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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캐시 울프 시사주간지 이사
[사람들] 캐시 울프 시사주간지 이사
  • 이경숙 기자
  • 승인 2003.06.20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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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뉴실크로드 시작점”


캐시 울프는 만나자 마자 A4용지 열 몇장을 책상 위에 죽 늘어놓더니 그 중 한 장을 대뜸 집어 건넨다.
“좋은 소식이에요.” 종이는 남북한이 6월14일 경의선과 동해선 철도 연결식 행사를 갖기로 했다는 짧은 스트레이드 기사를 복사한 것이었다.
“한국사람들은 오랫동안 분단을 겪어서 마음이 피곤해졌는지도 몰라요. 하지만 이건 아주 중요한 뉴스에요. 한국뿐 아니라 미국한테도요.” 미국의 진보적 정치인 린든 라루시가 발간하는 시사주간지 (Executive Intelligence Review)의 동아시아 담당 이코노미스트인 그는 남북한 철도 연결식 소식에 여느 한국 사람들보다 더 기뻐하는 것 같았다.


그는 이번엔 유라시아 지도를 펼쳐든다.
거기엔 시베리아 횡단 철도와 중국횡단 철도가 그려져 있다.
“경의선은 중국을 거쳐 대륙 남쪽으로, 동해선은 시베리아를 거쳐 대륙 북쪽으로 이어집니다.
한국은 중국, 러시아, 유럽을 잇는 뉴실크로드의 시작점이자 교차점이에요. 한국, 중국, 러시아, 유럽이 하나로 연결돼 거대한 힘을 창출하면 미국의 매파들도 더이상 한반도 안보를 위협하기 어려울 거에요.”

미국인인 그가 왜 이렇게 한반도 안보에 대해 열변을 토하는 걸까? “미국 경제는 다른 작은 나라에 의존하고 있어요. 그런데 딕 체니 부통령이나 럼스펠드 국방장관 같은 펜타곤 일부 세력들은 미국을 바꾸려고 합니다.
지정학적 논리로 다른 작은 나라들을 통제하려 드는 거죠.” 다시 말해 미국 경제를 위해서라도 유라시아 지역의 발전이 필요한데 미국의 매파들이 그 길을 막고 있다는 것이다.


그의 견해에서 보면 지금은 한반도에 매우 위험하고도 중요한 때다.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을 비롯한 미국 매파는 이라크에 대량살상 무기가 있다는 증거자료를 조작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캐시는 이들이 궁지를 벗어나기 위해 북한을 공격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남한과 북한이 연결되면 미국 매파도 함부로 북한을 선제공격하기가 어렵다.
“뉴실크로드야말로 전쟁을 막아줄 수 있는 유용한 수단입니다.
유라시아가 힘을 가져야 합니다.
” 그의 눈이 전도사처럼 신념과 희망으로 빛난다.
유라시아 프로젝트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일본에 이어 한국을 방문한 그는, 한국 정치·경제계 주요 인사를 만난 뒤 17일 출국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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