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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공제회에도 국정원 끗발?
2. 공제회에도 국정원 끗발?
  • 이현호 기자
  • 승인 2003.05.16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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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우공제회 위법성 논란…법적 근거 불분명, 경영투명성 검증장치 미흡


공무원의 사기를 올려주기 위해 도입한 것이 ‘공제회 제도’다.
이 공제회는 비영리법인이지만 사실상 영리 추구를 목적으로 하고 있다.
때문에 공제회의 사업이 공무원의 영리 추구를 금지한 국가공무원법을 어긴다는 시비의 소지가 다분하다.
그래서 정부는 각 공제회에 대해 특별법을 제정해 그 근거를 마련했다.
예컨대 대한교원공제회는 대한교원공제회법, 군인공제회는 군인공제회법, 경찰공제회는 경찰공제회법으로 근거를 마련했다.
하지만 공제회법이 존재하지 않는데도 공개적으로 공제회를 운영하는 국가기관도 있다.
다만 이들은 공제회법이 없어서 ‘공제조합’이라는 이름을 사용한다.


이와 같은 법 밖의 공제회 중에서 특히 국가정보원의 양우공제회가 논란이 되고 있다.
양우공제회는 국정원 직원들의 상조회다.
다른 공제회들처럼 국정원 직원들의 생활증진과 복지향상을 위해 만들었다.
양우공제회를 둘러싼 논란은 크게 세가지다.


우선 양우공제회의 존재근거가 불분명하다는 것이다.
대한민국 법전 어디에도 ‘양우공제회법’이나 ‘국가정보원 직원 공제회에 관한 법률’ 등은 찾을 수 없다.
특히 양우공제회는 가장 오래된 공제회라고 하는 대한교원공제회보다 1년 앞서 생겼음에도 아직까지 특별법을 마련하지 않고 있다.


또 다른 논란은 양우공제회가 이사장을 포함해 이사진 전원이 현직 공무원이라는 데 있다.
예컨대 양우공제회 이사장은 국정원 기조실장이다.
반면 대한교원공제회와 군인공제회, 경찰공제회는 특별법에 의해 현직 공무원이 이사진에 전혀 참여하지 못한다.


또한 양우공제회는 외부에서 경영의 투명성을 검증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다른 공제회는 상위기관인 중앙부처의 감사와 감사원 감사, 국정감사 등으로 경영투명성이 검증되는 보안장치가 마련돼 있다.
특히 이들 공제회는 사업결정에 회원들이 참여한 운영위원회를 통해 100% 결정하는 시스템이 정착돼 있다.


국정원도 할 말은 있다.
국정원쪽은 “양우공제회는 법인 설립을 규정한 민법 제3장에 따라 법인을 세웠다”고 강조한다.
국정원쪽이 이렇게 주장하는 것은 다른 정부기관도 민법에 의거해 공제조합을 세운 사실이 있기 때문이다.
정보통신부의 체신공제조합과 철도청의 철도청공제조합이 그렇다.
현직 직원들의 이사진 참여도 “현실적으로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고 국정원은 일관되게 주장한다.


그렇지만 양우공제회의 위법 논란의 본질은 ‘투명성’에 있다.
예컨대 양우공제회는 2001년 12월 삼양식품이 운영하던 파크밸리 골프장을 인수해 경영해온 사실이 몇달 뒤 확인됐다.
삼양식품이 진 금융채무 500억원을 양우공제회가 대신 갚는 조건이었다.
그런데 양우공제회는 골프장 영업 사실을 감추기 위해 인수 이후에도 사업자와 대표 이름을 바꾸지 않는 등의 편법을 썼다.
삼양식품의 공시에도 인수 주체가 양우공제회가 아닌 다른 기업으로 돼 있다.
이에 대해 삼양식품 관계자는 “국정원쪽이 이를 밝히지 말 것을 요구해, 다른 회사 이름을 빌린 것”이라고 밝혔다.


양우공제회는 국정원 직원들의 급여 중 일정 금액을 다달이 적립해뒀다 퇴직 때 지원하는 비영리법인이다.
따라서 합당하게 보유한 자금으로 회원들을 위한 영리활동을 한 것을 문제삼을 수는 없다.
다만 영리추구 과정이 투명하지 못하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특히 국가공무원법 제64조와 국정원직원법 제18조는 국정원 직원이 영리업무와 관련된 직책을 겸하는 걸 금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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