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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씽크머니] ‘금리+α’ 이색 금융상품
[씽크머니] ‘금리+α’ 이색 금융상품
  • 장승규 기자
  • 승인 2003.09.07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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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금리 경쟁에 한계…무료 보험 가입·애견 전용 통장 등 다양한 상품 러시 은행권의 이색 금융상품 출시가 잇따르고 있다.
계속되는 저금리로 금리 경쟁에 한계가 나타나자 다양한 부가 서비스나 독특한 상품 구조를 지닌 차별화된 상품 개발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상해보험에 무료로 가입해 주는가 하면, 애완동물 관리나 담배 끊기를 돕고, 각종 여행 경비를 지원해 주는 상품까지 나와 있다.
또 계열 카드사와 증권사 거래 실적에 따라 보너스 금리를 주는 등 금리 끌어올리기에 초점을 맞춘 것도 있다.
이들은 대부분 기존 상품에 ‘+α’를 추가해 고객 입장에선 손해 볼 게 없다.
오히려 잘만 활용하면 따로 돈 들이지 않고 필요한 혜택을 누릴 수 있다.
물론 꼼꼼히 따져 봐야 할 게 전혀 없는 건 아니다.
신한은행 상품개발실 강영진 과장은 “실제로 부가 서비스 약속이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말한다.
은행에선 보통 관련 업체와 마케팅 제휴를 맺어 부가 서비스를 제공하게 되는데, 이런 제휴사 중엔 아무래도 공신력이 떨어지는 영세 업체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부가 서비스에 ‘숨은 비용’이 있는 경우엔 더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
부가 서비스는 대부분 제휴를 통해 제공되기 때문에 은행 입장에서도 큰 부담이 없다.
그러나 무료 보험 가입이나, 수수료 할인은 사정이 다르다.
은행이 상당한 추가 비용을 감당해야 한다.
이 경우 부가 서비스가 붙는 대신 금리가 일반 상품보다 낮게 책정될 수 있다.
제일은행 수신상품팀 조경신 차장은 “서비스가 잡다하게 많다고 무조건 좋은 건 아니다.
금리 조건이 같은지 먼저 확인해야 한다.
이자가 낮다면 제공하는 서비스가 손해 보는 이자보다 효용이 높은지 판단해야 한다”고 말한다.
어디서나 쉽게 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붙여 놓고 생색만 내는 사례도 있어 주의해야 한다.
부가 서비스 대신 금리 손해 없나 확인을 그러나 드물지만 은행이 정말 “손해를 보고” 내놓는 상품도 있다.
그렇다고 은행측 주장대로 실제 손해를 보는 건 아니고, 이윤을 조금 덜 가져간다는 뜻이다.
신규 고객을 끌어들이거나 기존 고객의 이탈을 방지하기 위해 내놓는 ‘미끼 상품’이 여기 해당한다.
이색 예금 가운데 대표적인 것인 어린이와 청소년을 겨냥한 상품이다.
국민은행의 ‘20대 자립통장’은 지난해 폭발적인 인기를 끈 19살 이하 어린이용 ‘캥거루통장’과 연계해 가입할 수 있게 설계된 상품이다.
20살에서 35살까지만 이 통장에 가입할 수 있으며, 캥거루통장에 이어 가입하면 0.1% 우대금리를 준다.
20대 자립통장은 주택청약예금과 부금을 일부 변형시킨 것이다.
이 상품을 설계한 국민은행 수신팀 이규진 차장은 “군에 가면 시간을 허비한다는 생각이 일반적이다.
이 상품에 들고 군대에 갔다 오면 자연스럽게 주택청약 1순위 자격을 얻을 수 있다.
군인상해보험도 무료로 가입해 줘 불의의 사고에도 대비할 수 있게 했다”고 말한다.
무료 보험인데도 보험금 액수가 상당히 큰 것이 특징이다.
일반 주택청약예금, 부금보다 금리가 1% 정도 낮은 이유다.
이 차장은 “보험에 많이 들어 놓았다면 금리가 높은 상품을 선택하는 게 좋다.
그러나 가입한 보험이 없다면 보험과 예금에 중복 가입하는 것보다 20대 자립통장에 가입하는 게 유리하다”고 말한다.
지난 5월19일에 출시돼 현재까지 9만5천명이 가입했다.
우리은행 ‘우리사랑가득찬자유적금’과 제일은행 ‘자녀사랑통장’은 모두 어린이 경제 교육에 초점을 맞춘 상품이다.
우리사랑가득찬자유적금은 은행권에서는 처음으로 자녀용 현금 인출 카드를 발급해 주고, 부모가 출금 한도를 정할 수 있게 한 게 가장 큰 특징이다.
자녀의 용돈 관리 습관을 키워 줄 수 있게 한 것이다.
가입 한도는 1500만원이다.
대교의 온라인 학습 사이트 에듀피아와 온라인 교육 게임 디미어즈 무료 체험 및 할인, 소아 3대암과 24시간 상해 입원 의료비가 지원되는 삼성화재 자녀안심보험 무료 가입 등이 부가 서비스로 제공된다.
금리는 일반 상품과 같다.
자녀사랑통장은 일반 입출금 상품(0.1%)에 비해 금리가 3%(100만원 이상)로 상당히 높다.
대신 500만원이 가입 한도다.
제일은행 수신상품팀 조경신 차장은 “다른 은행의 청소년 상품은 거의 적금이다.
적금은 입출금이 자유롭지 않아 경제 교육의 취지에 맞지 않는다.
자유 입출금 상품이면서도 높은 금리를 줘 효과적인 체험 교육이 가능하게 했다”고 말한다.
수능 위성방송을 볼 수 있는 스카이라이프 장비비 및 설치비 면제, 동부화재의 종합상해보험 무료 가입, 어린이 경제신문 50% 할인 혜택이 있다.
세후 예금 이자의 20%에 해당하는 금액을 은행 부담으로 청소년폭력예방재단에 기금으로 출연한다.
신한은행 ‘아빠의 향기 적립예금’과 기업은행 ‘파인 금연적금’은 금연 성공 여부에 따라 금리를 차등 적용, 금연 의지를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 상품이다.
아빠의 향기 적립예금에 가입하면 담뱃값에 해당하는 금액을 모을 수 있는 금연 저금통과 자녀들이 금연 경고용을 사용할 수 있는 금연 마패를 준다.
금연 e메일 서비스로 주변에 금연 의지를 알릴 수도 있다.
담배를 끊는 데 성공하면 이자를 모두 지급하지만, 실패하면 세후 이자의 30%를 한국금연운동협의회에 강제 기부한다.
금연 성공 여부는 어떻게 판단할까. 만기 해지할 때 주변 사람의 서명을 받은 금연 확인서를 제출하면 담배를 끊은 것으로 본다.
파인 금연적금도 기존 구조는 유사하다.
다만 이 상품은 매일 일정 액수를 자동 이체로 넣어야 한다.
가입 기간의 3분의 2 이상 적립하면 금연에 성공한 것으로 보고, 금연 축하 금리 0.2%를 준다.
할인 혜택에 중점을 둔 상품도 있다.
산업은행 ‘레저★건강 OK 정기예적금’은 레저와 건강 관련 제휴업체 서비스를 이용할 경우 폭넓은 할인 혜택을 준다.
레저 상품 할인은 인터넷 레저 사이트 넥스프리, 건강 서비스 할인은 삼육오홈케어를 통해 제공된다.
전국 70개 병원 검진 센터와 수도권 200개 스포츠 센터를 할인된 가격에 이용할 수 있다.
현대해상의 상해보험에도 무료로 가입해 준다.
산업은행 백도흠 차장은 “금리도 일반 정기예금, 적금과 똑같이 적용된다”며 “고객 서비스를 위해 올 11월말까지 1년간 판매되는 한시 상품”이라고 말한다.
신한은행 ‘내사랑 마이펫 예금’은 애완동물을 기르는 고객을 겨냥한 틈새 상품이다.
애완동물 이름을 새긴 전용 통장을 지급하고 애완용품 쇼핑몰, 애견 카페, 애견 스튜디오, 애견 DNA검사 서비스 등을 할인된 가격에 이용할 수 있다.
제휴를 맺은 전국 25군데 동물병원에서도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신한은행 상품개발실 유유정 대리는 “일반 고객에겐 중요하지 않지만 애견을 기르는 사람에겐 매우 유용한 상품”이라고 말한다.
기업은행 ‘파인 모임통장’은 상당히 특이한 상품이다.
동문회 등 각종 모임의 회비 관리를 편리하게 할 수 있게 했다.
인터넷을 통해 회비 납입 관리가 가능하고, 무료 SMS 서비스(월 50건)도 제공한다.
회비를 입금하거나 회장이 바뀌어 명의를 변경할 땐 수수료를 면제해 준다.
단체 여행, 경조사 화환 배달 서비스 할인 혜택도 있다.
금리 같고 할인 혜택 주는 상품도 하나은행 ‘독일로하나적금’은 지난해 12월 출시된 ‘붉은악마적금’의 이름을 바꾼 것이다.
2006년 독일 월드컵 응원 참가 경비 마련을 위한 상품이다.
한국국가대표팀과 대한축구협회 공식 후원사인 하나은행이 붉은악마, 대한축구협회와 협약을 통해 개발했다.
금리가 비교적 높은 편이고, 이 상품 가입하면 2006년 독일 월드컵 입장권을 우선 배정받을 수 있다.
1년에 두 번 6개월 평균 잔액의 0.05%가 붉은악마나 대한축구협회에 기부금으로 지급된다.
해외 응원 경비 대출은 최고 500만원까지 3년 만기로 받을 수 있으며, 대출금은 여행사에 직접 임급된다.
신한은행 ‘옵셋플랜’, ‘Efn 비과세저축’과 외환은행 ‘베스트초이스 환율연동 정기예금Ⅱ’는 금리에 초점을 맞춘 상품이다.
옵셋플랜은 예금 잔액에 따라 대출 금리를 깎아 준다.
그동안 은행 거래를 한 곳에 집중해 받을 수 있는 혜택은 주 거래 고객 대상 수수료 감면이 고작이었다.
Efn비과세저축은 장기주택마련저축을 변형한 상품으로, 신한금융지주 계열사인 신한카드와 굿모닝신한증권 거래 실적에 따라 최고 0.6%까지 가산 금리를 준다.
베스트초이스 환율연동 정기예금Ⅱ는 환율 변동률에 따라 금리가 0~8%까지 차등 적용되는 상품이다.
지난 7월15일 끝난 1차 상품은 550억원어치 판매됐다.
2차 상품도 오는 9월19일까지 한정 판매된다.
그래프/ 은행 평균 금리 추이 (자료: 한국은행, 신규취급액 기준, 단위: 연 %) 구분/2001년12월/2002년12월/2003년5월/2003년6월/2003년7월 정기예금/4.63/4.71/4.21/4.16/4.08 정기적금/5.07/5.09/4.43/4.29/4.29 상호부금/4.92/4.86/4.30/4.19/4.21 주택부금/5.44/5.18/4.12/4.01/4.09 수시 입출식 저축성 예금/2.15/1.77/1.50/1.40/1.39 * 요구불 예금 제외, 수시 입출식 저축성 예금은 잔액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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