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경기에 매우 민감할 수밖에 없는 특성을 지녔기 때문에 지난해의 꾸준한 건설경기 회복세는 선창산업의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을 것이라 짐작할 수 있다.
그러나 실제로 선창산업의 실적을 보면 지난해 9월에 가서야 겨우 흑자전환했을 정도다.
다른 건자재업체들이 꾸준히 이익을 낸 것과 비교한다면, 선창산업은 부실회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하지만 선창산업이 2001년에 적자를 기록한 것은 단지 회계상 이익이 적자가 났다는 뜻이지, 기업이 돈을 벌지 못했다는 뜻은 아니다.
영업활동을 통해 현금이 기업으로 흘러 들어왔음에도 실제 현금이 유출되지 않는 비용이 반영된다면, 기업에 현금은 유입되었지만 회계적으로는 적자를 기록할 수도 있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감가상각이다.
선창산업의 적자 비밀도 바로 감가상각에 있다.
선창산업은 2001년 10월 490억원을 들여 MDF 제2공장을 건설했는데, 건설연도부터 과감하게 정률법으로 감가상각하기 시작했다.
‘EBITDA차트’를 보자. 2001년도에 50억원 정도의 영업적자를 기록했지만, 사실 이것은 감가상각비용 160억원이 반영된 것이다.
실제로 감가상각비용을 고려하지 않는다면 100억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했을 것이다.
이런 사실은 현금흐름에서 잘 확인할 수 있는데, 2001년도에 선창산업은 영업활동으로 약 60억원의 현금을 남긴 바 있다.
2002년 들어 선창산업의 실적은 지속적으로 좋아졌다.
감가상각비가 2001년에 비해 늘었는데도 영업이익이 증가했음을 알 수 있다.
고부가가치 제품을 만드는 MDF 제2공장이 본격적인 가동을 시작한 후 매출이 가파르게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2001년 말 MDF 2공장 준공과 합판공장의 설비 교체를 끝으로 대규모 시설 투자는 일단락되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감가상각비가 본격적으로 줄어드는 올해부터는 대규모 실적개선을 보일 수 있을 것이라 예상된다.
그렇다면 선창산업의 현재 주가수준은 어떠한가? 선창산업의 경우, PBR는 대략 0.15에 불과하다.
즉 주당순자산은 8만3천원인데 주가는 1만2천원대다.
하지만 당좌자산이 약 700억원, 부채비율이 60%인 회사의 시가총액이 230억원에 불과하다는 것에 비하면 주가가 지나치게 싸다는 생각이 든다.
더욱이 앞으로 선창산업의 감가상각비가 줄어들게 되면 영업이익이 급격히 증가할 가능성도 높다.
<이익차트>를 보더라도 2002년 이후 영업이익은 분기별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선창산업이 매력적인 또 다른 이유는 내부자매수 때문이다.
지난해부터 대주주와 그 가족들의 주식보유 비율이 5% 가량 늘어났다.
회사 사정에 가장 밝은 사람들이 적극적으로 자기 회사 주식을 매수하는 것은 외부 투자자들에게 가장 확실한 신호가 되는 경우가 많다.
투자자들이 내부자와 같은 편에 선다면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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