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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과실패] 델컴퓨터
[성공과실패] 델컴퓨터
  • 한정희
  • 승인 2000.06.07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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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상거래 개척 매년 50% 이상 매출증가 세계 최대 컴퓨터 회사로
수천개의 다국적기업 가운데 지난 3년 동안 매출액이 매년 10% 이상 늘어난 회사는 82개이다.
이 가운데 3년 연속 매출액이 30% 이상 증가한 회사는 11개. 하지만 매년 50% 이상 성장한 기업은 단 하나다.
인터넷으로 컴퓨터를 팔아 전자상거래의 신화를 창조한 델이 바로 그 회사이다.
델의 매출액은 창립 이래 8년 동안 매년 80%씩, 그리고 지난 6년 동안은 연평균 55%씩 성장했다.
올해는 숙적 컴팩을 제칠 것 초고속으로 성장해온 델은 지난해 253억달러의 매출을 올려 마침내 미국 최대의 개인용 컴퓨터 제조회사가 됐다.
올해에는 숙적 컴팩을 제치고 세계 최대의 회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컴팩도 인터넷을 통한 직접판매전략으로 전환하는 등 왕좌를 빼앗기지 않으려 안간힘을 쓰고 있으나, 세계 1위의 자리를 지키기에는 힘이 부쳐보인다.
델의 주식은 그동안 400배나 뛰었다.
14.3%의 지분을 가진 마이클 델의 재산은 210억 달러. 34살에 그는 벌써 세계 네번째 부자로 올랐다.
델의 매출액 증가율은 지난해 처음으로 50% 아래인 38%로 떨어졌다.
미국 내의 컴퓨터 수요 증가가 지난해부터 둔화하고 있어, 델의 초고속 성장이 지속될지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델은 아일랜드에 이어 브라질, 말레이시아, 중국에 잇따라 조립공장을 세우고 초고속 성장의 신화를 세계무대에서 재연해 보이겠다는 의지를 과시하고 있다.
마이클 델은 얼마 전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와의 인터뷰에서 “중간상인을 거치지 않고 판매하는 직접판매 전략이 진화하면서, 협력회사와 델이 가상공간에서 하나의 회사로 통합되는 ‘가상적 통합’을 이룬 게 성공의 열쇠였다”고 털어놓았다.
여기에 마케팅 목표를 명확히 하기 위한 시장세분화 전략과 마진이 높은 기업이나 정부, 대학 따위의 대형 고객에게 마케팅 활동을 집중시킨 전략, 그리고 창업자인 마이클 델의 천부적 장사꾼 소질이 더해져 델의 신화가 창조됐다고 경영전문가들은 진단한다.
델은 개인소비자보다 판매수익이 큰 기업, 정부, 교육기관을 상대로 한 컴퓨터 판매에 초점을 맞춰왔다.
지금도 전체 매출액의 60%가 이들 대형 고객으로부터 발생하고 있다.
또 판매대상에 따라 회사의 조직을 가정, 소기업, 중대형기업, 인터넷서비스제공업체, 병원, 연방정부, 지방정부, 교육기관으로 세분화해 철저히 고객의 특성에 맞는 영업 및 기술 지원을 하고 있다.
델의 신화는 마이클의 어린 시절로부터 시작한다.
그는 12살 때 그동안 수집해온 우표를 경매에 부쳐 2천달러를 챙겼다.
중간상인을 배제해야 돈을 벌 수 있다는 것을 그때부터 벌써 체득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 돈으로 신문판매사업을 시작한 그는 2년 뒤 1만8천달러를 벌어, 선생의 연봉보다 더 많이 돈을 버는 학생이 되었다.
주문에서 선적까지 36시간 만에 완성 그는 텍사스대 생물학과에 진학했지만, BMW에 싣고 기숙사에 갖고 들어간 컴퓨터 3대를 주무르는 데 더 많은 시간을 보냈다.
결국 그는 84년 19살의 나이에 대학을 그만두고 1천달러로 IBM 피시를 조립해 우편주문을 받아 판매하는 사업에 뛰어들었다.
우편주문판매로 사업을 확대한 델은 94년 인터넷 웹사이트 www.dell.com를 만들었고, 이어 96년에는 여기에 전자상거래 기능을 부가했다.
이것이 바로 미국 전자상거래의 출발점이다.
현재 이 웹사이트를 통해 온라인으로 판매되는 컴퓨터는 하루 4천만달러어치에 이른다.
매출액의 40%. 기술지원 활동의 40%, 주문 관련 문의의 70%가 온라인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델 설립 당시 다른 컴퓨터 회사들은 모두 중간상인을 통해 컴퓨터를 판매하고 있었다.
또한 몇년 전까지만 해도 IBM, 컴팩, 휴렛패커드 같은 컴퓨터 제조회사들은 컴퓨터의 핵심 부품을 직접 만들어야지, 조립만 해서는 이윤을 남길 수 없다고 믿고 있었다.
직접판매와 부품업체들과의 협력만으로 컴퓨터업계의 거인들과 맞서 싸운다는 것이 처음에는 무모하게 보였지만, 델의 전략은 적중했다.
직접판매로 중간상인이 챙겼던 돈이 소비자와 델에게로 돌아가고, 완제품과 부품의 재고량을 대폭 줄여 비용을 절감할 수 있게 되면서 ‘가격 대비 성능이 가장 우수한 컴퓨터를 판매하는 회사’라는 평을 얻은 것이다.
고객이 델의 웹사이트에서 원하는 성능의 부품을 골라 PC를 온라인으로 주문하면 그 정보는 곧바로 공장으로 전해져 바코드가 부여된다.
이어 부품업체에 주문서가 전달되고 몇시간 안에 생산라인에서는 고객이 주문한 컴퓨터의 조립이 시작된다.
모든 게 순식간에 실시간으로 진행되므로 주문에서 선적까지 걸리는 시간이 36시간에 불과하다.
고객이 주문을 한 순간 델-부품회사-배달회사는 순식간에 네트워크로 연결돼 마치 하나의 회사처럼 움직인다.
델과 델의 협력업체들은 고객의 주문은 물론 디자인, 데이터베이스까지도 정보를 공유한다.
마이클 델은 “실시간으로 정보를 공유함으로써 협력업체들이 마치 우리 회사 안에 들어와 있는 것처럼 만드는 것이 바로 ‘가상적 통합’이다”고 설명한다.
“예를 들어 새로운 제품을 설계할 때 협력업체들은 엔지니어를 델의 디자인팀으로 보낸다.
우리는 그들을 우리 회사 사람처럼 대우한다는 철학을 갖고 있다.
또한 현재 1만명이 넘는 서비스 기술자들이 델컴퓨터에 대한 기술지원을 하고 있는데, 이 가운데 진짜 델 직원은 극소수다.
하지만 고객들은 델의 직원이 자기 컴퓨터를 고쳤다고 생각한다.
이것이 바로 가상적 통합의 결과이다.
” 보통 컴퓨터 회사들은 부품 생산라인에 문제가 생기면 모든 라인이 중단되지만, 부품 생산라인을 갖고 있지 않은 델은 두 회사 가운데 하나가 잘못되면 다른 업체로 쉽게 공급선을 바꿀 수 있다.
만일 델이 부품공장을 갖고 있는 회사였다면, 무려 14년 동안 매년 50% 이상씩 늘어나는 수요에 맞춰 공장시설을 확충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부품재고량 줄여 부품 변화에 신속히 대처 협력업체에 대한 델의 전략은 가능한 한 적은 숫자의 협력회사를 두고, 이들이 기술과 품질에서 우위를 유지하는 한 관계를 지속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더 좋은 기술을 개발한 업체가 나올 경우 즉시 이를 협력업체로 끌어들인다.
때문에 기술혁신 속도가 직접 부품을 생산하는 컴퓨터 제조회사들보다 훨씬 빠르다.
마이클 델은 “세상이 변하지 않는다면 모를까, 요즘처럼 빠르게 변화하는 세계에서는 수직적 통합을 통해서는 결코 효과적인 생산자가 될 수 없다”고 강조한다.
네트워크를 통해 가상적으로 통합된 회사만이 급변하는 기술, 수요, 고객의 요구에 따라 마치 생물체처럼 반응하면서 빠르고 효율적으로 대응한다는 것이다.
또 주문부터 출고까지 거의 모든 작업이 네트워크를 통해 자동화돼 신경을 써야 할 대상이 크게 줄면서, 델의 경영진들은 부가가치를 높이고 빨리 큰 회사를 만드는 데 노력을 집중시킬 수 있게 되었다고 그는 설명한다.
부품재고량도 델은 기존 업체들의 10분의 1에 불과하다.
“경쟁회사가 81일분의 재고를 갖고 있는 데 반해 우리는 8일분에 불과하다.
부품값이 매주 1%씩만 싸져도, 우리는 엄청나게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이는 또한 우리가 인텔의 최신 마이크로프로세서를 가진 신제품 컴퓨터를 경쟁사보다 73일이나 빨리 내놓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 재고 감소가 어떻게 경쟁력 강화와 직결되는지 설명할 때 흔히 마이클 델이 하는 말이다.
아예 재고가 없는 경우도 있다.
델이 품질을 철석같이 믿고 있는 소니의 모니터가 대표적인 예이다.
요즘 델의 본사가 있는 텍사스 휴스턴 근교의 공장에서는 배달회사인 UPS 트럭이 수백대의 컴퓨터 본체를 싣고 멕시코의 소니 모니터공장으로 이동한다.
여기서 모니터와 컴퓨터를 조합해 다시 미국에 있는 소비자에게 배달하게 된다.
고객에 대해 다른 컴퓨터 회사들보다 훨씬 많은 정보를 갖고 있는 델은 ‘고객과의 통합’도 매우 중시한다.
흔히 PC에 문제가 생겨 전화를 하면 제조회사는 무슨 모델이고, 어떤 주변장치를 갖고 있는지 확인하는 데 매우 오랜 시간이 걸린다.
하지만 델은 고객이 컴퓨터를 주문해 생산할 당시부터 고유번호를 통해 컴퓨터의 사양을 정확히 알고 있기 때문에, 훨씬 빠르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자기 시간의 40%는 소비자 위해 사용 10만대의 델컴퓨터를 보유한 보잉에는 아예 30명의 델 직원들이 상주하고 있다.
상주 사무실은 마치 보잉의 컴퓨터 부서처럼 컴퓨터 수요를 계획하고 네트워크를 설계한다.
델은 보잉과 같은 대형 고객들의 CIO(최고정보책임자)를 초청해 아시아-태평양, 일본, 미국, 유럽에서 6개월 또는 9개월마다 3일 동안의 회의를 연다.
여기에서 나온 고객의 의견에 대해서는 다음번 회의에서 어떻게 문제를 해결했는지 보고한다.
이 회의에는 마이클 델도 꼭 참석한다.
고객과 직접 관계를 맺으면서 얻은 정보가 회사의 성공적인 전략수립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믿는 마이클 델은 지금도 자기 시간의 40%는 소비자와 만나는 데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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