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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T칼럼] 생존과 번영을 위해 진화하라
[DOT칼럼] 생존과 번영을 위해 진화하라
  • 강세호(유니텔 대표이사)
  • 승인 2000.05.3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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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기술주 폭락현상으로, 인터넷 기업들의 생존 여부가 불투명할 정도로 혼돈에 빠져 있다.
실제로 코스닥 시장의 동요, 창투사의 투자 동결, 인터넷 공모 실패, 창업 1세대 최고경영자의 퇴장, 벤처로 간 우수인력의 유턴현상 등 벤처 열풍의 파장 조짐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물론 모든 인터넷 기업에 흉조가 낀 것만은 아니다.
일반적으로 인터넷 관련 기업을 인터넷 인프라, 인터넷 응용, 인터넷 중개, 인터넷 상거래 기업으로 나눌 때, 주로 문제가 되는 것은 커뮤니티 확보와 광고 수입에 의존하던 1세대 닷컴 기업들이다.
닷컴 기업은 울고, 인터넷 인프라나 응용 같은 인터넷 지원산업에 속하는 기업들은 웃는 대조적인 풍경이 펼쳐지고 있다.
통신서비스나, 장비, 단말기 제조회사 등 진입장벽이 높은 기업들도 높은 수익률을 올리며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왜 닷컴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을까. 닷컴 기업의 미래는 없는 것일까. 누구도 딱 잘라서 그 원인과 미래를 제시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최근 회자되는 벤처생태계의 정비와 비즈니스 수익모델, 전략적 제휴, 온-오프 라인의 연계 배경을 살펴보면 닷컴 기업의 미래를 조심스럽게 점쳐볼 수 있다.
벤처기업이란 애초 독립적으로 클 수 없는 유기체다.
벤처기업은 여러 관련 조직과 생태계를 형성하며 진화한다.
먹이사슬로 구성된 자연생태계와 마찬가지로 다양한 주고받음을 통해서만 성장할 수 있는 것이다.
벤처생태계는 생산자로서 벤처기업과 소비자로서 벤처캐피털과 엔젤, 그리고 분해자로서 코스닥이나 인수합병(M&A) 등 세가지 요소로 구성된다.
제도, 입지, 문화, 컨설팅, 우수 인력 등의 인프라가 이를 둘러싼 환경보호막으로 작용한다.
닷컴 기업은 진입, 생존, 성장의 3단계 발전과정을 밟는다.
창의적인 사업 아이디어로 회원을 확보함으로써 광고수익을 발생시키고, 자본이득을 통해 막대한 마케팅 비용을 충당하는 비즈니스 모델이 진입 단계에서 일어난다.
그러나 고객은 커뮤니티에 대한 충성심이 약하고, 항상 움직이는 집단이다.
닷컴 기업이 생존단계에 진입하려면 고객의 충성심 확보를 통해 커뮤니티의 이탈을 방지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과감한 마케팅과 고객맞춤 서비스, 양질의 콘텐츠, 차별화한 서비스와 상품, 더불어 ‘돈버는 인터넷 기업’으로서 확실한 수익기반을 정립해야 한다.
수익모델을 정립한 인터넷 기업의 주가는 바람을 타지 않는다.
인터넷 기업이 수익을 내기 위한 첫번째 접근로는 ‘정보의 유료화’이지만, 이것은 크게 어필하지 못하고 있다.
가장 현실적인 대안은 실물경제가 이뤄지고 있는 오프라인과 접목이다.
활발하게 상거래가 이뤄지고 있는 오프라인 아이템을 온라인화 또는 온라인과 효율적으로 연결시키는 전략이 필요하다.
생존단계를 지나 성장단계에 이르면, 대형 사이버 커뮤니티를 형성하게 되는데, 이는 인터넷 기업 혼자 이룰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사업구조 다각화와 집중화, 그리고 전략적 제휴, M&A를 통해 이뤄진다.
전략적 제휴는 함께 나눠 먹을 떡이 존재하는 상호보완적 제휴여야 한다.
그 유형은 주로 온라인과 온라인의 결합, 대기업과 벤처기업의 제휴,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연계, 포털서비스와 이동통신 서비스 업체의 접목 등이 주류를 이룬다.
수익기반의 비즈니스 모델을 찾기 위한 노력과 온-오프라인의 조화, 전략적 제휴 등을 통해 닷컴 기업들은 인터넷 거품론까지 몰고 온 진입단계를 벗어나, 생존과 번영을 위한 다음 단계로 진화해야 한다.
그리고 이를 돕는 인터넷 생태계가 적절히 작용함으로써 닷컴 기업들이 미래에도 빛을 잃지 말아야 한다.
누가 그 빛을 지킬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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