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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세토칼럼] 중국 경제가 연착륙하려면
[베세토칼럼] 중국 경제가 연착륙하려면
  • 남수중/ 국제금융센터 연구위
  • 승인 2004.07.02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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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 관리들은 5월의 경제지표 분석을 통해 선별적이고 행정적인 긴축조치가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고 주장한다.
중국의 총리뿐만 아니라 통계국 부국장, 은행감독위원회 주임 등 경제계 주요 인사들이 올해 중국 경제의 연착륙 가능성을 공식 언급하기 시작했다.
중국의 국가경제정보센터 역시 올 하반기 경제성장률이 8%대로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을 발표하고 있다.
실제 5월의 투자증가율은 4월의 34.7%보다 급격히 둔화된 18.3%를 기록했으며, M2(총통화) 증가율도 17개월 만에 가장 낮은 17.5%, 대출증가율은 4월의 20.4%보다 하락한 19.1%로 나타났다.
그러나 1~5월 전체 고정자산투자 증가율이 34.8%로 여전히 높고, 부동산 개발 투자증가율이 32%에 달하는 등 일부 산업의 과잉투자 문제는 근본적으로 해결된 것이 아니다.
특히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지속적인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어 긴축 효과에 대해 낙관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3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에 달한 이후 4월과 5월에는 각각 3.8%, 4.4%를 기록해 올 목표 3%를 초과하고 있다.
6월 이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대두되고 있다.
5월까지 투자증가율, 통화량 등 일부 지표가 둔화되고 있다고 해서 과열이 진정되었다고 평가하는 것은 성급한 결론이다.
물론 올 하반기의 경제성장률이 지난 몇 분기 동안의 9%대 후반보다 낮은 수준일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경제성장률이 소폭 둔화된다고 해서 과열에 익숙해진 경제체질이 단기간 내에 개선되는 것은 아니다.
연착륙에 성공하더라도 중국 경제는 과잉투자가 견인하는 성장의 문제점을 경험할 것이다.
이는 과거의 경험에서도 잘 나타나고 있다.
중국은 급격한 투자 활성화를 통해 1990년대 초반 이후 10%대의 경제성장률을 달성했으나, 60%대 명목 투자증가율, 24.1%의 인플레이션 등 심각한 경기과열을 경험했다.
그후 중국 정부는 경기의 연착륙을 위해 고정자산투자의 점진적인 둔화를 유도했고, 과잉설비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디플레이션에 직면하게 된다.
문제는 디플레이션을 극복하기 위해 다시 투자 확대정책을 추진했다는 것이다.
특히 지난해에는 사스(SARS)로 인해 발생한 소비 지출의 급격한 둔화를 극복하기 위해 투자 확대를 용인하지 않을 수 없었다.
결국 지난해 하반기 이후의 긴축조치에도 불구하고 투자과잉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현재의 투자과잉 문제는 과거부터 누적된 과잉설비를 정리하지 못한 상태에서 투자를 다시 활성화시키면서 발생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래서 중국 산업의 누적된 과잉설비 문제가 ‘창구지도’ 등의 행정 규제를 통해서 해결되고 있다는 주장에는 동의할 수 없다.
시장경제체제로 전환된 중국에서 행정 수단 등을 통해 경기 변동을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은 잘못된 신념이다.
행정 수단을 통한 경기조절이 단기적인 성공으로 이어진다고 해도 과거의 디플레이션 출현처럼 장기적인 후유증이 발생할 수 있다.
당장 개선하기 어려운 과제이지만 이제 중국도 금리, 환율 등 시장 친화적인 정책 수단이 먼저 고려되어야 하고 행정조치 등 비시장 친화적인 수단은 보완적인 기능을 담당해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다른 개도국의 경우처럼 중국에서도 경제의 규모가 커질수록 비시장 친화적인 정책수단이 제한적인 효과에 그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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