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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이삼 교보생명 헬스케어팀 상무
[사람들] 이삼 교보생명 헬스케어팀 상무
  • 장승규 기자
  • 승인 2003.06.1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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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 문제, 남의 일이 아닙니다”


정작 도움이 필요한 병든 노인들에게 보험은 그동안 믿고 기댈 만한 언덕이 못 돼왔다.
보험사들은 계약자가 병에 걸리거나 사망할 경우 약정된 보험금을 지급하는 데 그쳤다.
엄청난 비용과 고통이 따르게 마련인 노후간병은 보험의 사각지대에 방치됐던 것이다.
하지만 최근 노인인구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노후간병은 물론, 각종 질병예방과 치료서비스를 종합적으로 제공하는 헬스케어 사업에 관심을 갖는 보험사들이 늘고 있다.


그중 가장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곳이 교보생명이다.
교보생명은 지난해 8월 보험업계에서 처음으로 헬스케어 전담팀을 만든 데 이어, 지난 5월29일에는 노후간병을 주제로 한 국제 심포지엄을 교보생명교육문화재단과 함께 개최했다.
“걱정을 많이 했는데 예상보다 많은 사람들이 참석해 놀랐어요. 노인 장기간병 등 고령화에 따라 예상되는 여러 문제에 대해 이제 본격적으로 논의해봐야 할 시점이 된 거죠.” 이번 심포지엄을 준비한 교보생명 헬스케어팀 이삼(45) 상무는 “노후 문제는 우리 부모의 문제가 아니라 바로 우리 자신의 문제가 됐다”고 덧붙인다.
교보생명은 이번 행사를 계기로 매년 헬스케어 국제 심포지엄을 개최하기로 했다.


“헬스케어 이야기가 보건의료쪽에서는 오래 전부터 나왔지만, 보험업계에서는 이제 막 시작단계예요. 구체적인 성과가 나오려면 아직은 좀더 기다려야 해요.” 이삼 상무는 헬스케어가 앞으로 교보생명의 차별화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강조하면서도 신중한 자세를 잃지 않는다.
물론 이 상무가 단순한 겸손함 때문에 그러는 것은 아니다.
헬스케어가 할성화되려면 여러 가지 조건이 먼저 갖추어져야 한다.
노후간병만 해도 다양한 노인복지 시설 등 사회적 인프라가 부족하면 제대로 효과를 발휘하기 어렵다.
현재 ‘간병보험’이라는 이름으로 출시돼 있는 보험 상품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이들은 대부분 보험료가 비쌀 뿐만 아니라 미리 약정된 액수를 현금급부로 지급하고 말기 때문에, 막상 보험금을 받아도 쓸 수 있는 곳이 없다.
제대로 된 요양 시설이나 간병인이 없기 때문이다.
이삼 상무는 “간병보험이 실효성을 가지려면 전국적인 간병 시스템이 있어야 해요. 결국 헬스케어 서비스는 정부와 보험사, 의료기관이 함께 협력하면서 준비할 수밖에 없어요.” 그런 점에서 정부가 지난 3월 발족한 노인요양보장제도 추진기획단의 활동에 주목할 만하다.
이 상무는 노인요양보장제도가 실제로 도입되려면 적어도 2007년까지는 기다려야 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물론 그 전에도 해야 할 일이 적지 않다.
우선 8월말부터 생보사에 판매가 허용된 실손보상 상품 출시를 서둘러야 한다.
간암 얼마, 폐암 얼마 하는 식으로 정해진 액수가 아니라 실제로 치료에 사용한 금액만큼 보험혜택을 받을 수 있게 하려면 실손보상이 필수적이지만, 보험사 입장에서는 위험 부담이 크다.
리스크 관리 능력을 제대로 갖추지 않으면 과잉 진료비 청구로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교보생명에서 우수 고객을 대상으로 실시하고 있는 의료지원 서비스 ‘에버케어’를 확대 발전시키는 것도 시급한 과제다.
“헬스케어 사업은 교보생명이 전통적으로 갖고 있는 공익적 이미지에 잘 맞아요. 특히 최고경영자(CEO)가 의사 출신이라는 점도 큰 강점이죠.” 서울대 의대교수를 지낸 신창재 회장이 실제로 실무자들에게 새로운 아이디어를 많이 주고 있다고 이삼 상무는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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