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0 13:45 (토)
[씽크머니] 우물 안 투자만 하세요?
[씽크머니] 우물 안 투자만 하세요?
  • 장승규 기자
  • 승인 2003.10.31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내외 투신사서 다양한 상품 선봬…환위험 감안, 적립식·분산 투자 바람직 “2002년 말 기준으로 세계 주식, 채권 시장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1.2%에 불과해요. 국내 시장만 고집하는 건 나머지 98.8%의 투자기회를 외면하는 것과 같죠. 효과적인 포트폴리오 관리 차원에서도 이젠 해외 투자에 관심을 가져야죠.” 시티은행 최성국 투자상품부장의 말이다.
투자자들은 굳이 이런 이유가 아니라도 누구나 한 번쯤 해외 투자를 꿈꾸게 된다.
국내 주식시장이 차갑게 얼어붙기라도 하면 그 꿈은 곧잘 강한 열망으로 돌변한다.
경기침체와 SK글로벌 사태 여파로 지난해 말에서 올 상반기까지 해외펀드 판매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도 이 때문이다.
물론 해외투자에 아직은 걸림돌이 많다.
무엇보다 환위험을 떠안아야 하는 게 가장 부담스럽다.
특히 안정적인 대신 수익률이 낮게 마련인 채권 투자에선 환율 급변동이 치명적일 수 있다.
어렵게 얻은 수익을 순식간에 환차손으로 날려 버릴 수 있는 것이다.
더구나 올 들어 달러 약세 추세로 외환시장의 변동성이 어느 때보다 커져 있는 상태다.
투자정보 얻기가 쉽지 않다는 것도 문제다.
국내 시장 상황이나 기업 정보를 얻는 건 일반 투자자도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웬만한 내용은 언론에서도 다 커버한다.
반면 나라 밖 일은 사정이 다르다.
라틴아메리카 경제 동향이나 러시아 가스 기업의 재무상태 같은 걸 직접 모니터링한다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국내 펀드에 비해 수익률 두 배 이상 차이 그러나 이런 제약에도 해외투자에 대한 관심은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LG투자신탁운용이 지난 9월17일부터 시티은행을 통해 내놓은 ‘LG세이프웨이-나스닥편’은 한달 남짓 동안 1206억원어치나 팔려 나갔다.
LG투자신탁운용 박정훈 과장은 “카드채 사태 이후 펀드 자체가 잘 안 팔리는 상황이라 놀랐다”며 “해외투자에 대한 투자자의 관심이 커진 증거”라고 말한다.
이 상품은 개별 종목이 아니라 나스닥 상장지수펀드(ETF)와 나스닥 선물에 투자하도록 설계돼 있다.
LG투자신탁운용은 조만간 ‘LG세이프웨이-일본편’도 출시할 예정이다.
최근 해외투자 펀드의 시장성에 주목하고 있는 건 다른 투신사도 마찬가지다.
삼성투신운용도 지난 7월 미국 주식에 60% 이상 투자하는 ‘삼성 S&P 스타즈’를 내놓았다.
펀드평가 업체인 모닝스타코리아 정희철 연구원은 “국내 투신사가 운용하는 해외투자 펀드가 50여개”라며 “그 가운데 절반 이상이 올 들어 만들어진 것”이라고 말한다.
국내 투신사가 운용하는 해외투자 펀드는 일반 펀드와 똑같이 그냥 원화로 가입하면 된다.
투자자가 환리스크를 직접 떠안을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물론 투자수익률이나 상품 다양성 측면에서 아직은 외국 유명 투신사에 밀린다.
국내에서 판매하는 외국 투신사 해외 펀드는 대략 200개 정도다.
피델리티, 메릴린치, 슈로더, 프랭클린템플턴 등 유명 투신사 상품을 대부분 구입할 수 있다.
10월20일 현재, 3개월 수익률로 보면 주식형에선 슈로더의 이머징 유럽펀드가 41.79%, 메릴린치의 일본오퍼튜니티펀드가 40.93%로 가장 수익률이 높고, 채권형에선 슈로더의 컨버징유럽채권펀드가 4.50%, 푸르메리카의 이머징마켓 채권펀드가 4.32%로 수익률이 높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펀드의 최고 수익률은 16.46%, 채권형은 2.47%였다.
국내에 나와 있는 해외펀드는 대부분 여러 개의 하위 펀드로 구성된 엄브렐러형 펀드다.
슈로더 펀드의 경우 글로벌 주식펀드, 라틴아메리카 펀드, 아시아 주식펀드 등 21개 주식형 펀드와 미국 달러 채권펀드, 아시안 채권펀드 등 10개 채권형 펀드를 하위 펀드로 갖고 있다.
전환수수료 1%만 내면 시장 상황에 따라 자유롭게 옮겨 탈 수 있다.
선물환과 결합, 채권형 환위험 헷지 가능 해외펀드에 가입하는 건 의외로 간단하다.
가까운 증권사나 은행에 나가 가입신청만 하면 된다.
물론 가입하려는 펀드를 어디서 파는지 미리 알아두어야 한다.
해당 투신사에 문의하거나 모닝스타코리아 www.morningstar.co.kr의 펀드 판매정보를 활용하면 된다.
거의 모든 펀드가 최저 가입금액을 정해놓고 있다.
11월5일까지 한미은행에서 판매하는 슈로더 이머징마켓 채권펀드와 슈로더 아시안 채권펀드는 1천만원 이상 100만원 단위로만 가입할 수 있다.
뮤추얼펀드인 이들 펀드의 가격은 1주당 순자산가치(NAV)로 표시된다.
펀드의 전체 자산을 발행주식수로 나눈 값이다.
가입 후엔 순자산가치의 변화를 눈여겨봐야 한다.
가입할 때와 환매할 때의 순자산가치 차이만큼이 바로 수익이기 때문이다.
또 하나의 중요한 변수가 환율이다.
예를 들어 한미은행에서 슈로더 이머징마켓 채권펀드를 구입하면, 투자자가 계좌에 입금한 대금은 당일 환율을 적용해 달러로 환전된 다음 수탁은행으로 송금된다.
매수에는 2영업일, 환매에는 보통 7영업일이 걸린다.
환매를 하면 일단 달러로 대금이 들어온다.
그대로 갖고 있거나 원화로 환전해 찾으면 된다.
문제는 그 사이 환율이 떨어졌을 때, 즉 원환 가치가 상승했을 때 발생한다.
이 경우 환차손이 불가피하다.
때문에 채권형 해외펀드는 환위험을 헷지할 수 있는 선물환거래를 결합해 파는 게 보통이다.
선물환계약을 해 놓으면 일정 시점에 정해진 가격에 달러를 팔 수 있다.
한미은행도 2년 만기 선물환거래를 함께 제공한다.
물론 별도의 수수료는 없다.
2년 만기이긴 하지만 중간에 환매한다고 그대로 시장 환율을 적용받는 건 아니다.
선물환 계약에 따라 붙는 프리미엄만 포기하면 된다.
반면 주식형 펀드는 대부분의 판매사가 선물환거래를 제공하지 않는다.
주식 자체의 변동성이 커 채무불이행의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적립식 투자를 선택하면 주식형 펀드에 가입하고도 환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매월 원화로 일정 액수를 투자하는 방식이다.
환율과 순자산가치 변화를 그대로 따라가기 때문에 갑작스런 변동으로 인한 위험이 그만큼 줄어든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