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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아파트 시장 패러다임 변화
[부동산] 아파트 시장 패러다임 변화
  • 이상영(모두넷부동산114)
  • 승인 2001.06.06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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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맷값 정체, 전셋값 상승, 월세 증가, 서울·수도권 분양열기 상반 아파트 시장에서는 매년 이사철인 1~3월에는 가격이 오르고 5월 이후에는 다시 비수기로 접어들면서 가격이 내리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런데 올해는 최근 비수기에도 부동산 가격변동이 커지고, 분양열기가 높아지는 등 예년과 다른 현상들이 목격된다.
이런 상황들을 종합해보면 아파트 시장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는 점을 알게 된다.
올해 아파트 시장의 특징들을 살펴보자. 우선 가장 먼저 눈에 띄는 특징은 매맷값은 정체되거나 내리는 반면, 전셋값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 수도권 전체의 아파트 매맷값은 1~2% 오르는 데 그쳤다.
이에 비해 전셋값은 7~8%나 올라 서민들의 주거비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더욱이 예년엔 전셋값 강세 현상이 3월까지만 이어지는 게 보통인데, 올해는 장기화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전셋값이 10% 이상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소형쪽의 상승률이 높다는 점이다.
20평형 이하 소형 아파트의 전셋값 상승률은 이미 두자릿수를 기록하고 있다.
그러자 전셋값이 매맷값에 육박하는 현상도 나타난다.
매맷값에 비교한 전셋값 비율은 계속 높아져서 서울에서는 평균 57.5%, 신도시에선 61.6%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소형 평형은 이 비율이 70~80%에 육박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를 거꾸로 보면, 전세 세입자의 경우 매맷값의 20~30% 정도만 대출을 받으면 주택을 구입할 수도 있다는 얘기가 된다.
이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전세 세입자들의 주택 구입이 증가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요즘은 전셋값이 매맷값에 근접하면 전세수요가 매매수요로 전환되는 것이 일반적이었던 과거와 다르다.
매맷값 상승에 대한 기대가 이미 사라졌기 때문에 전셋값이 올라도 전세수요가 매매수요로 전환되는 현상은 아직은 그렇게 뚜렷하지 않다.
임대차 시장에서는 전세시장이 위축되고, 월세시장이 크게 확장되고 있다.
평균적으로 월세 매물이 전체 매물의 30%를 차지하고 있다.
주택임대 사업자가 많은 서울의 강남·노원 지역은 이 비율이 80%에 달한다.
아직은 임차인들이 월세를 부담스러워하고 있어 실제 월세 계약은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지만, 월세 확대현상 자체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역과 평형 사이에는 수요 차별성이 분명히 나타나고 있다.
올해 서울시 동시분양의 경우 1차부터 3차까지 1순위 평균경쟁률이 6.55 대 1을 기록했다.
이처럼 서울 지역에서 분양열기가 되살아나고 있는 것과 달리, 수도권 지역에는 찬바람이 불고 있다.
1순위 청약 마감은 거의 드문 일이고, 3순위에서 100% 분양을 이룰 수만 있어도 성공이라는 평가를 듣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입주 직전까지도 분양권 가격이 분양가 이하에서 맴도는 단지가 수두룩하다.
이처럼 경기도 지역 분양시장이 냉각된 것은, 분양가 자율화 이후 분양가격과 재고 아파트의 시세가 비슷하거나 역전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그나마 서울 지역에서는 아파트값 상승이 일부 이뤄지면서 분양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지만, 신도시를 비롯한 경기도 지역의 경우에는 기존 아파트의 시세 하락 내지 정체 현상이 확산되는 가운데 분양시장이 얼어붙어 있다.
그리고 이런 현상은 분양시장만에 한정된 것이 아니라 중고주택 매매시장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나고 있다.
전체적으로 서울과 경기도의 아파트에 대한 소비자들의 선호가 뚜렷하게 갈리고 있다.
평형별로 보면 소형 가격은 크게 상승하는 반면 대형 가격은 하락하면서 소형 선호, 대형 회피 현상이 강해지고 있다.
전반적으로 일반적 주택 구매에 대한 관심은 적은 반면, 임대주택 사업과 같은 부동산관리 사업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기도 하다.
이런 변화는 아파트에 대한 인식이 가격상승 차익을 겨냥한 투기적 상품이라는 데서 안정된 소득을 위한 투자 상품으로 바뀌고 있다는 점을 반영한다.
결국 올해 아파트 시장의 특징은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가격차익보다 임대료 등 소득수익을 중시하는 투자로 바뀌고 있고, 평형과 지역별 수요 차별화가 심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변화한 투자 패러다임 속에서 아파트값의 양극화 현상은 올해 내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투자 목적으로 아파트를 산다면 당분간은 소형이나 서울지역 등 한정된 범위에서만 고려하는 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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