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무일 한국투자증권 연구위원은 국민은행의 2분기 실적과 국민카드 합병을 둘러싼 논란 등 각종 악재를 들어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하향조정했다.
물론 국민은행의 주가가 2004년 고점과 비교해 38% 하락한 상태로 PBR(주가순자산비율)로는 역사상 최저 수준이라 이젠 상승할 시기라고 성급하게 판단할 수 있다.
또한 회계기준 차이 및 편법회계처리 관련 이슈로 인해 주가가 약세를 보인 만큼, 반발 매수세의 유입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정 연구위원은 국민은행에 대한 투자의견을 냉정하게 ‘중립’으로 끌어내렸다.
가장 큰 이유로는 현재 상태로는 하반기 이익 모멘텀을 찾기 어렵다는 것을 들 수 있다.
비록 높은 담보비중으로 인해 자선건전성 악화가 지연되는 효과가 있지만, 내수경기 민감도가 매우 높은 여신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있는 만큼 하반기 자산건전성 개선 속도가 느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 가지 이유를 더 들자면, 분위기를 반전시킬 촉매제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하반기 성장 모멘텀의 중심부에 자리 잡았던 한투, 대투 인수가 물거품이 되자, 정 연구위원은 “당분간 촉매제 역할을 할 것이 없어 국내 경기 반전을 기대할 수밖에 없는 수준”이라고 지적한다.
그렇다고 국민은행 주가가 바닥을 쳤다고 섣불리 판단해 매수를 서두르는 것은 더욱 위험하다.
자산 규모 200조원의 최대 규모 은행이지만, 2004년 자산수익률이나 자기자본이익률은 각각 0.5%와 12%로 자산 규모를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국민은행 주식을 대체할 만한 다른 은행주가 있기 때문에 굳이 국민은행을 고집할 이유도 없다.
예컨대 하나은행과 같이 투자 리스크가 낮은 은행이나, 배당투자 측면에서 유리한 부산은행, 대구은행 등 지방 은행이 있기 때문에 “국민은행의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을 경우에는 투자 매력이 별로 없다”는 것이 정 연구위원의 의견이다.
하지만 동일한 데이터를 놓고도 이준재 동원증권 연구위원은 엇갈린 판단을 내린다.
이 연구위원은 국민은행의 주가하락을 “이유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장기적인 주가 전망은 긍정적”이라며 투자 의견을 ‘매수’로 유지했다.
이 연구위원이'매수' 의견을 유지하는 데에는 국민은행 합병 이후에도 꾸준히 유지해 온 PBR가 큰 몫을 했다.
그는 “주택은행과의 합병 이후 국민은행의 주가가 시중 은행 평균 PBR와 비교해 할인 거래된 적이 없다”고 지적한다.
이는 높은 프랜차이즈 가치와 가격결정력, 내수 회복시 실적 회복 강도 우세 등 강점이 있기 때문이다.
이 밖에 중소기업과 주택담보대출의 구조적 부실화 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현재까지 나타난 문제점이 더 이상 확대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 이 연구위원의 주장이다.
결국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편법회계처리에 의한 법인세 추징 문제도 결국은 규모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 국민은행의 투자전망을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만드는 요인이다.
이 연구위원은 “최악의 경우는 세금 추징이 가능하지만, 그 규모는 법인세 절감액에 비하면 크지 않을 전망”이라며 문제가 더 이상 확대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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