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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워렌 버펫 버크셔헤서웨이 회장
[사람들] 워렌 버펫 버크셔헤서웨이 회장
  • 최우성 기자
  • 승인 2003.08.29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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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산세 더 올려야 한다”

캘리포니아 주지사 선거에 나선 아놀드 슈와제네거의 선거 캠프에 전격적으로 참여해 놀라움을 안겨 준 세계적 갑부 워렌 버펫은 캘리포니아 재정 적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가장 먼저 재산세를 올려야 한다고 포문을 열었다.
세금 인하를 내건 ‘공화당’ 슈와제네거 후보와는 정반대 주장을 편 셈이다.


버펫은 네브라스카와 캘리포니아에 있는 자기 소유의 두 저택을 예로 들었다.
“네브라스카에 있는 시가 50만달러짜리 저택에 부과된 재산세는 1만4401달러인 반면, 시가 400만달러에 이르는 캘리포니아 저택에 부과된 세금은 고작 2264달러였다.
” 특히 전년도에 비해 네브라스카의 재산세는 1920달러나 올랐는데, 캘리포니아에선 재산세를 23달러 더 내는 데 그쳤다고 했다.
“이건 모두 재산세 인상폭을 매년 2%로 제한한 캘리포니아의 독특한 규정 탓이다.
” 버펫의 태도는 상당히 완강했다.


모든 후보들이 한결같이 재정 적자를 해소하는 게 최우선 과제라고 공언하고 나선 상황에서 버펫의 발언은 단연 관심을 끌었다.
이번 회계연도 내에 38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는 캘리포니아 재정 적자의 근본 원인이 낮은 재산세율 탓은 아니더라도, 재산세를 충분히 올리지 못하는 주 정부가 소득세 인상에 의존하는 경향을 보여 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워렌 버펫의 발언은 시간이 갈수록 무시되는 듯한 분위기다.
선거 캠프 진영에선 “버펫의 의견은 슈와제네거 후보의 공식 입장이라기보다는 개인 의견일 뿐”이라는 목소리가 공공연하게 흘러 나온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8월20일, 출마 선언 이후 처음으로 자신의 경제 정책을 발표한 슈와제네거 후보는 “모든 종류의 세금 인상에 대해 원칙적으로 반대”라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버펫의 의견을 둘러싼 공방을 일단 잠재운 셈이다.


어찌 보면 재산세를 인상하자는 주장은 그간 공화당 정책에 매우 비판적이었고, 특히 부시 대통령의 배당세 인하 조치에 대해 신랄하게 비난했던 버펫의 행보와 크게 어긋나는 것은 아니다.
또한 버펫이 슈와제네거 진영에 몸담은 것은 자신이 소유한 투자전문회사 버크셔해서웨이를 통해 캘리포니아 내 주요 기업에 상당 금액을 투자한 게 큰 영향을 주었을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캘리포니아 주지사 선거를 일약 전 세계 뉴스거리로 만들어 버린 슈와제네거와 버펫이 앞으로 ‘한 배’를 탄 채 어떤 행보를 보여 줄지 관심이 쏠리는 건 당연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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