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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태국 조류독감 은폐에 분개
[EU] 태국 조류독감 은폐에 분개
  • 류현기 기자
  • 승인 2004.02.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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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보건협회 “금수조치 당분간 지속” 밝혀 유럽연합(EU) 시장을 향한 태국의 가금류 수출이 앞으로도 힘들 전망이다.
유럽연합측은 1월26일 태국으로부터의 가금류 수입에 대한 금지조치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이번 조치는 태국 정부가 조류독감 확대를 막는 데 미온적인 태도를 보인 것에 대한 강력한 항의표시로 받아들여진다.
유럽연합 보건협회의 데이비드 바이런 대변인은 “이번 금수조치는 단기간에 해지될 것이라고 보기는 힘들다”는 견해를 나타냈다.
또한 식농업협회의 한스 와그너는 “태국을 돕기 위해 UN이 원조를 제공하고 전문가를 보내는 등 비상사태를 맞아 도움을 줬지만 태국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며 분개했다.
태국 정부에 대한 유럽연합의 비난 수위가 점차 올라가고 있음을 짐작케 해 주는 대목이다.
이번에 유럽연합이 내린 조치는, 태국에서 발생한 조류독감의 전염성이 상당이 높다는 것을 정부가 밝힌 이후 수일 만에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게다가 조류독감의 피해가 날로 확산 기미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강력한 대응을 낳는 데 밑거름이 됐다.
태국에서는 이미 6살 유아가 조류독감으로 인해 사망하기도 했고, 베트남에서도 사망자는 계속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이제 조류독감은 동남아시아 전체의 산업에 치명적인 위협을 가하는 데까지 발전하고 있다.
유럽연합 회원국들은 태국 정부가 보인 안이한 태도와, 사고를 은폐하기만 하려는 모습에 대해 상당히 분개하고 있다.
그간 제기되던 은폐 의혹은 “공무원들이 수주에 걸쳐서 의혹들을 은폐해 왔고 결정적인 증거가 없는데도 사회적인 패닉현상을 불러일으키는 것을 피하고자 했다”며 탁신 시나와트라 타이총리의가 사실상 인정함으로써 확실히 밝혀진 바 있다.
이번 조치로 태국 경제가 입게 될 피해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현재 태국은 유럽연합에 연간 12만톤의 닭고기를 수출하고 있다.
태국으로선 일본 다음으로 큰 두 번째 시장을 잃게 된 셈이다.
아시아 최대 규모이자, 세계 4위의 닭고기 수출국인 태국으로선 큰 낭패가 아닐 수 없다.
조류독감 파동이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 데다 유럽연합의 금수조치가 조만간 해제될 가능성이 사라지면서 태국 경제 전반에도 어둠의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조류독감과 관련된 최초의 사상자 뉴스가 알려진 이래 태국 주식은 3.8% 가량 떨어졌다.
한편, 조류독감 사태는 태국 정부 내에서 비난전으로 발전하는 양상이다.
지난 1월26일 태국 보건부는 조류독감을 은폐하려 한 농업부를 강력히 성토하고 나섰다.
보건부 당국자는 태국과 인접 국가에서 조류독감에 대한 보고가 있은 후, 보건부가 조류독감으로 인한 인명피해 감시를 지난해 12월에 시작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가금류에 대한 감시를 책임지고 있는 농업부가 “보건부의 정보 요구에도 불구하고 태국 가금류에 대해 조류독감이 현존한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았다”는 게 보건부의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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