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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환율 내리막길, 향후 방향성은?
[특별기고]환율 내리막길, 향후 방향성은?
  • 이덕청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
  • 승인 2004.11.0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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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발외풍에내풍겹쳐원화강세가능성높다

[TheEconomist]에서햄버거의가격을기준으로주요통화의고평가/저평가정도를평가하는BigMac지수로보면,지난5월현재달러화에대해중국위안화는57%,일본엔화는20%저평가되어있다.
한국원화의경우이보다는작지만6%정도저평가되어있는것으로나타난다.
당시환율을감안해보면원화의경우달러당1100원정도가적당하다는결론이되는데,과연그러한가?

유감스럽게도경제학은환율의결정메커니즘에대해아직까지명쾌한답을갖고있지못하다.
예컨대햄버거라는상징을이용해적정환율을생각해보는BigMac지수의경우,마찰요인이없다면동일한재화의가격은전세계어디서나같을것이라는가설에입각해있다.
하지만과연현실의환율이그러한가설에얼마나충실하게따라움직이는지에대해서는논란이많다.
특정기간,특정통화간환율에대해서는어느정도설명력을갖는이론이나모형도기간이나통화를달리하면엉뚱한예측으로이어지는경우또한허다한실정이다.
환율에대한또하나의오해를늘리는위험을무릅쓰고,원화환율의변동방향에대해생각해보자.

우선1998년외환위기전의환율수준으로돌아가보면,그때는대체로달러당800원수준의환율에모든경제주체들이익숙해져있었다.
그런데최근수년동안에는달러당1150~1200원이환율변동의중심축으로기능해왔다.
외환위기이후발생한한국경제의질적변화를환율이반영한것인가?아니면경제는별다른변화가없는데과도하게낮았던환율,즉고평가되었던원화가치가정상화된것인가?여러가지가능성이있겠지만한국경제의안정성이나기업의가치,한국경제에대한국제적인평가등이과거에비해더개선되어있는것은부정하기어렵다.
OECD가입,기업재무구조의현격한개선,증시에서외국인주식보유비중의급증등은한국경제의질적개선을가늠해볼수있는예가될수있을것이다.
원화의고평가가외환위기의한원인이었다는가설을부분적으로인정한다고하더라도,외환위기이후이른바구조조정을통해한국경제가더튼튼해진것이사실이라는관점에서보면지금환율은적정수준을상회하고있을가능성이높다.


원화환율이과도하게높을가능성,즉원화가치가저평가되어있을가능성은무역수지를보아도분명하다.
올해를기준으로할경우GDP(국내총생산)대비경상수지흑자의비율은4%,무역수지흑자의비율은무려6%에달한다.
물론무역수지흑자의원인이반드시환율에만있는것은아니다.
세계의공장으로등장하고있는중국의중간재및부품수입수요가급증하고있는것이라든지,정보통신제조업분야에있어서한국제품의월등한경쟁력또한흑자의주요한원인일수있다.
그러나대중국수출을한국만하는것도아니고,반도체등정보통신제조업분야에있어서한국은주요한수출국이면서동시에주요한수입국이기도하다는점을감안하면현재의환율수준이대규모무역수지흑자의한배경일가능성은배제하기어렵다.
뒤집어말하면대외거래에서대규모흑자가발생하고있다는것은그만큼외환시장에서원화에비해달러공급이늘어나고있다는것이므로환율하락,즉원화가치상승압력이높다는점을의미한다.


미국의절상압력,동아시아통화에집중될듯

원화환율의하락,즉원화강세의가능성은단순히한국자체적인사정때문에비롯된것만은아니다.
무엇보다미국의막대한경상수지적자로대표되는국제경제불균형을해소하려는과정에서중국등동아시아통화전반에대한절상압력이강화될수있기때문이다.
알려진것처럼달러화는최근수년간유로화에대해큰폭의약세를보여왔음에도,미국의경상수지적자는오히려계속확대되어왔다.
이는미국의저축률이과도하게낮은반면다른나라들의저축률이상대적으로높다는사정때문이기도하지만,미국경상수지적자의절반이상이중국등동아시아와의거래에서발생한것이기때문이기도하다.


그런데이미유로화가큰폭으로절상되어있는상태이기때문에향후미국대외불균형을완화하기위한환율조정의요구는중국위안화등동아시아통화에집중될수밖에없다.
이렇게된다면한국원화도그예외는되기어렵다.
물론중국과한국의사정은다르다.
중국위안화환율은중국당국의결정에따라특정수준에고정되어있는데반해,원화환율은시장에서결정되고있기때문이다.
그러나한국을비롯한여러동아시아국가들이시장환율제도의큰틀안에서라고는하더라도그동안여러가지방식으로외환시장에개입해온것은사실이라는점을감안하면,미국이‘묶어서’동아시아주요통화환율의절상을요구할가능성은배제할수없는것이다.


당국의경우에도과거에는수출확대를위해서는환율하락을막아야한다는다소단순한목표하에움직여왔다.
하지만앞으로는물가,금리,가계소비등다른거시경제변수를종합적으로고려하여환율정책을전개할것으로판단되는데이는외환수급에따른자연스러운원화강세는용인될가능성이높아질것임을시사하는것이다.
현재우리나라가이미적정수준보다많은달러를보유하고있는상태라는점도달러매수를통한추가적인외환시장개입이과거보다줄어들수있는환경을만들고있다.


해외투자확대도원화강세에한몫

반면한국경제전망이암울한데어떻게원화강세가될수있는가하는의문이제기될수있다.
즉한국경제의펀더멘털이강하지않다면원화강세는어렵다는판단인것이다.
그러나환율은어디까지나상대가격임을상기할필요가있다.
한국경제가과거보다양적인성장률이낮아질가능성이높지만그래도4%수준의성장을한다면이는세계기준에비추어결코낮은것이아니다.
더구나한국증시에는세계적인경쟁력을갖고있는많은우량기업들이있고,이기업들주식의절반이상은외국인투자가들이보유하고있다.
여전히많은외국인투자가들에게있어서한국주식시장은매력적인투자대상이다.


물론한국의금리가국제수준으로낮아지면서많은자금들이더높은수익을좇아해외로투자되고이과정에서원화환율상승압력이생길수도있다.
실제로최근많은금융기관들이해외투자확대에이미나섰거나적극적으로검토하고있다.
그러나과거다른나라의경험등에기초할때,금융기관의전체자산중해외에투자되는자금의비중은단기간에증가하기어렵다.
특히원화환율이장기적으로하락할것이라는전망이우세하다면금융기관의해외투자는보다신중해질수도있다.


지금까지원화환율의하락,즉원화강세가가능한이유들을나열해보았지만,맨앞에서지적한대로환율움직임은단기적으로뿐만아니라장기적으로도예측하기어렵다.
다만분명한점은현시점에서원화약세보다는원화강세의가능성을높이는요인들이더우세하다는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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