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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값이 ‘금값’, 10% 더 오른다?
금값이 ‘금값’, 10% 더 오른다?
  • 이경숙 기자
  • 승인 2004.12.06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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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금선물가격이거래이후최고치를연일경신하고있던12월초,서울시종로구예지동귀금속도소매상가는한산했다.
종로3가지하철역을중심으로종로2가까지펼쳐진귀금속상가중엔‘임대분양문의’라는플래카드를크게써붙인곳들도더러보였다.


이곳에서20여년간금도소매업을해온‘대보’의박용길대표는“지난해3월금값급등기때보다고객이60%는줄어든것같다”고말한다.
“옛날엔경기가어려우면귀금속을사는사람들이많았어요.정재계양반들이금괴도많이사갔지요.그것도4~5년전얘기네요.”

귀금속상가울고금융권웃고

그는최근업체간가격경쟁이치열해져순금매매보다는세공비에서소득을올리고있다고말한다.
경쟁에밀려남몰래가게를내놓는상인들도많단다.
이날이거리의시세는고객이금을사들일땐1돈(1돈쭝=3.75그램)당6만2300원,팔땐1돈당6만300원으로,거의원가나다름없이거래되고있었다.


온라인쇼핑몰의금거래도늘지않았다.
온라인금거래업체‘골드바’의전상택실장은“구입량은이전보다오히려떨어지고있다”고말한다.
“금값문의는많이늘었는데,구매주문은줄었습니다.
금이필수품이아니다보니,가계에여유가있어야수요가생기거든요.돌반지선물용수요만조금있을뿐입니다.


금값상승으로호재를만난건금융권이다.
신한은행과조흥은행이11월25일부터판매한‘골드지수연동파워인덱스정기예금’에는12월2일까지850억원이몰렸다.
이상품은10월말1차판매땐1013억원,11월중순2차판매땐1257억원어치가팔린바있다.
신한은행상품개발실의유유정대리는“3차판매중간집계추이를보니1,2차때보다판매량이많다”며“6일에판매를마감하면1,2차판매때보다판매액이높을것으로보인다”고말했다.


떨어지는달러가치가금값을튕겨올렸다.
12월1일1온스(1온스=28.34그램)당455.9달러까지올랐던뉴욕상품거래소의2월인도분금선물가격은12월2일452.3달러로약간떨어졌지만여전히450달러대에머무는강세를나타냈다.
미국금속시장전문가들은가격급등영향으로단기조정을거칠수있지만이후엔상승세를지속할것이라고입을모았다.
특히씨티그룹은2005년에금값이일시적으로500달러를넘을수도있다는전망을내놨다.


11월에금값을끌어올린표면적인요인은달러가치급락이었다.
국제적으로금은달러로값이매겨진다.
달러가싸진다는것은달러로살수있던금의양이이전보다줄어듦을의미한다.
반대로강한달러로는더많은금을살수있다.
모건스탠리는금값이달러가치에반비례하는경향이매우강하며,상관도는평균적으로30%에이른다고분석한다.


이것은 거꾸로 말하면 비달러 통화와 금은 비례하는 경향이 강하다는 뜻이다.
실제로 11월에 달러가치 급락으로 유로화(EUR), 호주달러화(AUD) 가격이 오르면서 금값도 그에 비례해 상승했다.
모건스탠리는 그 중에서도 호주달러화와 국제 금값의 상관도가 80년 이래 27~34%로 상당히 높게 나타났다고 보고한다.
유로화와 금값의 상관도는 16~29%를 나타냈다.
71년 미국 정부가 달러화에 대한 금 태환제를 포기하겠다고 선언한 이래, 금값은 경제 위기 때마다 올랐다.
73년 1차 오일 쇼크, 79년의 2차 오일 쇼크를 겪으며 1온스당 800달러대를 돌파했던 금값은 80년대 초에 300달러대로 떨어졌다가 85년 플라자합의로 달러 약세가 지속되자 다시 450달러대까지 오르며 롤러코스터를 탔다.
이후 금값은 97년 아시아 외환위기 때 정점을 찍고는 2000년대 초에 200달러 후반대까지 내려앉기도 했다.
그러다가 달러가 미국 국내총생산의 6%에 육박하는 국제수지 적자 때문에 강한 급락세를 타면서 국제 금값을 다시 튕겨 올린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번의 금값 상승세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본다.
미국의 국제수지 적자 탓도 있지만 국제 정세 불안 탓도 크단다.
정일영 동양선물 선물영업팀 차장은 “80년대 초 중동 정세가 불안할 때 금값이 1온스당 850달러까지 갔다”며 “이라크 사태가 지지부진하게 진행될수록 달러화 약세는 물론 금값 상승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 수급 여건도 좋지 않다.
인도, 중국 등 전통적으로 금을 선호하는 나라에서 경기가 뜨면서 금 소비가 크게 늘어난 것이다.
세계금협회(WGC·World Gold Council)에 따르면 인도의 금 소비는 지난 3분기에 전 분기보다 16%가 늘어났다.
풍작으로 농부들의 금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인도의 농부는 돈이 생기면 금을 사는 풍습이 있다.
중국 수요 증가세도 만만찮다.
중국 금시장이 자유화되면서 젊은 층 사이에서 금 장신구를 선물하는 것이 유행해 3분기 중국의 금 소비량은 5% 남짓 늘어났다.
시장 분석가들은 중국 위안화가 미국 달러화와 연동된 현재의 통화체제를 포기할 경우 국제 금값은 한 단계 더 올라갈 것이라고 내다본다.
반면 금 생산은 한계점에 다다랐다.
지난 3분기 세계 금 공급량은 22%가 줄어들었다.
금광의 금 생산성이 떨어진 탓이 크다.
최근 세계 최대의 금생산지인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금광들 사이에선 적대적 인수합병까지 일어나고 있다.
정일영 차장은 “금 시장은 현물과 선도물이 선물시장을 주도하는 성격을 가지고 있어 금융시장처럼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현상이 나타날 수 없는 시장”이라며 “현물에 대한 수요 증가가 결국 시장 전반의 상승을 유도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통화시장에 감도는 달러 약세론으로 보나, 국제 금시장의 수급 동향으로 보나 금값 강세는 내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상당 기간 지속” vs “연말 지나면 안정” 그러나 금값 상승을 발목 잡을 변수는 있다.
세계 각국의 정부와 중앙은행들의 정책이다.
일본, 한국 등 수출 비중이 큰 국가의 정부가 자국 통화가치의 급등을 막으려고 달러 약세에 제동을 걸 수도 있다.
또 미국 정부 등 각국의 금리 인상이 금시장으로 몰렸던 돈을 다시 채권쪽으로 끌어갈 수도 있다.
세계 각국의 중앙은행들이 보유한 금을 팔아 부채를 갚으려 할 가능성도 있다.
미국 연방제도준비이사회(FRB) 등 주요 중앙은행이 보유한 금은 3만2천톤에 달한다.
현재 전 세계 광산에서 채굴되는 금 12년치에 해당하는 양이다.
브래튼우즈체제, 즉 금 태환제가 붕괴된 뒤 중앙은행이 금을 보유할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에 각 중앙은행들은 수익을 최대화하기 위해 금을 팔아치울 수도 있다.
게다가 99년엔 15개 주요 중앙은행들이 제2차 워싱톤 금 협약을 통해 시장에 영향을 주지 않는 범위에서 보유 중인 금을 매각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올해 3월 갱신된 이 협약에 따르면 15개 중앙은행들은 앞으로 5년간 각자 500톤의 금을 팔아야 한다.
85년 플라자합의 이후 10여년간 지속된 달러 약세 기간 중 금값이 오른 기간은 88년까지 3년여 정도였다.
내년에 일시적으로 1온스당 500달러를 돌파할 수도 있다고 전망한 씨티그룹도 내년 평균 금값으로는 425달러를 제시했다.
모건스탠리는 금 수요엔 계절성이 강하지 않지만 25년 동안 연말에 금값이 오르는 현상이 나타났다고 보고한다.
신한은행에서 팔린 골드지수연동예금의 유형별 판매약을 봐도 ‘상승형’보다는 ‘안정형’이 많이 팔리고 있다.
12월2일까지 판매액은 6개월 후 금값이 기준 지수보다 20% 상승하면 최고 연 13.92%의 이자를 주는 ‘상승형’이 280억원, 1년 뒤 금값이 기준지수에서 ±30달러를 벗어나지 않았을 때 최고 연 19.82%의 이자를 주는 ‘안정형’이 380억원이었다.
다시 말해 국내 시장 심리는 금값이 앞으로 ±30달러 안에서 움직일 가능성이 더 높다고 보는 것이다.
급등한 시장에는 조정기가 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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