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체질에맞는시스템만들어야”

이희욱해외취재를떠날때는솔직히기대반,우려반이었죠.막상유럽현장을2주간돌아보고느낀점은그곳에서도마이크로크레디트는크게보아첫걸음을떼는단계였다는겁니다.
아직도대부분의사람들은소외계층에대한지원을얘기하면사회보장제도를먼저떠올리더군요.그럼에도전유럽차원의네트워크를구성한것이나정기적으로컨퍼런스를개최하는모습등은제도정착을위한이들의노력을보여주는단면이었다고봐요.

이경숙얼마전에참여정부가"한국형뉴딜정책을쓰겠다"고해여론에호되게질타당한적이있었죠.당시비난의내용을보면거의다"지금이어느시대인데정부가국민이모은돈(연기금)까지동원해가면서케인즈식수요창출전략을쓰려고하냐"는것이었거든요.여하간정부가독립적으로운영되어야할연기금을가지고여기에쓴다,저기에쓴다하는발상자체가박정희시대적이긴해요.하지만어떻게하든유효수요를창출해내야하는정부의처지를생각해보면정말아이디어가없었나보다싶어안타까워지더군요.지난달에미국에갔을때공항서점에<피라미드바닥에있는부>가<내치즈를누가옮겼을까>같은베스트셀러옆에진열된것을보고놀란적이있는데,미국에선기업의지역개발,저소득층개발을통한유효수요창출방안이꽤대중적인아이디어로통하는것같더군요.보스턴칼리지박사과정에계신이제구선생은"케인즈가대공황때정부를통해유효수요를창출했다면이번엔시장이기업을통해스스로유효수요를창출하고있다"고말씀하시데요.세계화의부작용에대한처방을다국적기업들이스스로찾아낸것은아닐까요?굳이말하자면'시장주도형뉴딜'이랄까.

김종길취재중만난사회연대은행관계자는“이제빈곤은개인의문제가아니라사회구조적문제”라며“가난을없애는것은힘들어도이를최소화하는일에우리모두가나서야할때”라고역설하더군요.정말이지구체적인해법을찾아야할때라고봅니다.


류현기조금뜬금없을지는모르지만,이번취재를통해한국사회에서빈곤의끝은어디인가라는근원적인물음에도달하게됐어요.생계형신용불량자로금융기관의도움을전혀받지못해사회연대은행을찾은사람들에게서빈곤의그림자가느껴졌지만,단돈100만원이급해신나는조합을찾은사람들에게서느껴지던비장함은또달랐죠.

황보연실업극복국민재단은올해사회적기업에대한지원금액을지난해의절반정도인2억여원으로줄였다고해요.이는재단이소유하고있는기금이부족해서만은아니라고합니다.
그만큼사회적기업이실험적단계에있다는것을뜻하는것이죠.실제사회적기업이무엇이냐에대해서조차무궁무진한논의가뒤따를것같습니다.
취재과정에서만난많은사람들이이런고민을하고있었구요.단순히저소득빈곤계층의일자리만들기차원에서볼것인지혹은기존노동시장에서밀려난여성이나청년실업자등까지포함할것인지등이죠.여기에일반기업들이잘하지않으려고하는공익적서비스를생산하는기업도포함해야한다는주장도있구요.이에대한폭넓은논의가조속히이루어지고그에따라국민적공감대도조금씩넓혀져야하지않을까하는생각이들었습니다.


김연기좌담회내내신나는조합의강명순목사는씨티은행에고마움을표시했어요.옆에씨티은행관계자가함께있어서그런지는몰라도^^아마그렇진않은것같았어요.문제는왜국내은행들은씨티은행처럼좀더적극적으로지원활동에나서지않나하는것이죠.그만한여력이안되는것도아닌데.이제국내은행들도기부는곧장기투자라는관점을가져야한다고봐요.기부를받고수혜를입은이들이언젠가는고객이될수있다는말이죠.

이경숙아직우리나라사람들은우리가기업에뭔가주장할권리가있다는걸이해못하는것같아요.<한겨레>에쓴씨티그룹의마이크로파이낸스사업진출편도나름대로는사회공헌활동을한금융기업이거기서새로운시장도찾았더라,기부도일종의연구개발(R&D)이될수있으니기업들이더적극적,전문적으로기부활동에나서야한다는메시지를담았다고생각했거든요.근데독자한테오는전화는"왜씨티그룹같은다국적기업에대해좋게썼냐"는것이었어요.그보다는"한국씨티은행에도지역재투자하라고해야겠다"고말해야하는것아닌가요?기업도시민사회의일원으로서함께경제,사회적생태계를이루고있는마당에기업역시시민정신을가질필요가있다고봐요.시민은같은시민사회의일원으로서기업에그것을요구할책임이있고요.

황보연스페인의대표적협동조합그룹몬드라곤은사회적기업을꿈꾸는사람들에게흔히회자되는사례입니다.
몬드라곤협동조합에선이익금의최소10%는교육이나자선사업등을위해따로적립되고,이사회가결정한몇퍼센트는회사적립금으로,나머지는노동자조합원들에게공평하게일한시간과임금수준에따라나누어진다고해요.제가흥미롭게본것은몬드라곤을가능하게한것중의하나가바로협동조합은행‘카자’라는것입니다.
성장과안정적인재생산에필요한자금조달문제를이곳을통해쉽게해결할수있었다는것이지요.국내에서사회적기업이활성화되는데있어서도시사하는대목이크다고봅니다.



김연기사회연대은행이나신나는조합등우리사회에서마이크로크레디트를운영하고있는기관들의열의는대단했어요.조건이열악하다보니그만큼더많은노력을기울일수밖에없겠지만,이들조직의힘같은게느껴졌죠.

김종길사회연대은행의어떤분은시민단체들사이에서도‘미투이즘’(Me-tooism)이존재한다고하더군요.한가지아이템이성공하면너도나도앞뒤가릴것없이그분야에뛰어든다는얘기죠.마이크로크레디트가좀더활성화된다는건바람직한일이겠지만,좀더차분한접근이필요할거라고봅니다.


이희욱마이크로크레디트가빈곤탈출을가능하게하는황금열쇠는아니라고봅니다.
유럽과우리나라의사회적,경제적환경이다르다는점도고려해야하고요.유럽에선기존사회보장제도의틈새를메워주는보완적제도로주목받는느낌이었어요.반면우리나라는사회보장시스템의손질이더욱시급한상황이죠.그런점에서빈곤탈출과경제적평등으로가는열쇠는선진국의마이크로크레디트시스템을우리실정에맞게얼마나잘뜯어고칠것인가의문제아닐까요?

김연기이번좌담회에정부쪽인사가참여하지않았다는게아쉬움으로남습니다.
더아쉬운대목은정부인사가운데이분야의전문가가없다는것이죠.

황보연청소업체인함께하는세상의이철종대표는앞으로학교화장실청소를주요사업으로책정하고싶다고하더군요.계약금액이나작업환경이괜찮은데다,학생들의학습건강권차원에서도의미가있는일이라면서요.하지만대부분학교에선아직화장실청소가학생이나학부모의몫으로돌려져있다면서안타까움을표시하기도했습니다.
현재청소를의뢰하는학교들도정식예산으로책정돼있다기보다는학부모운영회등에서예산을주고있다고하구요.이런부분은정부가조금만신경을써도해결할수있지않을까싶은데요.시장진입에어려움을많이겪고있는사회적기업들이좀더안착될수있도록정부차원에서세심한정책적배려가필요하지않을까싶습니다

이희욱마이크로크레디트는우리가생각하는것이상으로훨씬다양한스펙트럼으로전개된다는느낌이었습니다.
이번에돌아본서유럽국가들뿐아니라상대적으로발전속도가뒤처진동유럽지역에서도마이크로크레디트관련제도와활동들이더욱다양하다는얘기를들었죠.다음에기회가된다면이곳지역의현황도소개하는자리를가졌으면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