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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엔 어둠의 그림자
개성공단엔 어둠의 그림자
  • 김보근/ 한겨레통일문화재단
  • 승인 2004.12.27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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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의관계걸림돌,40%부정적의견…막대한비용,수출등판로도불안요인


개성공단에서생산한첫제품인리빙아트의냄비세트가2004년연말한반도를뜨겁게달궜지만,정작설문응답자들은개성공단에대해서는‘파란불’과함께‘노란불’로평가하는경우가많았다.


개성공단의2005년전망에대해‘잘될것이다’(‘매우잘될것이다’포함)라는응답이전체의60%(15명)에이르러전체적으로는낙관적으로전망하는것으로드러났다.
그러나이중단1명만이‘매우잘될것’이라고평가해여전히대부분이개성공단사업에위험요소가많다고판단하는것으로나타났다.

개성공단에대한불안감은개성공단사업의진척이‘그저그럴것’이라는응답이28%(7명)에이르고,‘잘진행되기어려울것’이라는응답자도12%(3명)이나됐다는데서도알수있다.


이렇게개성공단에대한평가가전체남북경협에대한평가에비해부정적의견이많은것은개성공단이그만큼불확실한요인을많이가지고있다는것을의미한다.
단적인예로남한정부는시범단지에입주하기로된15개업체중통신·방송장비제조업체인제씨콤과자동차전자부품을생산하는제영솔루텍에대해서는사업승인을못내주고있는것을들수있다.
나머지13개업체도2004년9월8일과9월17일,그리고10월19일3차에나눠사업승인을할정도로승인자체에어려움을겪었다.


무기반출규정탓시범단지사업승인난항

이렇게사업승인에어려움을겪은것은전략무기반출규정탓이다.
개성공단진출국내기업들은설비·자재를반출할때특정품목이반출제한에해당하는지에대한심사·판정및반출승인등통제절차를거쳐야한다.
여기에는미국의국내법인수출관리규정(EAR)과바세나르협약등국제협약등을모두만족시켜야한다.


남한정부는이문제를풀기위해정동영통일부장관이2004년9월초미국을방문해우호적인분위기를만들었다.
하지만결과는여전히시범단지조차전원승인되지못한것으로나타났다.


더욱이2005년은2만8천평인시범단지의수십배가되는100만평의1단계사업을본격진행해야한다.
2006년말입주가완료될1단계사업을위해2005년에는100만평에입주할업체들을선정해야하는데,그선정과정이만만치않다는것이다.


이에따라개성공단에대한우려의목소리는대부분‘미국과의관계’로요약된다.
홍상영우리민족서로돕기부국장은개성공단의전망을‘그저그럴것’이라고내다보면서“현재상황에서인프라나여러가지문제가쉽게풀리지않고,전략물자도쉽게풀리지않기때문”이라고이유를밝혔다.
김정태안동대마방직대표은개성공단활성화의핵심요소로“미국을포함한6자회담의성공”을꼽으면서불안요인이많다고지적했다.
양문수교수도“2005년핵문제에큰진전이없다면개성공단도같이어려움을겪을것”이라고내다봤다.


고용무경평인터내셔날대표는“개성공단은땅만남한에서임대한모델”이라며“개성공단성공을위해서는전기·용수등기반시설이갖추어져야하는데만만치않은비용이든다는점에서성공여부는불투명하다”고내다봤다.
권용찬기아대책기구부장도기반시설에대한우려를강조한다.
그는“개성공단은소수의성공적인모델케이스를만들수있지만,대규모성공기업을만들기에는기반시설등불확실한요소들이너무많다”고지적했다.


실제로시범공장15개업체가가동하는데는1만5천kW정도의전기가공급돼야하는데,2006년가동되는1단계100만평에는필요전력이10만~20만kW에이를것으로예상된다.
이전기를해결하려면북한지역에발전소를짓거나문산~개성까지20kW송전선로공사를벌여야한다.
그러나어느것하나만만하지않다는게전문가들의분석이다.


김기창한민족경제교류협회회장은더나아가개성공단사업이어려움을겪을것이라는부정적견해를나타냈다.
김회장은무엇보다“수출등판로가문제”라고주장한다.
“개성공단에서만든기계류등은미국·일본이주요한시장인데,북핵문제가꼬이면판매할방법이막막할것”이라는것이다.
그는“남한내에서소비하는방법도고려할수있지만,현재남한경제를생각하면이마저도어려운일”이라고덧붙였다.


남북한내부에선긍정적움직임

그러나이런불안요인에도불구하고잘될것이라는의견이부정적의견보다많아전문가들이여전히개성에대한희망을놓지않고있음을보여줬다.
박경순소장은정동영장관이2004년9월초미국에간데대해“사태를미봉한수준”이라고평가했다.
즉“전략물자반출문제들에대해원칙적,근본적으로해결하지않은상태에서미국쪽에유연성을발휘해해결해달라고요청한것”이라는것이다.
따라서“미국은여전히개성공단이획기적으로진전되는것에제동을걸가능성이높다”는것이다.
하지만박소장은미국이개성공단을되돌리기는어렵다며,여러우여곡절속에서도“점차정상화의로드맵으로나아갈것”이라고지적했다.


정현곤민화협사무처장은좀더적극적으로해석해미국이개성공단을부정적으로평가한다는데반대한다.
정사무처장은“2004년12월크리스토퍼힐주한미대사가‘개성공단개발에대해서환상을가지지말라’고밝힌부분을남한언론이지나치게확대해석했다”며“그의말속은개성공단에대해너무큰기대를가지는것은잘못이라는뜻이있지만,그전제는미국이개성공단과관련해할부분은한다는것이었다”고해석했다.
따라서정처장은전략무기반출문제도우리정부가지혜롭게대처한다면미국을설득할수있을것으로내다봤다.


개성공단이잘될것이라는판단은이런외부적요소보다내부적요인에서찾는경우가많았다.
이영훈한국은행금융경제연구원과장은“무엇보다남한에서고비용타개책으로개성공단만한소재가없다”는점을개성공단활성화요소로꼽았다.


최혜경남북어린이어깨동무사무차장은“북한에서도개성공단에대한관심이높다”는점을지적했다.
그는“적지만개성공단에서물건이나오고시판이된것을남북한국민이모두본상황이개성공단사업을활성화하는쪽으로긍정적으로작용할것”이라고내다봤다.
유대성대표는이런국민들의정서적성원과함께“제조업부문에서의대규모협력모델이실패하면이후서로할수있는게없기때문에남북은개성공단을억지로라도성공시킬것”이라고전망했다.



성공의 또 다른 변수는 중국
개성공단의 성공의 가장 큰 변수는 미국이지만, 사실 중국도 이에 못지않은 변수다.
설문 응답자들은 2004년 중국이 북한의 제1 교역 대상이었음을 상기시키면서, 북한은 개성공단이 지지부진하면 나진·선봉이나 신의주를 중국과 개발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사실 그런 조짐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2004년 12월22일 <도쿄신문>은 “북한의 나진선봉경제특구 개발에 중국 지린성이 참여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지린성측이 12월15일 중국을 방문한 북한 임경만 무역상에게 이런 구상을 제안해 최종 합의를 이끌어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이번 합의가 중국이 북한의 지역 개발에 직접 참여하는 첫 사례로 북한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이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로 중국은 2004년에만도 평양제1백화점 운영권 확대, 남포유리공장 건설 및 무상 기증, 각 성 단위 상인들의 북한 여행 및 투자 상담 등 북한 지역에 투자를 확대하기 위해 여러 방면으로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에 대해 홍상영 우리민족서로돕기 부국장은 “북한은 나진·선봉에서만 중국과 협력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북한은 중국쪽의 양빈 장관 구속 등으로 어려움에 처하게 된 신의주 특구 개발도 적극 재개할 준비를 갖추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홍 부국장은 “중국도 이제는 신의주 개발 등에 적극성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현곤 민화협 사무처장은 “중국과 북한의 교역 규모가 상당한 수준에 이른 만큼 북한은 남한과의 경협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중국과의 경협 모델을 발전시키려 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중국이 북한의 경제발전을 원하지 않아 여전히 북한의 경협 상대방은 남한이 가장 강력하고 유일하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박영복 북남교역 대표는 “중국 지도부는 개혁 개방으로 인한 빈부 격차, 공산당의 1당체제 등 내부의 불만을 무마하는 전시 모델로 북한을 활용할 것”이라며 북한에 대한 적극적 투자는 일어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박 대표는 현재 중국은 내부적인 갈등에 대해 “그런 문제점이 있지만 우리도 개혁·개방을 하지 않았다면 북한과 같이 어려운 상황에 처했을 것”이라고 홍보하면서 해소하려 한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중국에게 북한은 ‘못사는 나라’로 있어야 할 정치적 필요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박 대표는 중국은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유지하는 선에서만 대북 투자와 지원을 할 뿐 북한이 경제 성장을 이룩할 정도의 투자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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