계경영연구원(IGM)을 설립, 이사장에 취임했다.
이 연구원에는 장하성 고려대 교수, 이상철 전 정보통신부 장관,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 제프리 존스 명예회장, 방송인 백지연씨 등 5명이 이사로 합류했다.
장하성 교수와는 코드가 잘 맞느냐고 묻자, “나는 줄곧 재벌개혁을 주창해온 사람”이라며 “장 교수가 국제금융 분야에서 미국 월스트리트에서 가장 신뢰받는 사람이기 때문에 모셨다”고 했다.


방송진행자로 대중에 알려지기 시작한 전 이사장은 직업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국제변호사로 출발, 신문사 논설위원, 대통령 정책비서관, 민주당 지구당 위원장, 세종대 교수 및 부총장, 산업자원부 무역위원장, 국민통합21 정책위의장 등을 두루 거쳤다.
욕심이 많은 걸까. “내 직업이 많지만, 뭐냐고 묻는다면 한마디로 ‘개혁가’라고 답할 겁니다.
변호사로 성공적으로 일하던 중, 언제부턴지 사회를 바꾸는 데 눈을 떴어요.”

그는 95년 청와대에서 로스쿨 도입 등 사법개혁을 시도하다가 좌초한 바 있다.
2000년 총선 때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가 사람을 시켜 ‘원하는 곳 어디라도 공천할 테니 꼭 잡아오라’고 했지만, 지역감정에 철퇴를 내리고 싶은 마음에 민주당을 택했다고 했다.
낙선 뒤에는 폐교 위기까지 갔던 세종대를 성공적으로 개혁했고, 지난해에는 외교통상부의 ‘마늘사태’에 항의해 무역위원장을 그만뒀다.


그는 지난해 대선 때 “글로벌 스탠더드 홍보수단으로 삼기 위해 정몽준 후보의 당선이 물 건너간 시점에서” 국민통합21에 합류했지만, 쓴맛을 봐야 했다.
아직도 그때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듯, 말을 제대로 잇지 못하는 모습도 보였다.


‘개혁가’를 자임하는 그가 참여정부의 개혁에 동참할 뜻은 없느냐는 질문에, 무척이나 조심스레 말을 꺼냈다.
“교육부 폐지 등 교육개혁이 가장 중요하고 지난한 분야이니 관심이 많아요. 대미관계나 외국인투자 유치에서도 역할을 할 수 있겠죠. 하지만 지금 연구원 이사장 일이 만족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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