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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강윤영 에너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초대석]강윤영 에너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황보연 기자
  • 승인 2004.12.06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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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성장지속하면서온실가스줄여야”

교토의정서가내년2월발효될것으로알려지면서,정부와업계가바짝긴장하고있다.
교토의정서는선진국의온실가스감축의무를규정하고있는국제협약이다.
최대온실가스배출국인미국의탈퇴등으로발효요건을채우지못하고있던이의정서가지난11월4일러시아의비준으로다시빛을보게된것이다.
이에따라해당국가들은2008~2012년사이에온실가스배출량을1990년대비평균5.2%줄여야한다.


물론한국은의무이행국에포함되지않는다.
문제는파장이여기서끝나지않을것이라는데있다.
당장내년부터2차의무이행기간(2013~2017년)에대한협상이열린다.
만일이기간중에한국이95년대비배출량을5%감축하게되면,2015년실질GNP성장률이약0.78%포인트감소할것이라는게전문가들의관측이다.
그만큼온실가스배출량에대한규제는경제성장과도밀접한관계가있는것이다.
산업자원부가최근기후변화협약대책단을꾸리는등부산한움직임을보이는것도이때문이다.


그러나국내에서몇손가락안에꼽히는기후변화관련전문가인강윤영(49)에너지경제연구원선임연구위원은의외로무덤덤해보였다.
이미수년전부터사태가어떻게돌아갈지꿰뚫고있었다는듯한표정이다.
다만그는12월6일부터17일까지아르헨티나의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열릴기후변화협약제10차당사국총회참석준비로무척분주해보였다.


교토의정서가큰관심사로떠올랐는데.

=언론에서주목하다보니그런것같다.
그런데이문제를단기간내에어떤큰변화가일어난걸로인식해선안된다는것이다.
예컨대러시아가만일비준하지않았다면어땠겠는가.교토의정서가붕괴되고전혀새로운틀의협약이만들어졌을지도모를일이다.
또그렇게되면한국은온실가스배출량을줄여야하는국가에더빨리포함될수도있었다.
이런측면에서보면오히려그동안너무조용했던게아닌가.

지난97년에채택된교토의정서가2005년에야발효가된다.
오랜기간난항을겪었던배경은뭔가.


=교토의정서는55개국의비준과비준국의CO2배출량합계(90년기준)가전체의55%를채워야한다는발효요건을갖고있다.
전체배출량의36%를차지하는미국이고비용등을이유로지난2001년3월불참을선언하면서제동이걸리기시작한거다.
17%수준인러시아의비준여부가초미의관심사가됐던것도이때문이다.
러시아도여러가지생각이많았던것같다.
지금도러시아대통령에게경제분야자문을해주는측근들은이번비준이큰이득이없다고판단하고있는것같다.


러시아가망설였던이유는뭔가.

교토메커니즘에선배출권거래를인정하고있다.
이런맥락에서러시아는초기에자국의경제적이득이많을것으로계산했다.
90년동유럽권이몰락한이후배출량이확줄어듦으로인해,감축목표량보다실제배출량이적었기때문이다.
결국배출량을줄이기위한별다른노력없이도자국에남아도는배출권을다른나라에팔수있다고생각한것이다.
그런데미국이나오스트레일리아등배출권을많이사들여야하는나라들이교토의정서에불참하면서회의론이일기시작했다.
이렇게되면배출권가격도떨어질테고큰이득이있겠냐는것이다.
여기에최근러시아의경제성장속도가빨라지면서배출량도애초계산보다많아지고있는상황이다.
결과적으로러시아의교토의정서비준결정은경제적이득에대한고려보다는EU와의관계등을고려해서내려진셈이다.


아무래도관심은내년12월(11차당사국총회)부터시작될2차의무부담에대한협상으로쏠리는분위기다.
이번당사국총회에서도이런논의가이루어지게되나.


이번총회에선각국의탐색전이어느때보다활발할것같다.
당사국총회는매년12월에1차례씩160개국이상이참여해서열린다.
선진국의의무적정성평가라는잠정의제가있는데,4차부터9차총회까지한차례도공식의제화되질못했다.
이의제를다루기시작하면,선진국만의무를이행해서는실효성이적다는쪽으로논의가이루어질가능성이크다.
그래서개도국이강하게반발해온것이다.
합의가이루어지지못하면의제로채택이되지않는게당사국총회장의분위기다.


그렇다면개도국들의입장은뭔가.

개도국은의무부담에대한대화조차거부했던게사실이다.
그런데최근주목할만한것은기후변화에대한‘적응’과관련한의제다.
그동안기후변화협약에서논의의중심은온실가스배출량을얼마만큼줄이냐에대한‘완화’에가있었다.
하지만온실가스의총량을줄이는것만큼이나중요한게,당장기후변화에따른피해상황에어떻게적응하느냐하는것이다.
지난2002년인도에서열린8차당사국총회에서이문제가개도국을중심으로강하게제기됐다.


당장의피해라면어떤것을말하는가.

기후변화로인해삶의터전을옮겨야하는사람들도있다.
남태평양에있는섬나라투발루는해수면이점차높아져지난2002년에인근의오스트레일리아와환경이민계약을맺었다.
2100년이면완전히침수될위기에놓여있기때문이다.
하지만이런나라들은위기에대처할만한재정도없고능력도없다.
선진국의지원이절실한것이다.
이미이런개도국을도와주기위한펀드도나타나고있는상황이다.
기후변화특별기금이대표적이다.
따라서전문가들은‘적응’에관한의제가향후개도국에게도의무부담을지우는논의를보다원활하기위한출발점이될것으로보고있다.


한국은이런개도국과는상황이좀다를것같다.
정부의협상전략은뭔가.


맞다.
한국은중국과도다른위치에있다.
선발개도국으로의무부담에대한압력도가장많이받아왔던것이사실이다.
OECD국가인데다,연간온실가스배출량도세계9위다.
선진국수준인셈이다.
문제는그럼에도한국은국민소득1만달러수준으로다른선진국과동일한위치에있지않다는점이다.
온실가스를줄일수있는능력도떨어진다.
한국이지속적인경제성장을보장하는선에서의무부담에참여하는새로운참여방식의필요성을제기한것도이런이유에서다.


새로운참여방식이란어떤건가.

공식적인정부의입장은아직없다.
다만기존선진국의의무부담이행방식처럼구속적인방식은피하자는얘기다.
개인적으로는다단계와집약도방식이적절하게섞이는것이바람직하다고본다.
예컨대1인당배출량이적은국가는초기에의무부담을지우지않고,점차단계별로집약도방식→배출절대량안정화→배출절대량감축등의순으로강도를높여나가는식이다.
물론이런방식이채택된다면온실가스배출량을대폭줄여야한다는생각인EU쪽과마찰을빚을수있겠지만,다수국가의참여가가능하다는장점이있기때문에크게반대할것으로보이진않는다.


미국이앞으로협상에서중요한변수가될것같은데.

그렇다.
교토의정서가2013년이후에도계속이어지기위한가장유력한시나리오는이렇다.
불참을선언했던미국이다시참여를하고선발개도국들이선진국과는의무부담방식이다르더라도어느정도온실가스를줄이는것에동참하는방안이다.
현실적으로미국의참여없이개도국들이온실가스감축에합의하는건불가능하기때문이다.
배출량이엄청난미국도안줄이는데,개도국들이줄여야하냐는논리가흐를수있는것이다.


그렇다면미국의참여가능성에대한전망은어떤가.

흥미로운대목이1가지있다.
교토의정서에서탈퇴하면서개도국의불참을주요한근거로들었던미국이지난2002년부터는이런이유를슬그머니빼버린것이다.
대신경제적비용이크다는점만강조한다.
다시말하면개도국이앞으로의무부담에동참을하더라도자기나라의경제적데미지가너무크면못하겠다는의지의표현인셈이다.
협상장에서미국쪽전문가그룹을만나보면실제분위기는좀부정적인것같더라.종전의구속적의무감축방식은받아들이지않겠다는것이다.
대신모든국가의경제적발전과온실가스감축에대한장기적대응,기술개발의중요성등을강하게부각시키고있다.
미국이이런태도를취하면서그동안강한압력을받았던한국과같은나라들은운신의폭이그만큼자유로워진측면이있다.


부시대통령의재선이미친영향은없나.케리가당선됐다면달라졌을거라고보는지.

케리가됐다고해도이런기조가흔들리긴힘들었을거다.
왜냐면부시가교토의정서를거부하기전에이미미상원에선의정서가불공정하다는결론을95대0으로내린바있다.
이때가클린턴행정부때다.
결국공화당이건민주당이건교토의정서에대해서똑같은생각들이라는이야기다.
미국이라는나라자체가워낙국제적으로다른국가들에의해자기네국가가귀속되는걸싫어한다.
다른국제협약에서도마찬가지다.


그동안정부가지나치게협상대응위주로기후변화에대처해왔다는지적도있다.
어떻게생각하나.


인정한다.
실제온실가스저감대책보다협상대책을수립하는데치우쳐있었다.
부끄러운이야기지만,관련부처내전담인력조차없는게현실이다.
협상장에가보면다른나라는공무원들도몇십년씩연구한사람들이많이나오는데,국내에는그런전문가그룹이다섯손가락안에꼽을정도다.


배출권거래시범사업이예정보다늦어지는것같다.
산자부와환경부등부처간입장차이가걸림돌이되는건가.


어느나라건산자부와환경부간입장이다를수밖에없다.
기본적으로산자부는산업활동에큰피해를입지않으려고하는게1차적목표고,환경부는전반적인기후변화대책에강조점을둘수밖에없지않는가.강조점이다르면충돌이일어날수밖에없다.
그런데개인적으론배출권거래시범사업을너무서두를필요는없다고본다.
이거야말로실적위주의사업에익숙한게아니고무엇이겠는가.아직기초도준비되지않은상황인데….

그럼우선적으로어떤준비가이루어져야한다고보나.

온실가스배출량에대한통계작성과배출전망에필요한기본조사체계를구축하는것부터해야한다.
우리는아직온실가스감축량이나이로인한효과등을분석할수있는모형조차없다.
이런다음에종합적인정책수립을위한로드맵을만들어야한다.
지금가만히보면거꾸로하고있다.
다들정책방향은안다고생각하고자꾸세부적인걸준비하려고한다.
큰그림이아직나오지않았는데이런게무슨소용인가.

기업들도기후변화문제엔많이둔감한것같다.
최근상의조사에서도에너지다소비기업가운데교토의정서에대비하고있는업체가10곳중4곳에불과하다던데.


당장온실가스를줄여야하는일본기업과우리기업이같을수는없다.
다만기업에서이런기후변화협약이어떻게돌아가는지에대한상황파악을할만한전담자가필요한건사실이다.
또우리가만일배출량을줄인다면어떻게할수있는지에대한방안도모색해봐야한다.
이런기초를쌓아놓고있다면,향후협약에대한시나리오가어떻게돌아가든대응할수있지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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