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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 포털 ‘지식장터’ 실험
[커버] 포털 ‘지식장터’ 실험
  • 이희욱 기자
  • 승인 2004.05.14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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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지식시장 서비스로 포문…엠파스·야후 등 성공 가능성 저울질

“서울 마포구 공덕동에는 나만 알고 있는, 국물맛 끝내주는 설렁탕집이 있다.
나는 이곳을 은밀히 이용하곤 한다.
다행인지 몰라도, 아직 입 소문이 나지 않은 탓에 언제 가더라도 북적거리지 않아서 좋다.
그런데 누군가가 서울 근교 맛있는 설렁탕집을 가르쳐달라고 한다.
그는 대가로 2천원을 주겠다고 하는데….”

머릿속에 담긴 정보를 알려주는 대가로 돈을 받는 ‘지식장터’가 인터넷에 등장했다.
내로라하는 대형 포털 사이트가 앞장섰다.
뒤이은 움직임도 벌써 엿보인다.
새로운 형태의 지식거래 모델도 하나 둘 거론된다.
성공 가능성은 아직 불투명하다.
대형 포털 사이트들도 조심스레 성공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바야흐로 ‘전문지식을 사고 파는 e장터’가 활성화될 것인가. 포털들의 실험이 시작됐다.




국내 포털 사이트들은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우선, 인터넷으로 가능한 모든 서비스는 포털에 모인다.
이들은 대규모 회원을 기반으로 한 강력한 파급력을 갖추고 있다.
그래서 포털 사이트를 경유하는 서비스는 성공할 확률이 높아진다.
물론 서비스의 기반이 되는 콘텐츠는 전문 콘텐츠 제공업체(CP)가 맡는다.
한 포털 사이트가 새로운 서비스를 내놓으면, 얼마 지나지 않아 다른 포털에서도 비슷한 서비스를 잇따라 선보인다.
각 포털 사이트별로 제공하는 서비스가 비슷한 것도 이런 까닭에서다.
사실상 국내 포털 사이트들이 인터넷 서비스 보급을 위한 ‘확성기’인 셈이다.


지난 4월12일, 국내 대표적인 포털 사이트 네이버가 ‘지식시장’ km.naver.com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지식시장은 이용자가 직접 만든 콘텐츠를 사고 팔 수 있는 온라인 장터다.
지난해 포털업계를 달아오르게 했던 ‘지식검색’ 서비스의 후속탄이다.


우선 서비스 내용부터 살펴보자. 네이버의 지식시장은 유형의 상품 대신 ‘지식’이란 무형의 상품을 거래하는 장터다.
회원들은 자신이 직접 만든 자료나 보고서, 이미지 등의 전문 콘텐츠를 올리고 스스로 가격을 매긴다.
이 자료가 필요한 사람은 해당 가격을 지불하고 내려받으면 된다.
네이버는 거래가 이뤄지는 장터를 제공하고, 일정한 중개수수료를 챙긴다.
일반 물건을 사고 파는 것과 크게 다를 바 없는 셈이다.


겉으로는 평범한 서비스가 하나 더 추가된 것으로 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는 여러 면에서 주목할 만한 ‘사건’이다.
네이버가 어떤 곳인가. 지난 2002년 10월 업계 처음으로 이용자끼리 지식을 주고 받는다는 획기적인 발상의 검색 서비스 ‘지식인’을 들고 나온 곳이다.
최근에는 여러 인터넷 조사기관의 조사에서 부동의 강자였던 다음을 제치고 순방문자수 등에서 1위로 치고 올라온 괴력을 보이기도 했다.
또한 네이버를 운영하는 NHN의 대표인 김범수 사장과 이해진 전 사장은 인터넷의 특성을 가장 잘 살린 서비스를 내놓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는 인물들이다.
1세대 벤처인으로 ‘인터넷 전도사’로 꼽히는 이금룡 이니시스 사장은 이해진 전 사장을 가리켜 “인터넷의 특성을 가장 잘 이해하고 이에 맞는 비즈니스 모델을 내놓는 데 천부적인 재질을 지닌 인물”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이런 네이버가 포털업계 최초로 내놓은 서비스란 점만으로도 지식시장은 주목거리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지식시장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선 ‘검색’의 역사를 잠깐 돌아볼 필요가 있다.


1세대 검색은 필요한 정보가 담긴 공간, 즉 해당 사이트나 웹 페이지를 찾아주는 방식이었다.
예컨대 1천만원으로 창업을 원하는 사람이 있다고 하자. 그가 검색창에 ‘1천만원’과 ‘창업’을 입력하면 창업 전문 사이트 주소나 해당 창업정보가 들어 있는 웹 페이지가 검색 결과에 뜬다.
이때 링크된 주소를 누르면 해당 정보가 있는 곳으로 이동하는 식으로 ‘검색→결과 화면→정보’의 3단계를 거쳐야 했다.


지식검색은 이 단계를 2단계로 줄였다.
지식검색은 궁금한 내용에 대해 이용자가 직접 정보를 제공하는 문답형 기능을 도입했다.
이용자를 정보 제공자로 참여시킨 것이다.
이제 1천만원으로 창업을 원하는 사람은 지식검색에 ‘1천만원으로 창업하려면?’이라고 입력하면 된다.
그러면 1천만원으로 창업하는 데 필요한 정보가 곧바로 뜬다.
‘검색→정보’로 단계가 줄어들어, 해당 정보가 있는 곳을 찾아가는 번거로움이 해소된 것이다.



단순 정보 위주 지식검색, 부작용 지적돼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누구나 질문에 대한 답변을 올릴 수 있다 보니, 잘못된 정보가 하나 둘 늘어났다.
특히 의학이나 법률정보 같은 전문적인 지식의 경우 피해가 심각했다.
궁금한 점을 쉽게 묻고 답할 수 있는 구조로 인해, ‘지식’이라 부르기 민망한 단순 정보 위주로 바뀌는 것도 부작용으로 지적됐다.
그래서 각 업체는 전문가를 초빙에 답변에 활용하거나 이용자들 가운데 해당 지식에 관한 전문가를 별도로 뽑아 운영하는 등 보완책을 내놓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등장한 것이 지식시장이다.
네이버측은 “가벼운 문답 위주의 지식검색 서비스를 벗어나, 보다 전문적인 콘텐츠(=지식)에 가치를 부여함으로써 콘텐츠 수준을 한 단계 올리는 데 목적이 있다”고 서비스를 내놓은 이유를 설명했다.
다시 말해, 지식에 가격을 매김으로써 양질의 지식을 제공하는 동기를 부여하겠다는 것이다.


물론 지식거래 서비스는 이전에도 있었다.
학생들이 수업에 활용 가능한 리포트 자료를 사고 팔거나, 정형화된 각종 문서나 서식을 온라인상에서 돈을 내고 내려받는 방식이다.
전문 사이트도 성업 중이다.
주요 포털 사이트들도 이들과 손잡고 전문자료나 각종 서식을 유료로 사고 파는 서비스를 이미 실시하고 있다.
그런데 네이버의 접근방식은 조금 다르다.
네이버는 그동안 개인끼리 주고받은 각종 보고서나 문서자료 뿐 아니라, 전문 사이트가 개인에게 유료로 제공하던 서식이나 디지털 이미지 등도 ‘지식’이란 이름으로 한데 묶어 별도의 카테고리로 만들었다.
즉, B2C와 C2C 서비스를 ‘지식장터’에서 동등하게 운영하겠다는 것이다.


기존 지식검색 서비스인 지식인과의 자리 배치도 끝냈다.
네이버측은 지식인은 자유로운 정보교환의 장으로 계속 유지하고, 지식시장은 한 단계 높은 고급 콘텐츠를 거래하는 곳으로 운영하겠다는 생각이다.



엠파스, 하반기께 구체적 모델 내놓아

네이버측은 이 서비스를 위해 6개월을 준비했다.
저작권 문제와 같은 법률적 검토는 이보다 앞서 진행됐다.
시장조사도 병행했다.
네이버측은 일단 문서와 서식, 이미지 등 3가지 콘텐츠를 중심으로 시장을 운영하기로 했다.
기존 지식거래 서비스에서 이미 유통되던 ‘상품’들이다.
네이버 지식검색팀 관계자는 “아직은 시장을 형성하기 위한 플랫폼을 구축하는 단계로, 우선은 어느 정도 수요가 검증된 기존 상품들을 중심으로 운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비스를 4월에 시작한 것도 논문이나 리포트 수요가 많은 시기에 맞춘 것이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옥션처럼 ‘지식’을 경매하는 방식이나, 주요 협회와 손잡고 전문자료실을 통째로 링크하는 등 다양한 모델을 고려하고 있다.
양질의 콘텐츠를 전문적으로 제공하는 ‘콘텐츠 신디케이터’와도 적극 제휴할 생각이다.


네이버의 첫 시도는 다른 포털업체들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이미 다른 포털 사이트들은 지식검색 서비스에서 네이버의 꽁무니만 바라보았던 쓰라린 경험이 있다.
치열한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선 선두업체에 못지않은 서비스를 빠른 시간에 내놓아야 한다.
이미 주요 포털 사이트들은 비슷한 서비스를 상반기 안에, 혹은 연내에 출시할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네이버와 ‘지식검색 원조 논쟁’을 벌인 바 있는 엠파스는 올 하반기를 내다보고 있다.
엠파스 포털사업본부의 송성환 팀장은 “일반 포털 사이트에서 검색될 수 있는 모든 정보가 지식이란 키워드에 포함된다”며 “장기적으로는 포털의 검색 기능이 정결화돼 지식이란 키워드로 묶이는 그림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엠파스측은 대략 3가지 모델을 구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은 지식상품을 올리는 사람이 값을 매기는 방식으로, 네이버의 지식시장과 거의 같은 방식이다.
다음은 전문 ‘지식상인’이 들어와 자신의 지식을 브랜드화해 파는 방식이다.
이와 함께 지식장터의 각 카테고리를 전문 업체에 분양하는 형식으로 배분하는 방식도 고려하고 있다.


송성환 팀장은 “충분한 지식 데이터베이스와 경쟁력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홍보 채널이 부족해 고생하는 업체들이 상당수”라며 “포털 사이트는 이들을 알리는 채널을 제공하고, 해당 업체는 지식상품을 제공하는 방식의 ‘윈윈’ 전략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국내 포털업계에서 천당과 지옥을 오갔던 야후코리아도 절치부심 기회를 노리고 있다.
야후코리아는 올해 ‘검색=야후’라는 이미지를 굳히는 것을 목표로 삼고 모든 역량을 집중하는 모습이다.
국내 포털 사이트 가운데 가장 늦은 지난해 6월에야 지식검색 서비스를 내놓았던 야후코리아는 올해 3월, 기존 문답식 지식검색 서비스를 벗어난 ‘지식참여 서비스’인 ‘위키’를 내놓고 반전을 노리고 있다.


하와이어로 ‘빨리빨리’란 뜻의 ‘위키’는 누구나 쉽게 참여해 지식을 편집하거나 추가·수정할 수 있는 ‘지식 네트워크’를 표방한다.
문답식에서 벗어나 하나의 주제에 대해 여러 이용자들이 이와 연관된 지식을 곁가지를 뻗듯 연결한 ‘지식맵’이 대표적이다.
야후측은 “위키 서비스를 내놓은 이후 지식검색 전체 방문자와 페이지뷰가 50%나 증가했다”고 말한다.
실제로 인터넷 조사기관 코리안클릭의 자료에 따르면, 3월까지 200만명 안팎이던 야후 지식검색 방문자수가 위키 서비스 오픈 이후 320만명으로 늘었다.


특히 야후의 경우 논문과 리포트, 서식 등을 유료로 제공하는 기존 전문자료검색 서비스가 다른 사이트보다 강점을 갖고 있다는 데 고무돼 있다.
야후코리아가 지난해 10월부터 실시하는 전문자료검색 서비스는 경영·경제, 논문·리포트, 법률·서식·인물 등 5개 분야로 나뉘어 제공되며, 하루 평균 70만 페이지뷰에 500억~60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야후측은 여세를 몰아 오는 6월을 기점으로 새로운 개념의 ‘생활밀착형 검색 서비스’를 연이어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여기에는 검색과 쇼핑, 커뮤니티가 핵심 서비스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하지만 지식거래 서비스에 대해선 장기적인 안목에서 바라보고 있다.
일단은 지식검색 서비스로 사용자의 반응을 본 뒤, 6월께 등장할 새로운 통합 검색 서비스인 ‘라이프 엔진’(가칭)과 결합하는 부가서비스로 키우겠다는 생각이다.


야후코리아 검색기획팀의 김봉균 차장은 “지식거래 서비스는 내년을 기점으로 2006년께 시장이 폭발적으로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올해엔 기존 전문자료검색 서비스와 함께, 카테고리별로 전문 업체와 손잡고 광고수익에 연계시키는 모델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부가가치 창출을 위한 미끼상품인 셈이다.


이 밖에 네이트는 유·무선 연동포털이란 개념에 맞게 지식검색 서비스인 ‘지식뱅크’를 휴대폰이나 PDA 등 모바일 기기로 연동해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애당초 지식검색 서비스 경쟁에서 홀로 물러서 있었던 다음은 전문자료검색을 더욱 강화하는 추세다.
7월께 바뀐 모습을 드러낼 KTH도 KT의 막강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기존 포털 사이트들을 위협할 태세다.



검색광고 확대 등 부가가치 창출 목적

그렇다면 지식거래 서비스가 포털업체들에 안겨주는 ‘수입’은 얼마나 될까. 포털 사이트들은 지식거래 서비스가 직접적인 수익을 안겨주는 ‘킬러 서비스’는 아니라고 본다.
즉 매출에 영향을 줄 만큼 덩치가 커지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가장 먼저 서비스를 연 네이버측도 “지식시장 자체에서 큰 매출을 기대하는 건 아니다”고 말한다.
서비스를 연 지 3주일이 지난 5월 초 현재 지식시장 하루 거래 건수는 500여건. “숫자로 말하기엔 미미한 수준”이라는 게 네이버측의 설명이다.


오히려 각 포털 사이트는 ‘부가가치 창출’에 더 무게를 둔다.
포털 사이트의 고유 수익모델인 검색광고를 늘리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는 얘기다.
실제로 올해 1분기 NHN의 매출 현황을 보면, 전체 506억7천만원의 매출액 가운데 광고와 검색 매출이 각각 15.5%, 29.7%로 전체의 절반 가까이 차지한다.
전통적인 수익창구였던 ‘한게임’의 매출비중이 점차 줄어드는 반면, 광고와 검색 매출이 점차 늘어나는 것이다.
NHN측은 지난해 지식인 서비스의 확대가 주요 원인인 것으로 보고, 장기적으로 검색의 품질을 업그레이드해 전체 검색 관련 매출 향상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지식거래 서비스 자체에 대한 물음표도 제기된다.
우선은 콘텐츠 품질에 대한 우려다.
시장이 활성화되려면 장터 못지않게 우수한 콘텐츠가 확보돼야 한다.
하지만 이에 걸맞는 양질의 ‘지식상품’이 얼마나 될지는 미지수다.
경영지식 포털 사이트 휴넷을 운영하는 조영탁 사장은 “정말 쓸 만한 지식을 만들려면 기획 단계부터 많은 자금과 노력이 투입돼야 하는데, 장터만 연다고 해서 제대로 된 상품이 나올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한다.
기획에서 생산에 이르기까지 책임 있는 품질관리가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저작권 문제도 불씨로 남아 있다.
네이버의 경우 등록된 지식상품의 저작권이나 품질에 대해서 ‘중재자’의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저작권보호솔루션(DRM)을 도입하고 있긴 하지만, 이 또한 상품등록자가 선택할 수 있는 ‘옵션사항’이다.
서비스가 확대될 경우 분쟁의 불씨가 여전히 남아 있는 셈이다.
네이버측은 “저작권 문제는 인터넷 기반 자료공유의 근본적 문제로, 유료라고 해서 더 민감한 건 아니다”며 기본적으로 거래 당사자 간 문제라는 입장이다.
실질적인 단속 권한이 없는 중개업체로선 문제가 발생한 뒤 배포 중지 등 임시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콘텐츠 품질·저작권 우려…활성화 미지수

이 밖에 지식상품의 가치를 어떻게 매길지도 과제다.
여기서 거래되는 지식상품은 유형의 상품처럼 표준안도 없고, 가치판단 기준이 뚜렷한 것도 아니다.
물건가치는 거래 당사자들의 주관적인 평가에 그칠 뿐이다.
따라서 정확한 가치를 매길 수 없는 상황에서 기존의 보고서나 서식 등을 뛰어넘는 ‘가치 있는 지식상품’이 유통될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된다.
보고서나 논문 같은 상품의 경우, 구매하기 전에 미리 내용을 볼 수 없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이런 이유로 업계는 네이버의 지식시장을 시장 확대 가능성을 타진하는 ‘실험’으로 주목하고 있다.
새로운 서비스를 내놓을 때마다 승승장구했던 네이버가 이번에도 다른 포털에 앞서 내놓은 것이기에 더욱 그러하다.
결과에 대해선 모두가 조심스레 관망하는 분위기다.
그러면서도 행여 뒤질세라 관련 서비스를 준비하는 데 분주한 모습이다.
“우리는 네이버를 본다.
지식시장의 실험 결과에 따라 네이버와 다른 포털 사이트의 방향도 결정될 것이다.
실험기간은 3개월 정도면 충분하다.
3개월 뒤를 주목하라.” 업계의 한 관계자의 말이 정곡을 찌른다.
지식검색은 가라! 맞춤검색 납신다 지난해 포털업계의 최대 화두는 뭐니 뭐니 해도 지식검색이었다.
그렇다면 올해는? 지금까지의 움직임을 종합해 볼 때 ‘지식검색’ 이후는 ‘맞춤검색’으로 모아진다.
이는 이용자의 구미에 딱 맞는 정보를 골라 내보내는 지능형 검색을 말한다.
이용자가 원하는 정보를 미리 예측해 내보내는 ‘점쟁이형’과, 이용자가 공개한 정보를 토대로 맞춤형 검색결과를 제공하는 ‘컨설팅형’ 검색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이른바 검색의 개인화 시대가 열리는 것이다.
가장 적극적인 곳은 야후코리아다.
야후코리아는 올해 ‘검색’이란 기본기에 충실해 옛 명성을 되찾겠다는 각오다.
올해 2월부터는 지난 2년간 본사에서 개발한 자체 검색엔진을 도입해 다른 포털 사이트보다 한 단계 앞선 기술을 선보일 계획이다.
6월에는 지역생활정보를 중심으로 서비스를 대대적으로 재정비한다.
야후코리아 박지영 과장은 “다른 포털처럼 지도와 전화번호를 연계하는 수준이 아니라, 사이트 전체를 통합한 개인 맞춤형 생활정보를 제공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네이버는 사용자가 자주 찾는 ‘관심지역’을 설정해 두면 관련 생활정보가 검색결과에 나타나는 ‘지역Q&A’ 서비스를 지난 4월부터 지식검색 서비스 안에 추가했다.
최대 3곳까지 관심지역을 설정하면 해당 지역의 맛집, 여행지, 가볼 만한 곳, 데이트 코스 등에 관한 지식검색 정보를 모아 검색할 수 있는 서비스다.
다음도 지난 4월 한국전화번호부와 손잡고 업종별 전화번호와 위치 정보, 생활 관련 콘텐츠와 지역정보를 묶은 ‘옐로우페이지’를 오픈했다.
이 밖에 개인의 취향에 맞게 검색 기능을 강화한 서비스도 눈길을 끈다.
다음의 경우 지난 2월부터 이용자의 검색 행태를 분석해 다음번에 검색할 키워드에 대한 힌트를 제공하는 검색도우미 ‘서치자키’를 선보였다.
엠파스의 ‘나만의 검색서비스’는 사용자가 자주 찾는 검색어를 즐겨찾기 형식으로 등록할 수 있는 기능이다.
주요 포털 사이트의 맞춤검색 서비스를 들여다보면, 각 포털별로 특성이 드러난다.
다음은 한국전화번호부의 강점을 살려 지도와 전화번호를 통합한 지역검색에 역점을 둔다.
네이버는 지식검색의 선두 업체답게 ‘지식인’ 속에 지역생활 정보검색 서비스를 녹였다.
엠파스는 기존 생활정보 서비스였던 시티스케이프의 경험을 살려 다양한 생활 콘텐츠를 모으는 데 초점을 맞췄다.
야후코리아는 아직 구체적인 서비스 밑그림을 내놓지 않았지만, 검색 기술의 우위를 기반으로 생활밀착형 통합검색 서비스에 방점을 찍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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