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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소재춘 그린케미칼 사장
[사람들] 소재춘 그린케미칼 사장
  • 김호준 기자
  • 승인 2003.06.27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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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탕으로 만든 세제, 이상 무”


“설탕으로 어떻게 주방용 세제를 만들 수 있느냐는 주위의 냉소가 가장 견디기 힘들었습니다”. 최근 설탕으로 만든 주방용 세제 ‘슈가버블’을 개발한 그린케미칼 소재춘 사장은 개발과정의 어려움을 이렇게 토로했다.
슈가버블은 설탕의 친수성(물을 좋아하는 성질)을 이용해 만든 세제로, 독성과 자극이 전혀 없으며 미생물에 의해 자연상태에서 거의 완벽하게 분해된다.
세정력도 기존 주방세제와 비교해 손색이 없다.


소재춘 사장은 미국에서 먹을 수 있는 비누가 나온 것을 보고 아이디어를 얻었다.
포스코연구원에서 13년 동안 근무한 화학박사이기도 한 소 사장은 먹을 수 있는 세제를 만드는 것도 이론적으로 전혀 불가능한 것이 아니라고 판단해 즉시 연구에 들어갔다.
소 대표는 “독성 실험을 위해 어항에 세제를 풀자마자 금붕어 10마리가 금방 죽는 걸 보고 좌절감도 느꼈지만 반드시 성공할 것이란 믿음을 갖고 1년6개월 동안 매달렸다”고 밝혔다.


그린케미칼은 중소기업으로서는 부담스러운 5억원의 연구비용을 들여 제품 개발에 성공할 수 있었다.
슈가버블은 세제로는 유일하게 한국화화실험연구원에서 안전마크를 받았다.


중요한 건 소비자들에게 제품의 우수성을 알리는 일이다.
소 사장은 LG화학, 제일제당, 삼양사, 애경 등 대기업들이 독차지하고 있는 주방세제 시장을 파고들기 위해 ‘구전효과’가 우수한 방문판매를 선택했다.
그의 판단은 적중했다.
5월13일 제품을 출시한 지 한 달 만에 20만개(판매액 8억원) 이상이 팔린 것이다.
소 사장은 인체에 무해하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 유통업체 담당자를 만난 자리에서 수 차례 세제를 자신의 눈에 넣거나 먹기도 했다.


최근 그린케미칼은 대형 세제업체들로부터 협력 제의를 받고 있다.
하지만 단순 납품업체로 전락하면 미래가 없다는 생각에 고심하고 있다.
이마트 등 대형 할인점에서도 먼저 제품을 공급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소 사장은 “2~3개월 뒤면 대형 할인점에서도 슈가버블이 판매될 것”이라고 말했다.
소 사장은 “지금까지 산업용 세정제 위주로 제품을 개발했지만 주방용 세제 개발을 계기로 소비재 분야에도 적극 진출할 것”이라며 “인체에 전혀 해가 없는 여성 및 유아용 세정제도 곧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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