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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추적] 집값 거품론에 대한 ‘진실 혹은 거짓’
[이슈추적] 집값 거품론에 대한 ‘진실 혹은 거짓’
  • 이경숙 기자
  • 승인 2004.08.1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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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부동산시장분석가는말한다.
“기자들이왜그렇게많이받아썼는지모르겠어요.지금시의성있는이야기는아닌데.”익명을요구한한증권사투자전략가는말한다.
“그분석법은논리가맞질않아요.분석으로서가치가없어요.”

8월2일,서울아파트값의30%정도가거품이라는주장이나왔다.
부동산정보업체부동산뱅크는1989년부터2004년6월까지서울아파트매매값변동률을토대로분석해보니서울아파트현재매매값의28.5%가거품이라는결과가나왔다고밝혔다.


이보고서에따르면,89년부터2000년까지서울아파트값은매년평균7.01%올랐지만2001년부터지난해까지3년간은매년14.8~28%의급등세를탔다.
만약2001년부터올6월까지서울아파트값이매년7.01%올랐다고가정하고이를1536개단지에대입하면서울아파트의시가총액은203조5412억원으로계산된다.
하지만지난6월현재실제시가총액은이보다81조원가량많은284조8191억원에달한다.
이차이를계산해보면현재매매가의28.5%는거품이라고부동산뱅크는분석했다.


자치구별로보면송파구(38.9%),강남구(38.6%),양천구(38.2%)에가장심하게거품이꼈고강동구(36%),서초구(35.1%)도거품의크기가35%를넘었다.
그러나도봉구(12.7%),은평구(14.3%),중랑구(15.8%)등강북지역은상대적으로거품비율이낮았다.
이분석의조사대상은2000년말과올6월현재동시에존재하는1536개단지,82만2871가구였다.


그러면내집마련희망자는거품이많이낀송파구대신도봉구에서아파트를사야마땅할까?강남구아파트소유자는지금당장10~20%깍아서라도얼른팔아야손해를덜볼수있을까?


“거품30%론”이어“10%미만”주장도

부동산분석가들은“섣불리움직이지말라”고충고한다.
부동산뱅크의이번보고서만으로매매결정을내리기엔정보가부족하다는것이다.
부동산뱅크가집값거품을계산한방식은흔히등해외언론이쓰는것이다.
20~30여년동안연간매매값변동률을산술평균해급등기의연간매매값변동률과비교하는식이다.
유명해외언론의분석기사에서흔히쓰이긴하지만연구자한테는잘쓰이지않는기법이다.
김선덕건설산업전략연구소장은“이것은30년이상장기간평균을구해집값의추세를볼때쓰는기법”이라며“부동산의내재가치를보여주기는어렵기때문”이라고설명했다.
부동산내재가치란교환가치즉매매값과사용가치즉전월세임대료를합한것에해당한다.


그러나부동산투자전략가,분석가들도“서울아파트값에거품이끼었다”는사실자체는부인하지않는다.
문제는어느지역,어느물건에,얼마나끼었는가하는데에있다.


시장분석가들은내재가치와금리상황으로봤을때전체적인부동산값급락위험은크지않다고말한다.
미래에셋증권리서치센터는“서울아파트를제외한한국부동산의가격상승률이장기물가상승추세에도못미치고있다”며“전반적인거품논의는부적절하다”고분석한다.


미래에셋증권이분석한서울아파트값거품은10%미만이다.
이곳의분석에따르면연간임대료에대한아파트가격비율인아파트가격수익비율(PER)은서울아파트가현재40~45배.2000년말20~25배수준인것과비교하면가격이2배는오른셈이다.
하지만류승선미래에셋증권선임연구원은저금리로인한할인율하락효과를생각해야한다고지적한다.
국채수익률기준으로금리는2000~2001년에6~7%수준이었다가현재4%초반으로약30~40%낮아졌다.
금리하락을감안한서울아파트의균형PER는28~42배로,현재PER와10%정도차이가날뿐이다.



어느지역에얼마나끼었는지가관건

금리는미래시장에서도중요한변수다.
서울아파트의거품이아주큰수준은아니라고해도금리가급등하면서전셋값이떨어지면집값이떨어질수밖에없다.
만약금리가올라가지않은상태에서집값이떨어진다면이는문제될것이없다.
투기든,내집마련이든수요가생기기때문이다.
류연구원은“금리인상이나전셋값급락이없다면집값은크게오르지도않겠지만크게떨어지지도않을것”이라고분석했다.


이대목에서또봐야할변수가있다.
실수요다.
한증권사투자전략가는“현재한국의인구구조와경제구조를보면서울의아파트값은크게떨어지기어렵다는결론이나온다”고말한다.
고령화진행속도가빨라지면서인구구조가피라미드에서종형으로바뀌어가고있으나내집마련실수요가많은35~40살전후연령대는여전히두터운상태다.
게다가올해부터는주택금융공사의모기지론이이러한실수요자들에게장기자금을공급하고있다.
그는“증권사투자전략가가부동산시장을추천할순없지않겠냐”며익명보도를요구했다.


공급측면에서봐도건설산업연구원분석대로노후주택멸실률이2010년까지는3.8~4.7%을유지된다면과잉공급우려는크지않다.
또수도이전뒤에도서울,수도권에집중된경제,산업구조탓에자금과일자리는쉽게분산되지못할터.일부부동산을제외하면서울과수도권의집값의거품이급작스럽게꺼질가능성은낮다.


하지만공급과잉-수요위축이겹치면집값하락은막을수없다.
전문가들은그런우려가큰부동산으로서울의다세대다가구주택과오피스텔,수도권택지개발지구를꼽는다.
서울의재건축아파트는정부의정책리스크가커하락우려가있단다.


이렇게일부부동산외엔거품우려가적은데도주택시장경기가풀리지않는진짜이유는정부정책기조와경기침체에있다.
김소장은“집을사고팔때내는세금이지나치게많아졌다”고지적한다.
집을살때내는취등록세는전세계적으로실거래가기준으로1.3~4%수준인데,한국은부동산세제개편전실거래가기준1.4%선이던것이이후5.8%로급등했다는것이다.
물론더강력한‘부동산냉각수’는경기침체다.
김소장은“가계가미래불안을느끼면이사를가지않고그러면거래가일어나지않아값이떨어진다”고설명한다.


어차피거품이얼마나끼었느냐는분석가,분석방법에따라달라질수밖에없다.
거품은꺼진뒤에라야그정확한크기가드러난다.
내로라하는분석가들이“거품이100%끼었다”고주장하는물건이라도수요가계속생겨가격이떨어지지않으면그의분석은틀린것이된다.
주식시장처럼부동산시장에도시장전체가냉각되더라도값이떨어지지않는물건이있다.
주식시장식으로말하면일종의가치주다.
현정부의정책기조는내집마련실수요자에게우호적이다.
내집마련실수요자라면시장냉각소식에얼필요가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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