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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연구] (주)제이씨엔터테인먼트
[투자연구] (주)제이씨엔터테인먼트
  • 이정환
  • 승인 2000.06.07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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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배 투자 아깝지 않다

개발에만 3년 걸린 가상현실 포털 '조이시티'...우리기술 30억원출자
제이씨엔터테인먼트(대표이사 김양신) www.joycity.com는 가상 속에 현실을 옮겨놓으려는 꿈을 가진 회사다.
아니, 현실에서도 맛보기 힘든 아늑함과 자유로움, 그리고 재미까지 가상 속에 가져다놓으려는 회사다.
이제 그 당찬 꿈을 실현시킬 때가 왔다.
3년 전부터 개발해온 가상사회 ‘조이시티’가 오는 7월부터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다.
조이시티는 3차원 가상현실에 기초한 본격적인 엔터테인먼트 포털이다.
조이시티를 기반으로 온라인 엔터테인먼트 시장을 장악하겠다는 야심찬 실험에 최근 우리기술투자가 가세했다.
우리기술투자는 지난 3월 주당 56만원(액면가 1만원)에 30억원을 출자하고, 이 회사의 지분 9.3%를 확보했다.
우리기술투자가 주목한 제이씨엔터테인먼트의 매력은 무엇이었을까.‘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가상현실 조이시티는 컴퓨터가 만든 가상의 공간이다.
이곳에 들어서면 누구나 자신만의 ‘아바타’(분신)를 갖는다.
아바타는 길거리에서 만난 다른 아바타에게 말을 걸거나 영화마을에 가서 최신 개봉작을 감상한다.
공중전화에서 ‘현실세계’의 친구에게 전화를 하거나, 가게에서 티셔츠를 주문하거나, 집회장에 모여 체육대회를 주제로 회의를 열기도 한다.
생계를 위해 공원매표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기도 하고, 전문성을 갖추면 정식으로 직업을 가질 수도 있다.
마음에 맞는 사람끼리는 가족을 만들거나 공동체를 형성하기도 한다.
조이시티는 현실의 정확한 재연일 뿐만 아니라 색다른 해석이기도 하다.
현실을 모방한 것이면서 현실과는 다른 양상으로 나타나고, 때론 현실을 침범하기도 한다.
  • 투자포인트1-수익모델 100만 사용자 확보하면 연 300억원 매출 회원 확보를 위해 조이시티는 사용료를 파격적으로 낮게 책정할 계획이다.
    사업계획에 따르면 회비는 월 3천원 가량. 경쟁업체인 엔씨소프트의 리니지가 개인사용자당 월 3만원, IP당 10만원을 받는 것에 비교하면 턱없이 낮은 가격이다.
    회사쪽은 분기마다 가입자 수가 두배 이상 늘어나는 게임산업의 특성상 올해 안에 100만 회원 확보는 무난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여기에 가상공간에 실리는 광고와 전자상거래 수수료를 감안하면 조이시티에서만 연간 300억원 가량의 매출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주력사업인 조이시티 외에도 황미나씨의 만화를 원작으로 한 온라인게임 ‘레드문’이나 초·중학생 대상의 ‘워바이블’에서도 지속적인 수입을 기대한다.
    레드문과 워바이블의 회원 수는 각각 30만명과 25만명, 올해 매출예상액은 60억원에 이른다.
    이미 1분기에 지난 한해 매출에 맞먹는 6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런 추세라면 연말에는 월 10억원 매출고지에 오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투자심사를 맡았던 우리기술투자의 김정민 팀장은 “게임산업은 온라인 콘텐츠산업 가운데 실제로 수익을 내는 유일한 업종”이라고 강조한다.
    “조이시티의 경우 서비스 차별화와 진입장벽 돌파 여부가 관건이지만, 사업초기 저가전략이 유효할 것으로 보인다”고 김 팀장은 지적했다.
  • 투자포인트-2 진입장벽 “시행착오는 필수” 게임산업의 폭발적인 성장성만큼이나 후발업체들에게 진입장벽은 결코 만만치않다.
    곳곳에 숨어있는 버그를 수정하고 시스템의 안정성을 확보하는 작업은 하루 아침에 이뤄지지 않는다.
    시스템은 걸핏하면 다운되기 일쑤고 사용자들은 끊임없이 서비스 개선을 요구한다.
    완벽한 게임은 혹독한 시행착오와 오류수정을 통해 비로소 완성되는 것이다.
    조이시티와 같은 다중사용자게임은 특히 그렇다.
    300만 가입자를 자랑하는 엔씨소프트의 리니지도 수년간의 베타테스트(시범운영)와 시행착오를 거친 끝에야 탄생한 것이다.
    제이씨엔터테인먼트의 초기작 워바이블도 그런 시행착오를 거쳐 나온 작품이라고 볼 수 있다.
    초창기부터 큰 인기를 끌지 못했고, 지금은 가입자 수도 정체상태에 있는 워바이블은 이후 레드문이나 조이시티를 구축하는 기초 엔진이 됐다.
    개발완료 단계에 들어간 조이시티는 출시 이전 6개월여의 시험가동을 통해 오류를 수정할 계획이다.
    우리기술투자는 제이씨엔터테인먼트가 겪어온 그동안의 시행착오를 높이 평가했다.
    김정민 팀장은 “게임산업은 고도의 기술집약산업이다.
    기술력과 노하우가 진입장벽이라면 제이씨엔터테인먼트는 이미 이를 극복할만한 기술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 투자포인트-3 CEO의 자질 여성을 끌어들여라 연세대 물리학과(73년 입학) 출신인 김양신(47·여) 사장은 당시만 해도 살벌했던 연좌제 때문에 국내에서는 변변한 직장을 구할 수 없었다.
    졸업 후 일본컴퓨터주식회사와 셀퍼시픽에서 프로그래머로 일하다가 지난 92년 제이씨엔터테인먼트의 전신인 청컴퓨터그래픽스를 설립했다.
    청컴퓨터그래픽스는 교육용 CD롬이나 전자앨범 등을 개발하는 회사였다.
    그러나 김 사장은 콘텐츠 사업이 신통치 않다는 것을 깨닫고 94년 게임산업으로 방향을 틀었다.
    게임벤처의 CEO답게 김 사장은 아이디어나 추진력, 마케팅 감각이 N세대에 못지않다는 평가를 받는다.
    조이시티는 특히 여성 사용자들에게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여성 사용자 10만명이 100만명의 남성 사용자를 불러올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래서 조이시티는 처음부터 끝까지 “쉽게, 간단하게, 예쁘게, 중독성있게, 편하게” 구성돼 있다.
    우리기술투자의 김정민 팀장은 김 사장을 가리켜 “기술력과 리더쉽을 겸비한 최상의 파트너”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프로그래머로서의 오랜 경력과 여성으로서의 섬세함 못지않게 놀라운 상상력과 발빠른 상황판단력을 고루 갖췄다는 것이다.
  • 투자포인트4 - 성장잠재력 “인간의 얼굴을 한 디지털” 조이시티의 콘텐츠는 다양한 업무제휴를 통해 충족된다.
    이미 SK와 협의를 거쳐 TTL마을을 건설중이고, 음악마을에서는 엠네트의 콘텐츠를 서비스하고 있다.
    이밖에도 만화마을, 스포츠마을, 게임마을 등이 추가로 들어설 계획이다.
    베타테스트중인 조이시티에서는 벌써부터 자생적으로 가족이 만들어지기도 하고, 소모임과 클럽 등 강력한 커뮤니티가 속속 형성되고 있다.
    아바타들은 새로운 마을을 건설하고 직업을 만드는 한편 규율과 질서, 독자적인 문화를 갖춰나가고 있다.
    매일같이 조이시티를 방문하고 몇시간씩 머무르면서 ‘빅브라더’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충성스런’ 사용자들로 조이시티는 벌써부터 북적거리고 있다.
    현실만큼이나 현실적인 이 가상세계의 성공 여부는 아직 미지수다.
    그러나 신규사업으로서의 투자위험 못지않게 성장잠재력은 무궁무진하다.
    온라인 게임시장은 연간 1000억원 규모, 리니지만 해도 올해 300억원의 매출이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기술투자는 넥슨의 ‘바람의 나라’의 기세가 한풀 꺾인 데 이어 리니지 열풍이 한차례 지나가고 나면 조만간 대대적인 세대교체가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 다음 세대의 주역으로 우리기술투자는 조이시티를 선택한 것이다.
    “사상 초유의 초대형 게임사업 ” 우리기술투자 김정민 팀장 유망한 기업을 발굴하는 일도 어렵지만, 투자를 성사시키기까지의 과정은 더욱 험난하다. 탄탄한 재무구조에 안정적인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는 제이씨엔터테인먼트는 벤처캐피털의 도움이 필요치 않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몇몇 게임업체들을 접촉하면서 제이씨엔터테인먼트에 대한 확신이 들었고 집요하게 김양신 사장을 설득하기 시작했다. 우리기술투자는 자본출자만이 아니라 사업의 동반자가 되기를 원한다. 경영 및 재무 컨설팅은 물론이고 사업전반에 관한 사항을 공유하고 보조를 맞춰나가는 것이 동반자로서의 의무라고 생각한다. 2개월여에 걸친 설득 끝에 어렵사리 계약이 성사됐고 우리기술투자는 사상 초유의 초대형 게임을 만드는 작업에 동참하게 됐다. 주당 56만원, 액면가(1만원)의 56배에 이르는 다소 높은 가격이었지만 당시의 판단을 후회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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