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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 그 이후]‘소버린의 속셈’을 다시 끄집어낸 이유
[보도 그 이후]‘소버린의 속셈’을 다시 끄집어낸 이유
  • 김연기 기자
  • 승인 2004.11.15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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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와서 소버린 사태를 얘기하며 소버린의 속셈 운운하는 것은 ‘뉴스’도 아니다.
1년 전 소버린이 ‘뉴스’가 될 수 있었던 것도 그 속셈과는 달리 엉뚱하게 국내 재벌의 취약한 지배구조가 적나라하게 드러났기 때문이다.
그로부터 1년 후 소버린이 다시 ‘뉴스’가 됐다.
이번엔 거꾸로 소버린이 ‘지배구조 개선’을 망치려 한다는 게 ‘뉴스’의 요지다.
소버린 스스로 소버린 사태의 본질인 ‘지배구조 개선’을 흐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더 이상 (거대 재벌이 취약한 지배구조 탓에 시장에서 산산이 공중분해되는) ‘빅쇼’를 기대하기도 어렵다.
1년 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은 소버린의 속셈이 이제 와서 ‘뉴스’가 되는 건 바로 위 같은 ‘대 반역’이 그 안에 숨어 있기 때문이다.
223호 기사를 놓고 “소버린의 속셈이 새로울 게 없는데 다시 늘어놓을 필요가 있느냐”는 비판은 그래서 핵심을 찔러 보지 못한 결과다.
소버린에 대한 비판을 곧 SK, 더 나아가서는 재벌에 대한 옹호로 이해하는 태도는 숫제 오독의 소산으로 여겨진다.
SK 이사회는 소버린의 임시주총 요구안을 부결했다.
소버린에 적대적이고 SK에 우호적인 그간의 여론을 이사회가 등에 업었음은 물론이다.
다시 법원의 판결을 기다려야 할 상황이지만 법원이 소버린의 손을 들어줄 것이라고 믿는 이들은 그리 많지 않다.
물론 이 모든 과정은 소버린 역시 머릿속에 그려왔던 수순이다.
하지만 문제는 이 같은 과정이 이어지면서 소버린 사태의 본질인 ‘지배구조 개선’이 슬슬 묻혀버리고 만다는 데 있다.
소버린이 날뛰면 날뛸수록 사태의 핵심이 ‘지배구조 개선’에서 ‘외국 투기성 자본의 국내 자본 빼가기’나 ‘투기성 자본에 맞선 재벌의 경영권 방어조치 강화’라는 엉뚱한 방향으로 바뀐다.
참 기묘한 소버린의 기술이다.
말하자면 소버린이 ‘대 반역’을 저지르고 있는 셈이다.
이게 소버린의 실체다.
기사 역시 이 점을 지적하려 했다.
삼척동자도 알 만한 소버린의 속셈을 새삼 다시 끄집어내려 했던 게 아니라 그 속셈이 망쳐놓은 '지배구조 개선'을 꼬집으려 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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