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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세 돌 맞은 인천국제공항
[특집] 세 돌 맞은 인천국제공항
  • 이현호 기자
  • 승인 2004.03.26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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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설및공항운영능력세계최고수준…소프트웨어측면보완서둘러야

우리나라의관문인천국제공항이어느덧세돌을맞았다.
아시아·태평양지역의항공교통량은세계여타지역보다도빠른속도로증가하고있다.
오는2020년에는국제항공교통량의절반이상을차지하게된다고한다.
이가운데서도가장주목받는곳이바로동북아시아지역.이쯤되면우리나라가세계항공교통의요충지로부상할수있는잠재력은충분한셈이다.
3월29일개항3주년을맞는인천국제공항의성적표에자연스레눈길이쏠리는이유가여기에있다.


한마디로아시아는항공교통의격전장이다.
아시아각국은이미90년대초반부터허브공항건설에박차를가했다.
2020년또는2030년까지자국의국제공항을아시아·태평양지역의허브공항으로만드는데모든역량을쏟아붓고있다.
하지만이지역의허브공항화는크게동남아지역과동북아지역등2개지역으로나뉘어진행되는모양새다.
어느한나라의공항이지역전체의허브공항역할을담당하기는힘들다.
예컨대동남아지역에서싱가포르의창이공항이지역중추공항으로한걸음앞서가는형국이라면,동북아지역에선한국과일본,홍콩,중국사이에치열한전투가끊이지않는다.


동북아경제중심이라는국가적목표를들고나온우리나라인천국제공항의경쟁력은어느정도일까?지금까지의성적표만놓고보자면,잔뜩기대감을높여줄만한게사실이다.
개항3주년을코앞에둔지난3월18일,인천국제공항은전체이용객수는6천만명고지를넘어섰다.
그간일각에서제기됐던허브공항의역할론에대한우려를씻어줄만한대목이다.
이뿐이아니다.
국제화물운송량세계4위권,국제여객처리실적세계10위권.인천국제공항의현주소를나타내주는수치는의외로화려하다.


많은전문가들역시아직까지는인천국제공항의성공가능성에좀더무게를실어주는편이다.
김연명교통개발원항공정책실장은“인천공항의하드웨어는동북아지역뿐아니라세계최고수준을자랑한다”며“효율적인소프트웨어만유지되면동북아지역허브공항화는무난하게달성할수있다”고높은점수를줬다.



전체이용객6천만명돌파,세계4위권화물수송량

실제로인천국제공항은이미양적·질적측면에서상당한수준에올라선것으로평가받고있다.
김포국제공항시절이던2000년당시와견줘보자.취항항공사는40%(15개사),취항노선은25%(24개노선)나늘어났다.
또공항운영의핵심적지표인항공기운항횟수는30%(2만9천회),화물수송량은14%(23만t)가늘어났다.
9·11테러와사스등항공산업전반에걸친최악의환경속에서도여객수송량역시8.3%(15만명)증가했다.
지난해2월기준으로하루평균화물수송량은200t,항공기운항횟수는400여회,여객수송량은6만5천명에이른다.
모든게아시아·태평양지역최정상으로꼽히는수준이다.


시설과공항운영능력면에서도후한점수를받는편이다.
지난해7월에는공항운영능력등급심사에서두번째단계인CAT-ⅢB를획득해항공기안전운항의신기원을이룩하기도했다.
아시아지역국제공항으로서는최초의사례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가펴내는에서도과거김포국제공항이최하위권(40~50위)에머물렀던반면,인천국제공항은개항이후줄곧세계4~6위권을유지하고있다.
영국의InsightMediaLtd에서수여하는AirportServiceExcellenceAward를2년(2002,2003년)연속수상한것도빼놓을수없는자랑거리다.
서비스측면에서도세계정상급공항으로평가받은셈이다.


무엇보다인천국제공항의성적표는영업실적을들여다보면잘알수있다.
투자은행인크레딧스위스퍼스트보스턴(CSFB)은인천국제공항개항이전에발표한자료에서누적된부채로인해지속적인손실발생이불가피해2008년에나당기순이익실현이가능하다고예측한바있다.
그러나지난해인천국제공항의당기순손실은295억원으로당초예상치(2222억원)의13%에지나지않는다.
전년도에비해선4분의1수준으로떨어졌다.
이런여세를몰아올해엔당초예상보다4년이나앞당겨당기순이익을실현할수있을전망이다.
게다가경영실적개선으로부채규모도점차줄어들어,최근2년동안감소액만2800억원에이른다.



승객환승률·화물환적률은낮은수준

그러나한편에서는이처럼인천국제공항이지난3년동안눈부신성과를일궈낸건사실이지만,동북아지역의진정한허브공항으로자리매김하기위해서는아직도해결해야할많은과제를안고있다는지적도쏟아진다.
무엇보다경영실적이개선되고있다고는하지만,태생적으로열악한재무구조에서출발한탓에원활한추가투자를이뤄낼여력이떨어진다는게흠이다.
차입금과이자를합친금액이4조2천억원에달해운항수입만으로는이자를갚는데여전히벅찰수밖에없을것이란논리다.
실제로인천국제공항의경우,국고지원액(2조2천억원)이전체공사비의40%수준에불과해,동북아주변국의경쟁공항(70~80%)에비해크게낮은상황이다.


인천국제공항의성공론에회의를제기하는또다른목소리는시설수준만세계최고수준일뿐이라는불평이다.
지난해국제항공운송협회(IATA)의1분기평가에따르면인천국제공항의전체만족도는5위로나타났다.
시설측면도우수한평가를받았다.
예컨대화장실2위,비즈니스시설3위,대기시설의편안함3위,터미널청결도3위,식당시설5위등이다.
문제는서비스수준이다.
여권·비자심사와보안검사,세관검사등출입국심사와공항직원의친절성등서비스및운영부분에선낙제점을받았다.
세관검사23위,보안검사19위,공항직원의친절성18위,탑승수속대기시간27위,여권·비자심사20위.감추고싶은성적표는줄줄이이어진다.


이밖에도주변경쟁국의국제공항에비해인천국제공항의허브공항화의지가크게약하다는지적도빠지지않는다.
허브공항의성공여부를가늠할수있는가장중요한잣대는화물환적률과여객환승률이다.
그러나인천국제공항은평균여객환승률이12%대에불과해,홍콩첵랍콕공항30%,싱가포르창이공항30%에비해턱없이낮은수준이다.
그속을들여다보면더욱초라하기그지없다.
지난해환승여객현황을살펴보면,국적항공사환승이전체의90%를차지하고있다.
그만큼외국항공사들의이용률이현저하게낮은수준이라는얘기다.


외국항공사들의이용률이낮은이유로는높은시설이용료에대한불만도한몫한다.
싱가포르와말레이시아,홍콩,일본등주변국국제공항이잇따라인하정책을펼치면서항공세일즈에심혈을기울이는것과는달리,인천국제공항은오히려사용료를올리고나섰다.
예컨대지난해5월수화물처리시스템(BHS)이용료는1인당160원에서1천원으로인상됐다.
이에대해허돈AOC(인천국제공항취항항공사운영위원회)위원장은“일방적인인상정책이아니라취항항공사와의협의를통해외국항공사들의입맛을맞춰주는인하정책이장기적으로는유리하다”는의견을내놨다.



배후도시건설지연으로허브공항화에차질

하지만이런현실을어느누구도진지하게받아들이지않는다는데더큰문제가있다.
공항운영을담당하는인천공항공사와상급기관인건교부가이러한논란에대해서로책임을떠넘기고있는것이다.
인천공항공사관계자는“인천국제공항의이용료는주변국공항에비해결코비싸지않다”고강변한다.
이에대해건교부관계자는“공사와항공사간에협의가필요한문제일뿐,건교부가관여할문제는아니다”라고말한다.
서로간에책임회피에만급급한모습을되풀이하는꼴이다.
하지만정작항공사들은이런논리가궁색한변명에불과하다고못박는다.
항공업계한관계자는“건교부와인천공항공사가서로책임만회피하려고변명으로일관하는건,외국항공사들의불신만키우는꼴”이라고지적한다.


게다가인천국제공항의미래와관련해짚어볼만한문제가또하나남아있다.
바로허브공항의필수조건인배후도시를활성화시키지못하고있다는점이다.
국내경기침체의여파로부동산경기가얼어붙어유치실적이부진한것도업친데덮친꼴이됐다.
현재유치가이루어진배후도시라고해봤자호텔2개동과상업시설1개동,업무시설4개동뿐.여기에국제물류기업및다국적기업유치를둘러싸고정책혼선이되풀이되면서준비작업은더욱더디게이루어지고있다.


어찌됐든가장빠른속도로탈바꿈하고있는아시아지역국제공항들의허브공항전쟁은이미시작됐다.
송재학LG투자증권연구원은“인천국제공항의허브공항화와주변국제공항들의허브공항화정책이서로충돌하는것은세계적인추세”라면서“무엇보다공항운영수준을가장효율적으로정착시키는공항이앞서나갈것”이라고내다봤다.
결국하드웨어적측면에서이미높은점수를받고있는인천국제공항앞에남겨진과제는분명하다는얘기다.
국제경쟁력을갖춘운영시스템등소프트웨어적측면을강화해나가는게그답이다.
개항3주년을맞은인천국제공항이앞으로이과제를어떻게해결해나갈지지켜볼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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